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유부

36. 어젯밤 목욕하셨나요?

주변을 정리하니 내가 보이더라고요

2024.01.05 | 조회 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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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부유하는 유부입니다😊 2024년, 기분 좋게 시작하셨나요? 저는 지난 뉴스레터에서 공표한 대로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의욕적으로 매일의 투두 리스트도 만들었는데요. 비록 작심삼일의 마음일 수 있어도 아직은 완료 버튼을 누르는 것이 즐겁습니다 ㅎㅎ 일단은 희망차게 무엇이든 해보려는 의지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구독자님께도 올 한해 기운 돋는 일들이 가득할 수 있도록 복 많이 받고 또 많이 만드시길 바랄게요~!

초등학교 몇 학년 때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개학일 아침, 담임 선생님은 반 전체에 물었다.

어젯밤에 목욕하고 온 사람?”

전날 밤 나는 엄마에 의해 이태리 타올로 온 몸 구석구석 밀림을 당했지만, 목욕 좀 했다고 유난스럽게 티 내고 싶지 않아 손들지 않았다. (스스로 목욕도 못하는 나이였음에도 이렇게 생각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 와중에 목욕을 했다고 서슴없이 손 든 친구들은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다. 새롭게 시작할 때는 몸도 마음도 단정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제서야 나도 목욕했는데, 그냥 손 들 걸하는 아쉬운 마음이 일었다.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지만 가끔씩 떠오르는 순간이다. 그 때의 나보다 지금 난 서른살은 너끈히 더 먹었는데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가 자문하게 된다. 새해가 온다고 유난 떨고 싶지 않은 마음과 여봐란듯이 번듯한 목표를 세우고 이뤄보겠다고 떠들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그래도 지난번 뉴스레터에서 스스로 새해 계획을 세우겠다고 선언했으니까, 적어도 엄마 손에 의해 목욕 당하던 어린 나보다는 조금 성장한 걸로 치자.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원대한 목표는 쉬이 지칠 테니 일단 가볍게 실천 가능한 계획부터 세웠다.(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장점ㅎㅎ)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숙원사업이었던 책장 정리를 단행했다. 알라딘에 19 권의 책을 두 차례에 걸쳐 팔고, 또 마흔 여 권의 책을 분리수거로 보내주었다. 그렇게 비우고 나니 비로소 정리할 엄두가 생겼다. 남편의 책들은 거실 책장으로 분리했고, 책방의 3x5 칸의 책장을 오로지 내 책으로 채웠다.

나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정리하다 보니 각각의 칸에는 바람이 담겼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책장 한 칸을 기록과 문장에 대한 책으로 가득 차게 했고,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기획과 구상, 태도에 대한 책들로 이뤄진 섹션을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대한 관심은 놓고 싶지 않다는 욕심에 하나씩 사 모은 역사서적과 사회과학, 인문서들이 여러 칸 곳곳에서 발견됐다. 동시에 동화책과 꽃 사진과 고운 색상으로 가득한 책들이 한 데 모인 칸은 볼 때마다 미소 짓게 만든다.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골라 읽는다는 말을 독서생활의 지표로 삼으며 일단은 쟁여 놓여 놓고 보는 나인데, 정리한 책장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내 희망사항의 합이었다. 본인만의 일을 뚝심 있게 해 나가면서도 사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며, 그 가운데서도 영양제 챙기듯 주변의 아름다움을 수집하고 감탄할 줄 아는 사람.

정리만 했을 뿐인데 나의 미래 모습이 선명해지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까지 하게 만든다. 이게 그 옛날 담임 선생님이 가르쳐주고 싶었던 시작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일까? 부디 새로 맞이한 책장처럼 새해에는 쌓아 둔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더 선명한 내가 될 수 있길 바라본다!

책장에서 흐믓함을 담당하는 귀요美 칸! 😍
책장에서 흐믓함을 담당하는 귀요美 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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