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을 향해 '준비하시고 쏘세요.'

인생 역전 로또 이전, 우리를 설레게 했던 주택복권

2023.01.23 | 조회 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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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장아찌 주문배송

직접 공수한 케케묵은 낭만 장아찌를 잔-뜩 퍼서 댁의 편지함에 보내드려요.

구독자 안녕하세요 :) 

2023년 새해가 진짜로 정말로 밝아버렸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의 2023년 모든 날이 경쾌하게 흘러가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

오늘 보내드릴 편지의 주제는 생각지도 사실 갑작스럽게 떠오른 키워드였어요.

설날 전야를 기념하기 위해 어젯밤 아빠와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막걸리'
출처 : 위키백과 '막걸리'

S#1.  거실, 아빠와 딸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아빠 : (👊🏻주먹을 내두르며) 딸, 얼굴이 조막만 하다. 김수희 같아

딸 : 김수희? 남행열차 부른 아줌마?

아빠 : 응, 내가 서울 처음 와서 원태(아빠 친구)가 방송국 데려가서 공개방송을 구경하러 갔는데, 김수희를 봤거든. 근데 얼굴이 (👊🏻주먹을 다시 내지르며) 조막만 했어.

딸 : 꼭 그렇게 주먹을 내지르며 말해야 해?

아빠 : 응. (👊🏻다시 한번 주먹을 내지르며) 정말 조막만 했어. 그 방송은 <쇼 행운열차>였어.

딸 : 아, '준비하시고 쏘세요?'

아빠 : 맞아, 그거

느닷없이 나온 <준비하시고 쏘세요>에서 영감을 얻어, 오늘의 편지 주제는 '주택복권'입니다.

일확천금을 거머쥘 첫 번째 기회, 주택복권

출처: 경향신문 
출처: 경향신문 

주택복권은 우리나라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된 첫 번째 복권입니다. '정기적으로'라는 꾸며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전에 복권 개념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많은 사람이 복권을 구매합니다. 하지만 그중 1등은 단 한 명뿐이지요. 그렇다면, 1등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구매한 비용은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될까요? 이 돈이 환수되어 자발적으로 거둬진 일종의 세금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국가에서 세금 이상의 돈이 필요할 때마다 복권이 순기능을 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가장 처음 복권이 존재감을 드러냈을 때는 1947년이었습니다. 복권 판매를 통해 걷어야 했던 돈은 48년에 치러질 예정이었던 <런던올림픽>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파견할 예산이었다고 합니다. 의도에 걸맞게 이 복권의 이름은 <올림픽 복권>으로 붙였습니다.

1956년에도 복권이 성행했다고 하는데요. 이때는 전쟁이 끝나고 초토화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산업부흥 자금, 사회복지 자금을 모으기 위한 명목으로 <애국복권>을 발행했습니다. 

출처 :아시아 경제
출처 :아시아 경제

이렇듯, 국가에 필요한 금액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복권을 발행했었는데요. 주기적으로 계속해서 발행되던 복권 역사의 시작이 1969년 등장한 <주택복권>입니다.

올림픽에 선수를 파견할 예산을 모아야 해서 <올림픽 복권>,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애국복권>. 직관적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택복권>에서 거둬지는 금액은 주택을 설립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되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주택은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 그리고 집이 없는 영세민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도와줘서 흐뭇하고 당첨돼서 기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1969년부터 시작된 주택복권의 역사는 2006년까지 이어지는데요. 37년간 판매된 복권은 총 26조 1천억이었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네요. 말은 37년이라고 했지만, 37년 내내 주택복권이 발행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83년부터 88년까지 주택을 만드는 것보다 더 급하게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비둘기가 잔뜩 죽었던 그 행사, 한 소년이 침묵 속에 굴렁쇠를 굴리며 여운을 주었던 그 행사. 손에 손잡고 즐기던 그 행사, 88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필요한 금액을 확보하기 위해 6년간  <올림픽 복권>이 발행되었습니다. 올림픽 복권은 3천만원이던 주택복권 1등 당첨금보다 세 배는 더 큰 금액인 1억 원의 당첨금을 내세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준비하시고 쏘세요! :주택복권 방송의 변천사

출처 : 스타뉴스
출처 : 스타뉴스

복권을 사는 것만큼이나 기다려지는 것이 당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복권방송이었을 텐데요. 처음 복권이 생겼을 때는 전산실에서 추첨을 통해 나온 숫자를 라디오에서 읽어주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텔레비전에서 복권방송을 볼 수 있었던 건, 주택복권이 나온 지 12년쯤 지난 1981년부터 가능했습니다. 텔레비전 주택복권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주택복권이 88올림픽 유치 금액을 확보하기 위한 <올림픽 복권>으로 바뀌게 되었는데요. 복권 추첨을 하고 가수들이 축하 무대를 진행하는 형식의 방송콘셉트는 올림픽 복권 추첨 방송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찾아보면서 재밌었던 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로또 번호 뽑아주는 기계가 이 당시에도 이미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올림픽 복권>의 추첨은, 프랑스에서 들여온 전동식 추첨기가 자동으로  숫자를 추첨해주면 옆에 있는 진행요원들이 추첨이 된 공에 적힌 숫자를 화면에 보여주면서 진행됩니다. 저는 이 당시엔 전동식 추첨 기계가 없어서 사람들이 화살을 쐈던 건 줄 알았는데, 주택복권만이 갖는 독특한 콘셉트였던 모양이에요!

