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와인 한잔

[에필로그] 그대와 와인 한잔 하는 그날을 그리며

[그대와 와인 한잔] by서로서로

2024.02.22 | 조회 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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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뱉다와 함께 하는 오늘의 글 한잔

당신의 존재의 온도를 딱 1도 높여주는 그런 글 한잔이 되길 바라며 -

 

 

어려서부터 교회가 좋았다. 교회 안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 지식의 베이스는 성경 이였다. 성경을 탐독하며 지내는 게 좋았다. 훗날 진리를 더 바르게 알고 싶어서 신학교에 갔다. 신학 함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쌓는 것이다. 그런데 지식을 더 쌓을수록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하는가?” 신학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실천적 삶은 애매하고 모호 했다. 신학에 답이 없음을 깨달았다. 신학대학원을 자퇴했다. 

   신학 쉬파! 책상에 책을 펴 놓고 “이렇게 살아야한다. 저렇게 살아야한다”는 탁상공론은 ㅈ까라. 신학 책을 던지고 세상에 부딪쳤다. 죽을 거 같았다. 식당을 운영했다.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 귀가했다. 햇빛 없는 삶을 살았다. 점점 체력이 바닥났다.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쳐갔다. 대부분 좋은 사람 이였지만 이상하게 사람과의 대면이 피로했다. 일 끝나고 집에 와서 누운 침대에서 또르르 흐르는 눈물의 나날. 공허한 눈빛, 무표정의 얼굴, 메마른 감정. 우울증 초기인가 싶었다. 

   정신의학자 장 선생님과 정신의학을 공부했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내 인생에 중요한 만남이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신의학과 심리학을 알아야 했다. 나에게 신을 이해하는 핵심은 신학 이였고 인간을 이해하는 핵심은 정신의학이 되었다. 나 자신과 타인, 즉 사람을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장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돈 공부를 하게 되었다. 돈의 흐름을 보니 세상이 보였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을 알아야했다. 세상의 큰 흐름은 인간이 거스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세상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달았다. 세상을 이해하는 핵심은 경제 즉, ‘돈’이다. 신학교를 나와서 인간과 돈을 알게 되었다. 이 둘을 이해하니, 이제야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세상을 보는 안경이 있다. 안경에는 두개의 렌즈가 있다. 내 안경의 한 쪽 렌즈는 ‘정신의학’이고 다른 한 쪽 렌즈는 ‘돈’이다. 이 안경을 가지고 다시 신학을 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탐독하고 있다. 신, 인간, 세상의 조화를 통하여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지 조금은 알 거 같다. 

   몸과 마음이 지쳐 늦은 저녁 홀로 테이블에 앉는다. 작은 불 빛 하나는 와인 잔을 비춘다. 고요함 가운데 와인 잔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꽃향기. 와인 한 모금은 나에게 위로를 전해준다. 테이블에서의 너와 나. 와인은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맛과 향에 취하게도 하고 네가 나고 자란 땅으로 날 데려가 안내도 해주었다.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자랑도 했다. 너의 매혹에 난 빠져 버렸다. 

   너의 가장 고혹적인 자태는 너의 지적인 아름다움이다. 신, 세상, 인간 즉 , 천, 지, 인의 조화로 탄생한 너는 세상의 이치와 진리를 품은 듯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알콜의 의미, 절제의 미, 성숙의 아름다움, 본질의 가치 등 많은 이야기들로 유희를 즐겼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 줄 와인과 즐거운 시간들이 기대가 된다. 아름다운 와인과 함께, 그대와 와인 한잔 하는 그날을 그리며. 

 

 

[저자 소개]

1년간 1억을 쓰며 집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와인러버. 어두운 저녁 와인과 대화를 나누는 이상한 사람. 와인의 매력에 빠져 논문과 서적을 들쑤시고 다니는 괴짜. 한때는 신학, 정신의학, 경제에 빠져 있다가 와인에서 이 세 가지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쳤다. 

아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신, 세상, 사람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와인도 똑같았다. 아름다운 와인이 되기 위해서는 천(天), 지(地), 인(人)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대와 와인을 마시면서 천, 지, 인을 나누고 싶다. 

[쓰고뱉다]

글쓰기 모임 <쓰고뱉다>는 함께 모여 쓰는, 같이의 가치를 추구하는 글쓰기 공동체입니다. 개인의 존재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닉네임을 정하고, 거기서 나오는 존재의 언어로 소통하는 글쓰기를 하다 보면 누구나 글쓰기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걸어왔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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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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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니신나

    0
    7 months 전

    와... ㅎㅎㅎ 와인을 만나기까지 파란만장한 과정이 있었네요! 그 과정이 있었기에 와인을 통한 사람과 삶에 대한 통찰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좋은 글 덕분에 참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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