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덴마크에서 여정을 끝내고 이 글은 공항으로 가기 전에 발행할 예정입니다. 3주가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시간은 언제나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기에 압축의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다른 세상의 삶을 살다가 현실로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12시가 되어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신데렐라처럼 말이죠.
높고 푸른 하늘, 대 자연, 박물관, 바다, 웅장한 성, 디자인 천국 박물관의 관광지도 둘러보고, 매일 오전 3시간 영어 수업도 듣고, 오후와 저녁에는 다양한 활동도 참여했습니다. 서로 다른 팀으로 만나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발표도 했습니다. 수영 모임(인어 모임, Mermaid Club), 페리 타고 스웨덴에 다녀오는 모임(토요일 스웨덴, Sweden Saturday), 함께 박물관 투어를 한 디자인 모임에도 참여했어요.
제 삶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경험을 한 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때로는 두렵고, 생각지도 못하는 일이 많지요. 한국으로 돌아가 더 큰 도전을 할 자양분을 채웠습니다.
수영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들이 바다에서 수영하는 게 부러워 무작정 도전해 봤습니다. 수영복이 없으면 어떤가요? 다행히 티셔츠와 반바지를 하나씩 가져왔기에 수영복으로 활용했습니다.
폴란드에서 온 바샤(Basia)는 수영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인명구조 자격도 하나 있다며 수영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했어요. 물이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어 봤습니다. 우선 물 안에서 눈 뜨는 것부터 시도 했어요. 실내 수영장에서는 약품을 사용하기에 눈을 뜨면 안 되어 수경을 사용하지만, 이곳 바다에서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 아래서 눈뜨는 걸 배운 후 뒤로 눕는 걸 시도했어요. 물이 코와 귀로 들어오는 게 무서워 고개를 올리니 자꾸 가라앉더라고요. 바샤가 허리를 잡아줬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유영으로 바꾸어서 두 번에 한번 입으로 호흡하며 헤엄치는 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입에 물이 들어올까 봐 두려워 숨을 못 쉬어 답답하면 일어서는 정도이지만 충분히 재미있었어요. 다행히 바닷물이 짜지 않아 조금 마셔도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20분 만에 이 모든 걸 다 배웠다니 저도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인어 모임 회장을 할 만하죠?
너무 재미있어서 바닷가에 여러 번 갔고 스웨덴에 있는 사우나에서도 바다 수영을 2번이나 했습니다. 한국에 가면 수영 배우는 걸 고려해야겠어요. 저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스포츠인 수영이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플로어볼(floorball) 시합에 도전했는데요. 한국 초등학생도 요즘 배운다고 하지만 전 처음 알았어요. 바다 수영을 배운 날 참여해서 너무 힘들고 피곤했는데요. 다른 친구들과 스포츠를 하며 사귀고 싶어 신청했어요.
하키와 비슷하게 스틱을 움직이며 작은 공으로 골을 넣는 운동입니다. 다른 팀 선수가 우리 팀 골대에 골을 넣지 못하게 숨을 헐떡이며 뛰어다녔어요. IPC만의 규칙이 있었는데요. 잘하는 사람이 혼자 골을 넣지 못하게 3명의 선수 모두가 골 슈팅 전에 공에 터치해야 하고, 한 번 골을 넣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골인하기 전까지는 슈팅하지 못합니다. 덕분에 더 협력할 수 있었어요.
우리 팀은 허둥지둥하다 거의 골을 넣지 못했는데요. 우연히 달리다 보니 공이 제 스틱 앞에 있더군요. 마구 슈팅했는데 얼떨결에 골인했어요. 얼마나 짜릿하던지요. 운동하는 분들은 그런 희열로 운동의 매력에 빠지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여기 있는 동안 한 번 더 해보고 싶었는데 더 이상 경기가 없어서 조금 아쉽네요.
한국에서 운동에 진심이었는데, 여기 와서는 매일 음식만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못해 답답했어요. 요가 매트가 있다는 걸 며칠 지나서 알았는데요. 그때부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저녁 9시에 요가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하던 건데 왜 생애 최초냐고요? 야외에서 하늘을 보며 자연과 함께 호흡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해가 10시가 되어야 집니다. 하루가 정말 길죠? 청명한 하늘과 깨끗한 공기로 숨 쉬며 야외에서 요가할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기껏해야 피트니스 센터 안이나 답답한 집안에서 스트레칭했는데요. 매일 자연 속에서 요가하다니요. 이 또한 더 이상 못하니 정말 그립네요. 사실 실외 요가가 맞는 용어지만 하늘이 너무 인상적이라 하늘 요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삶을 단정 짓거나 이생망이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 아닐까요? 도전은 결과에 상관없이 아름답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생애 첫 도전을 이어 나가고 싶어요.
'일과삶의 주간 성찰' 뉴스레터 주변에 소개하기 📣
오늘 글은 어떠셨나요? 피드백을 댓글로 주세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