일확천금을 향한 사람들의 꿈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간 <올림픽복권> 덕분에 성황리에 88서울올림픽을 끝내고 1990년대가 되면 <주택복권>이 다시 세상에 등장하게 되는데요. 이 주택복권에서는 전동식 추첨기가 아닌 버튼을 눌러 화살을 쏘는 형태의 추첨 방식을 사용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준비하시고 쏘세요.' 역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90년대에 시작되었던 주택복권방송은 <홈런 일요일>, <쇼 행운을 잡아라>, <쇼 행운열차> 등 여러 번 이름을 바꾸며 진행되었지만요. 복권추첨과 더불어 코미디언들의 콩트와 가수들의 축하무대를 볼 수 있는 복합예능프로그램의 형식은 계속 유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주택복권방송이 궁금하다면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 아부지는 이 당시에 주택복권 방송을 보러 갔다가 '멍에'를 부르던 가수 김수희의 조막만 한 얼굴에 놀라, 지금까지도 작은 얼굴의 메타포로 그녀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지요.

인생 역전 로또의 등장으로 사라진 주택복권

출처 : 주간동아
출처 : 주간동아

서민들의 희망이 되었던 주택복권의 인기는 2002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합니다. 새로 도입된 복권이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인데요. <도움 돼서 흐뭇하고 당첨돼서 기쁘다>는 주택복권을 위협했던 것은 <인생역전>이라는 강력한 캐치프레이즈로 등장한 로또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로또라고 부르는 이 복권의 풀네임은 '로또 6/45'라고 하는데요. 45개의 숫자 중 6개가 맞아야 1등에 당첨되는 로또의 특징을 담은 이름입니다. 로또는 2002년 시작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끕니다. 그 이유는 정말 인생역전이 가능할 것 같은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로또가 시작될 땐, 무제한 이월 규정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이번 주에 당첨자가 없으면 다음 주 당첨자가 이번 당첨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었어요. 이월이 계속 가능하다면, 3회 이상만 이월 되더라도 1등 수령액이 딱 정해진 주택복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큰 금액을 수령할 수 있는 복권이 로또6/45였던 거죠.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인생역전을 꿈꾸던 사람들은 주택복권이 아닌 로또6/45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결국 휘청거리던 주택복권은 로또의 등장 이후 4년을 채 못 버티고 2006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p.s 행운을 드립니다. 여러분께 드립니다.

국가유공자와 저소득층에게 주택을 선물하겠다며 등장했던 주택복권은 37년간 사람들 마음속에 일확천금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의 성을 지으며 우리와 함께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준비하시고 쏘세요.'로 남아 뭔가 쏴야 하는 순간마다 우리의 가슴 속에 이따금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아, 2022년 싸이가 발매했던 음반 속에서도 다시 살아나 세계인에게 준비하면 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었네요.

싸이의 that that 이전에 "준비하시고 쏘세요."와 가장 잘 어울리던 멜로디는 단연 '강병철과 삼태기의 행운을 드립니다' 였습니다. 

주택복권은 사라졌지만, 편지의 끝에 삼태기로 행운을 퍼드리고 싶은 제 심정은 여전하기에

마지막으로 강병철과 삼태기의 '행운을 드립니다'를 담아드립니다. 

삼태기로 퍼드린 행운은 여기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얼떨결에 낭만장아찌 최고의 뮤즈 역할을 하고 계신 우리 아버지 덕분에 오늘은 주택복권을 담아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새해가 시작되는 오늘과 제법 잘 어울리는 주제였다는 생각이 들어 기쁩니다. 시작은 '준비하시고 쏘세요.' 였지만요. 다 적고 보니 마음에 남는 건 '도와줘서 흐뭇하고 당첨돼서 기쁘다.' 같아요. 사실 돕고 흐뭇해하고 잘돼서 기뻐하는 건 복권을 사지 않아도 우리 일상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여러분의 2023년도 도와줘서 흐뭇하고 당첨돼서 기쁜 날들의 연속이기를 바라며, 삼태기로 퍼담은 행운을 동봉한 오늘의 편지를 닫습니다. 

다음 주에 또 편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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