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유부

33. 2023 연말결산 하셨나요?

인생도 연말결산이 필요해!

2023.12.15 | 조회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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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부유하는 유부입니다. 닉네임에 걸맞게? 저는 이곳 저곳 정착하지 못하고 둥둥 떠있는 상태로 흘러가고 있는데요, 이게 자유롭기도 하지만 굉장히 불안하기도 합니다. 어느 새 올해도 보름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왜 이러고 살았지?’라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하는데요. 이미 흘러 버린 시간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내년의 후회는 줄여보자’라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주먹구구식 인간이 하루 아침에 계획형 인간으로 환골탈태 할 순 없으나, 과거 직장인의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거듭나 보고자 합니다. 구독자님도 일기나 휴대폰 사진첩을 통해서 한 해의 즐거웠던 기억들을 되짚어보고, 더 기쁘게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온라인에서 기록 리추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리추얼에 참여한지도 어느 새 일년 반. 일상에서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서로 격려해주는 리추얼 모임이다. 이번 만남에서는 리추얼 메이커인 김신지 작가님(a.k.a 기록 장인,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의 저자)이 올한해를 정리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가져오셨다. 올해의 도전이나 깨달음 같은 굵직한 테마와 올해의 음식이나 소비 같은 소소한 질문들이 한데 섞여 있었다.

많은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꽃과 나무의 키워드로 연결돼 있었다. 상반기에는 두 번의 인상적이었던 꽃수업을 들었고, 5월에는 소소하게 나마 가정의 달 꽃 선물을 만들어 판매하며 생산자로서의 경험을 하기도 했다. 9월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하반기 동네 수목원 자원봉사 활동도 시작했다. 11월에는 원주 반계리에 800년 됐다는 은행나무의 단풍을 보러 갔다가 눈치 싸움 실패로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노란 잎들만 실컷 봤지만, 또 교토의 가을 정원들도 여러 곳 누비며 감탄했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연말이 되니 한 것 없이 한해를 날렸구나란 생각에 사실 다소 침체된 요즘이었다. 하지만 각 질문을 마주하며, 지난 기록들과 사진첩을 뒤적이고 내가 만든 일 년의 흔적들을 확인했다. 물론 매일 갓생하며 여러 성취를 이뤄내는 사람들에 비한다면 초라한 성과겠지만, 결국 회사 밖에서 나를 칭찬하고 질책할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으니, 이 기록들을 보며 너무 다운될 필요는 없겠다 며 스스로를 북돋아 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처럼 주먹구구로 점을 찍어 나가는 것은 막연한 불안감만 더 키우겠구나 싶었다. 사실 이 뉴스레터를 쓰려고 카페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들을 노트에 적어내려 가면서도 집중하지 못하고 내년도 계획을 적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과거 워크숍에서 한 작가님은 불안할 때 계획을 세운다고 했다. 태어났으니 살고,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임기응변으로 그저 버티던 내겐 너무 충격적인 말이었다. 물론 나태한 나는 그때도 충격만 받고 실천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나태한 나를 좌시할 수 없다. 회사를 다닐 때 기억을 살려보면 매년 10월이 되면, 한해 실적을 이르게 마감하고, 11월이면 내년 목표를 수립하고 세부 실행 계획을 세우곤 했다. 그때는 회사에서 시켜서, 돈을 줘서 했지만 왜 나는 내 삶에 그 툴을 적용하지 못했을까? 회사보다 오래 볼 내 인생인데.

그래서 내년 계획은 노트에 적었던 메모들을 구체화해 엑셀로 옮겨볼 예정이다. 회사에서 배웠던 대로 목표를 잡고, 달성을 위한 분기별 세부 목표와 액션 플랜을 짜는 방식으로. 이렇게 공표하는 것은 내일이면 이내 접어 버릴지도 모르는 빈약한 나의 의지를 알기 때문이다. 다음 번 뉴스레터에서는 부디 이렇게 새해 계획을 세워봤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길. 지금의 불안을 동력 삼아 한발짝 나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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