여러분의 스트레스가 사업이 된다면 어떨 거 같나요?
자신의 스트레스와 번아웃에서 문제를 겪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한 사업가가 있습니다.
잘나가던 자신의 커리어를 버리고, 세계여행을 하면서 느낀 경험으로 창업해, 부트스트래핑으로 연 매출 200% 성장까지 한 스킨케어 브랜드 SELFMADE의 창업자 스테파니 리(Stephanie Lee)의 창업 스토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민자에서 백악관과 대기업에서 일한 스테파니 리
스테파니 리는 뷰티 브랜드 SELFMADE의 창립자이자 CEO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젠지(Gen Z)의 감각을 지닌 쿨하고 트렌디한 인물'로 묘사하며, 그의 브랜드 역시 이러한 미학을 잘 구현하고 있습니다.
스테파니는 중국, 베트남 이민 1세대 부모님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직업과 재정적 안정을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사업가가 되기를 꿈꿨습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때부터 작은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죠.
스테파니의 경력은 매우 독특합니다. 백악관에서 미셸 오바마 영부인실의 국장을 역임하며 정치와 정부 분야에서 약 6년간 일했습니다.
이후 뷰티 업계로 전환하여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와 맥 코스메틱스(MAC Cosmetics) 같은 대형 뷰티 기업에서 고위직을 맡으며 제품 개발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은 스테파니가 SELFMADE를 설립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심한 우울증과 번아웃이 창업 계기가 되다
스테파니의 창업은 2015년에 겪었던 개인적인 정신 건강 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깊은 우울증과 번아웃에 빠졌던 스테파니는 이 시기에 피부 트러블과 탈모를 겪었지만, 기존의 뷰티 제품이나 피부과 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직 마음이 안정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피부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스테파니는 심한 우울증과 번아웃으로 커리어를 버리고, 1년간 세계 여행을 떠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를 하면서 스테파니는 세계의 웰니스 문화를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스테파니는 정신 건강과 피부의 밀접한 연관성(뇌-피부 축, brain-skin axis)을 깨달았습니다. 당시에는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대화나 자원,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심리 치료를 통해 얻는 통찰과 도구들이 너무 비싸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스테파니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심리케어를 일상생활 속으로 가져와 쉽게 접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뷰티 업계가 여성의 불안감을 이용해 판매를 촉진하는 '결점 중심적'이라는 점에 환멸을 느꼈고,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사업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타인에게 베팅하는 대신 나 자신에게 베팅하겠다"는 결심도 창업의 중요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기존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다
스테파니는 여행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2018년부터 약 1년간 전 세계 11개국과 16개 주를 여행하며 사람들의 정신 건강, 자존감, 자기 관리 루틴에 대해 대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류가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감정들이 사람들을 연결시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스테파니는 정신 건강과 피부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사이코 더마톨로지라는 분야에 주목했습니다. SELFMADE는 일상적인 젠지(Gen Z) 제품을 만들지만, 그 중심에는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각 제품은 심리학적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ecure Attachment Comfort Serum+'는 애착 유형을,
'True Grit Resilience Scrub'는 회복 탄력성을,
'Self-Disclosure Intimacy Serum'은 정서적 친밀감을,
그리고 'Corrective Experience Comfort Cream'은 치유의 과정을 상징합니다.
제품 개발 전, 스테파니는 20~25명의 정신 건강 전문가들을 만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했습니다.
이 전문가들은 스테파니의 아이디어를 기쁘게 받아들였으며, 이는 치료실 안에서만 머물던 개념을 일상생활의 부적처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부트스트래핑과 전략적 협력으로 성장한 사업
스테파니는 처음에는 부트스트래핑(자체 자금 조달)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스테파니는 약 2만 달러(한화 약 2,700만 원)를 모아 회사를 설립했으며, 초기 3만 달러(한화 약 4,000만 원)는 제품 개발, 법률 수수료, 상표 등록 등에 사용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브랜드의 비전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창의적인 인재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스테파니는 일반적인 뷰티 에이전시 대신 음악 산업 출신의 '제니얼(Gen Z와 밀레니얼 사이)'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를 고용하여 독특하고 감성적인 브랜딩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정신 건강 전문가 두 명을 자문단으로 영입하고, 젠지 세대 및 유색인종 여성을 포함하는 주니어 자문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브랜드의 톤앤매너, 패키징, 제품 제형 등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팔로산토(Palo Santo) 나무 초과 수확 문제와 같은 ESG 지속가능성 이슈를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구축에 참여했습니다.
초기에는 소규모 가족 및 지인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이후 150만 달러(한화 약 20억 원)의 프리 시드(pre-seed)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투자자들이 뷰티와 정신 건강의 결합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자금은 여러 차례에 걸쳐 투자금이 조달되었습니다.
소통과 진정성으로 성장하다
SELFMADE는 2020년 4분기에 주력 제품인 'Secure Attachment Comfort Serum+' 하나로 론칭했으며, 출시 전부터 4,000명의 대기자 명단을 확보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초기 마케팅 전략으로는 전통적인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부터 일반인까지 아우르는 인플루언서 선물하기(gifting)와 함께, 론칭 전부터 광고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고 메시지를 테스트하여 대기자 명단을 확보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그 후 스테파니는 아래와 같은 전략으로 사업을 성장시켰습니다.
- PR 및 스토리텔링에 집중했습니다. 광고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브랜드의 사명과 사상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PR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제3자 검증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에디터, 크리에이터, 젠지 세대의 트렌드세터 등 다양한 대상들의 검증을 통해 소비자들이 친구나 리뷰를 통해 제품을 접하도록 했습니다.
