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법규

"면역력"이라고 쓰고도 적발되지 않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 제도

국내 식품법 실무

2026.09.11 | 조회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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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만

표시광고편(1편)에서 최다 적발 유형은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처럼 보이게 하는 광고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둘러보면 이상한 장면이 있습니다. 어떤 일반식품은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버젓이 달고 팔리고 있습니다. 같은 말을 쓴 다른 업체는 적발됩니다. 차이가 뭘까요.

차이는 기능성표시식품 신고입니다. 일반식품이 기능성 문구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경로는 이 제도 하나뿐이고, 이 경로는 아무 문구나 허용하는 면허가 아니라 정해진 원료, 정해진 함량, 정해진 절차, 정해진 문장 형식이라는 네 개의 조건 위에서만 작동합니다. 이 글은 그 네 조건과, 신고를 마친 뒤에도 여전히 할 수 없는 말들을 정리합니다.

 

네 개의 조건

첫째, 원료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 원료의 효능이나 표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에서 기능성이 인정된 원료 — 고시형 원료 가운데 이 제도에 지정된 것들과 개별인정형 원료 — 를 실제로 넣어야 합니다. 홍삼이 몸에 좋다는 세간의 평판이 아니라, 식약처가 기능성을 인정한 원료 목록이 출발점입니다.

둘째, 함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해당 원료를 상징적으로 소량 넣는 것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팔릴 때 요구되는 1일 섭취 기준의 일정 비율(하한선의 30% 이상) 이상을 1일 섭취참고량 안에 담아야 합니다. 원료 단가가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되는 구조라, 제품 원가 설계 단계에서 결정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셋째, 절차가 정해져 있습니다. 사전 신고제입니다. 표시하려는 제품을 정해진 기관에 미리 신고해 등록하고, 기능성표시식품의 표시·광고는 자율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문구를 먼저 쓰고 나중에 정리하는 순서는 이 제도엔 없습니다.

넷째, 문장이 정해져 있습니다. 허용되는 표현은 "본 제품에는 ○○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이 들어 있습니다" 형식입니다. 문장 구조를 뜯어보면 이 제도의 본질이 보입니다. 제품이 효능을 낸다고 단정하는 문장이 아니라, 기능성이 알려진 원료가 들어 있다고 고지하는 문장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를 함께 표시해야 합니다. 기능성을 말할 권리와 건기식이 아님을 밝힐 의무가 한 세트입니다.

 

신고를 마쳐도 여전히 안 되는 말

이 제도를 오해하면 신고가 곧 광고 자유 이용권처럼 보입니다. 아닙니다. 신고 후에도 경계는 뚜렷합니다.

질병의 언어는 여전히 금지입니다. "혈당 조절에 도움"까지가 원료 기능성의 언어라면, "당뇨에 좋은"은 질병 표방의 언어입니다. 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후자는 가장 무거운 적발 범주로 직행합니다.

건강기능식품 흉내도 여전히 금지입니다. 건기식 인증마크를 연상시키는 도안, "식약처가 인정한 제품" 같은 뉘앙스는 이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밖입니다. 인정받은 것은 원료의 기능성이지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형태 제한도 있습니다. 정제·캡슐처럼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되기 쉬운 형태는 이 제도의 대상이 아니고, 주류 등 표시가 허용되지 않는 식품군도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1편의 원리가 여기서도 작동합니다. 심사는 단어가 아니라 전체 인상을 봅니다. 지정 문구를 정확히 쓰더라도, 상세페이지 전체가 질병 개선의 인상을 만들도록 설계되어 있다면 — 환자 체험담, 병원 연상 이미지, 의학 논문 나열 — 그 페이지는 다시 부당광고의 영역으로 돌아갑니다. 지정 문구는 안전지대가 아니라 출발선입니다.

 

이 제도가 맞는 기업, 아닌 기업

기능성 표시는 공짜가 아닙니다. 기준 함량을 채우는 원료비, 신고와 심의의 절차 비용, 그리고 문구 형식의 제약이 대가입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 비용으로 이 문구가 매출을 움직이느냐"입니다. 건강 콘셉트가 제품의 중심인 카테고리(음료, 발효유, 홍삼 가공품류)에서는 투자 가치가 분명한 반면, 기능성이 곁가지인 제품에서 문구 하나를 위해 원가 구조를 바꾸는 것은 대체로 손해입니다. 후자라면 기능성 언어를 포기하고 맛과 품질의 언어로 페이지를 설계하는 것이 합법적이면서 더 싼 선택입니다.

참고로 올해는 표시 전반을 재점검할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영양표시 의무 대상이 259개 품목으로 확대되는 개정이 단계 시행에 들어가, 2026년 1월 1일부터 1단계(매출 120억 원 초과 영업자)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능성 문구를 검토하는 김에 영양표시 의무 해당 여부도 함께 확인해 두면 표시 작업을 두 번 하지 않습니다.

 

정리

일반식품이 기능성을 말하는 길은 하나뿐이고, 그 길은 원료·함량·절차·문장의 네 조건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조건을 채우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까지 말할 수 있고, 조건 없이 그 말을 흉내 내면 1편의 최다 적발 유형이 됩니다. 그리고 조건을 채운 뒤에도 질병의 언어와 건기식 흉내는 여전히 금지선 밖입니다. 이 제도의 정확한 쓸모는 광고의 자유가 아니라, 좁지만 확실한 합법 구간의 확보입니다.

지정 원료 목록과 원료별 함량 기준, 신고 절차와 준비 서류, 신고 문구 작성의 실례와 심의에서 걸리는 표현 패턴, 원가 시뮬레이션의 틀은 실무편에서 다룹니다. 실무편은 추후 멤버십 전용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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