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자기, 약 10년 전쯤 알게 된 운동선수 출신의 비즈니스맨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 운동, 비즈니스, 공부를 병행하고 있었는데 모든 분야에서 탑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멀리서 봤을 때에는 사기캐라고만 생각했는데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노력의 산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사람마다 '열심'의 기준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난다.
'최선'과 '열심'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기존의 체계를 벗어나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올 한 해를 시작하며 최선을 다하는 갓생을 살기 위해 새롭게 시도해보기로 한 것은 다음과 같다.
불편한 걸 하나 더 하자
불편한 상황을 즐기자
불편한 걸 긍정적인 것으로 치환하자
불편하다는 건 나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고, 기존의 관성을 벗어난 사고와 행동이란 뜻일 거다. 그래서 올해는 이런 걸 하나씩 더 시도하면서 외연을 넓히고 싶다.
그렇게 시도하고 있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아침에 알람 울리기 전에 깨기
운동할 때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르면 하나라도 더 하기
극단적 감정이 올라올 때(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 화가 난다 등) 그 감정을 관망하며 거리두기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 업무 관련 좋은 글 하나씩 읽기
출퇴근 길에 영자 신문 읽고 흥미로운 구문 외우기
자기 전에 고전 한 구절씩 읽고 필사하기
반 이상이 콘텐츠를 읽고 소화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평소에 많은 걸 읽고 기억해놔야 업무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이렇게 저장은 많이 해뒀지만 읽고 제대로 소화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 카톡 내 채팅창의 스크롤을 올려보면 몇 개월 전에 저장해뒀다가 잊어버린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마도 너무 쉽게 나에게 모든 콘텐츠를 던져 놓을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나에게 보내기'에 던져두면 마치 내 영역 안에 들어온 것 마냥, 그 자체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상한 효과(?)가 있다. 단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제대로 소화했다고 속 편하게 생각하게 된다.
한편으론 스크롤 몇 번에, 검색 한 번에, 쉽게 양질의 콘텐츠를 얻을 수 있어서 그 소중함을 제대로 모르는 게 아닐까. 돈 주고 구매한 기사는 조금 더 열심히 읽고, 주변의 일잘러가 업무할 때 참고했던 비기라며 '나만 알고 있으라'고 전해준 콘텐츠는 더 열심히 읽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 요즘 (거창해보이는 제목과 같은) 생각을 많이 한다. 세상이 너무 편리해져서, 쉬운 것들이 많아져서, 소중함을 모를 때가 있지 않나.
그걸 머리로는 잘 알아도 개인의 의지로 개선하지 못할 때가 있어서 우리는 효율성을 높이는 AI에 돈을 쓰는 동시에,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의지 비즈니스에 돈을 쓴다. 우리가 성장하는 순간이 그 불편함을 오롯이 겪는 때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쉽게 얻기만 해선 성장할 수 없다. 운동을 하다가 근육이 쪼개져야 벌크업이 되고 머리를 싸매다가 꼬인 실타래를 해결해야 경험치가 쌓인다.
자료를 손쉽게 한 곳에 모으게 만드는 순간에는 효율성이 필요하지만 그걸 내 것으로 소화하고 활용하는 단계에서는 불편함과 내적 갈등을 겪어야 한다. 쉽게 던져놓는 자료는 그 자체로는 가치가 없다. 그걸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독하고 소화하고 활용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AI로 자료 수집의 효율성을 높이는 생산성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저장한 '지식 콘텐츠를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서비스명: 지식정원 WON). 저장한 콘텐츠를 소중히 여기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지금은 초기 단계라 기본 기능(저장한 콘텐츠는 2주 뒤에 삭제됨. 읽고 소장해야만 영구 저장)만 제공되지만 추후 좀 더 적극적으로 저장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25년에 갓생을 살기 위한 항목을 하나 추가했다.
자투리 시간에 지식정원 WON에 저장한 콘텐츠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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