- 입소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주니어 자문 위원회의 활동이 이러한 입소문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 이메일 마케팅과 새로운 광고 에이전시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 확보 및 유지(리텐션)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SELFMADE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매출이 200% 증가하며 세 배로 성장했으며, 앙트로폴로지(Anthropologie), 어반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 서틴 룬(Thirteen Lune)과 같은 리테일 파트너십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Self-Disclosure Intimacy Serum'은 보그(Vogue)에서 다기능 제품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2024년 9월)에는 '휴식 모드(Rest Mode)'라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창업자 스테파니 리가 극심한 번아웃과 건강 문제를 겪으며,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자기 관리'를 실천하기 위해 업무 속도를 늦추고 팀 전체의 회복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결과입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SELFMADE는 소셜 미디어 활동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웹사이트를 간소화하며, '회의/슬랙 없는 수요일'을 도입하는 등 생산성 중심의 문화를 벗어나 '깊은 집중'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 판매와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디지털 '뉴로뷰티 휴식 의식 워크북'을 통해 정신 건강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감한 결정은 사회적 번아웃이라는 현상에 공감하며 커뮤니티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SELFMADE의 차별화 전략
SELFMADE의 차별화 전략은 사이코 더마톨로지를 통한 정서적 웰빙 증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 제품 철학 : 피부과 정신 건강의 연결을 중시하며, 단순한 외모 개선을 넘어 내면의 감정 조절과 자기 신뢰 구축을 돕습니다.
- 커뮤니티 중심 : 유색인종 여성 및 논바이너리 개인, 젠지 세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기반의 치유를 강조합니다.
- 윤리적 생산 : CMRs(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 물질), 환경 독소, 화학 호르몬 교란 물질을 배제하며, 사무실 및 제조 공간의 50%를 태양광 에너지로 운영하는 등 높은 윤리적 기준을 준수합니다.
- 디지털 경험 : 웹사이트에서 '애착 유형 퀴즈'를 제공하여 사용자가 자신의 패턴을 탐색하고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 교육과 소통 : 제품 사용법과 함께 제품이 상징하는 심리학적 개념에 대한 '자기 관리 서클'을 운영하며, 정치, 뷰티,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대화를 촉진하여 안전한 소통 공간을 제공합니다.
스테파니는 소비자를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닌,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s)'로 여깁니다.
스테파니는 "우리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식탁에 자리를 더 놓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식탁을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하며, 포괄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사업 운영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베팅하라’ 스테파니 리가 전하는 조언
스테파니 리는 창업가 지망생, 특히 자신과 같은 소외된 배경을 가진 젊은 여성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합니다.
두려움을 직시하라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새로운 것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며, 두려움은 새로운 시도의 증거라고 강조합니다.
기존의 틀을 깨라
"사회나 조직의 규칙은 당신과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시스템은 억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단언하며, "규칙을 깨라"고 조언합니다.
자신에게 베팅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베팅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에게 베팅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궁극적으로 자신을 믿고 베팅하는 것이 가장 큰 만족감을 준다고 말합니다.
작은 단계부터 시작하라
자신에게 베팅하는 것이 반드시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거창한 일일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회의에서 소신을 밝히거나, 피곤할 때 친구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 등 작은 자기 결정도 자신에게 베팅하는 행위입니다.
휴식을 우선하라
'휴식'은 사회적 특권이 아닌 생리적 필요이며, 삶의 모든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녀의 경험처럼, 번아웃을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수적입니다.
완벽주의를 버려라
스스로를 '회복 중인 완벽주의자'라고 칭하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 자체로도 강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SELFMADE 창업 스토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4가지
1️⃣ 가장 개인적인 경험이, 가장 보편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스테파니는 자신의 우울증과 번아웃, 피부 트러블이라는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하나의 사업 기회로 확장되었습니다.
✅ 창업 아이템은 ‘세상에 특별한 걸 만들겠다’보다, 내가 겪은 문제에서 출발할 때 훨씬 진정성 있고 강력하다.
2️⃣ 기존 업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기회가 된다
기존 뷰티 산업이 여성의 불안을 자극하는 방식에 환멸을 느낀 스테파니는 '내면의 건강을 중심으로 한 뷰티'라는 대안을 만들었습니다.즉, 기존 질서에 문제의식을 갖고 새로운 질서를 제안한 것이죠.
✅ “이건 원래 다 이렇게 해왔어”라는 말이 들리면, 바로 그 안에 창업 기회가 숨어 있을 수 있다.
3️⃣ 브랜드는 처음부터 철학과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SELFMADE는 ‘Secure Attachment’, ‘Self-Disclosure’처럼 심리학 개념을 담은 제품명부터, 심리 전문가의 검토, 주니어 자문단까지 브랜드 전반에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 창업 초기부터 브랜드의 '왜 존재하는가'를 명확히 하고, 철학이 살아있는 이름, 제품, 마케팅을 만들어야 한다.
4️⃣ 빠르게 키우기보다,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오래 간다
SELFMADE는 외형 성장보다 커뮤니티 기반과 정신 건강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2024년에는 ‘휴식 모드’ 캠페인을 통해 번아웃을 정면으로 이야기하며 팀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택했습니다.
✅ 창업자와 팀의 에너지가 소진되면 브랜드도 소진된다. ‘빨리’보다 ‘지속 가능하게’가 더 큰 성공을 만든다.
스테파니 리와 SELFMADE의 이야기는 단순한 뷰티 브랜드를 넘어, 자기 탐색, 정신 건강,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보여줍니다.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진정성 있는 연결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는 스테파니의 이야기가 여러분들께 도움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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