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자

[문장 이어쓰기] 내 귀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하는 말만 들리나 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신저인지도 모릅니다.

2025.05.23 | 조회 177 |
0
|
일류여성의 프로필 이미지

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은둔자입니다. 이번 주제는 직전에 발행한 에디터의 글 속에서 문장을 빌려와 글을 써보기로 한 것인데요. 마침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과 일치하는 문장이 있어서 ‘부유하는 유부’님의 ‘발로 일합니다.’ 편에서 쓰인 문장에 이어쓰기를 해봅니다. 결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만, 생각이란 결국 어떤 문장에서 파생되어 이어지고 넓어지는 것 아닐까요? 😆 챗GPT의 영향으로 세상의 많은 직업이 없어질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왜 이렇게 제 일에 매달리는지 모르겠어요. 좀 미련하다 싶으면서도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라는 거냐, 란 생각도 하던 찰나 유부님의 문장이 다시 저에게 정신이 돌아오게 만들었어요. 혹시 구독자님도 너무 일에 함몰되어 있는 것 같다면 저와 함께, 그 생각에서 탈출하시죠!
지금 저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성규가 말하는 '짱심'일지도 모르겠어요. 구독자님께도 짱심의 파워가 잔뜩 충전되길 바랄게요! 출처는: https://theqoo.net/kimsungkyu/835452321 
지금 저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성규가 말하는 '짱심'일지도 모르겠어요. 구독자님께도 짱심의 파워가 잔뜩 충전되길 바랄게요! 출처는: https://theqoo.net/kimsungkyu/835452321 

 

‘일’ 자체를 너무 크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자아실현의 도구라고 하고 있는 일 자체가 혹은 직업이 ‘나’의 대부분이라 생각했는지도. 한국에서 ‘일’을 하며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산다. 이건 개인의 가치관 문제라기 보다는 아마도 하루 중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한국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산 것 같다. 

지난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은 내가 내 일에 가장 많은 불만을 가진 시기였다. 오히려 내 생활로만 보자면 이런 저런 현실적인 조건들은 더 좋아진 것도 분명 있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기획은 기각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 사이 작가님들은 또 좋은 회사들을 찾아가시고(흑…) 

그런데 나는 그걸 너무 오랫동안 나의 자아가 거절당하는 것처럼 여겼던 것 같다. 그러면서 계속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우리도 잘 팔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다. 판매라는 게 꼭 역량의 문제라기 보단 여러 다른 현실적인 조건과 맞물린다는 걸 알면서도 늘 마음이 복잡했다.

그러다 최근 우연히 우리 회사 다른 브랜드 팀장님과 식사를 할 일이 있었다. 그 팀장님은 그 브랜드 초창기부터 계속 이 회사에서 일하셨고 나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팀장을 맡고 계신분이었다. 이번에 우리 브랜드가 여러모로 신세진 것이 있어 핑계김에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했는데 흔쾌히 들어주셨다.

팀장님은 내가 2년간 보낸 것과 같은 시간을 훨씬 오랫동안 이 회사에서 보냈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최근에는 굵직한 작가님들과의 작업도 많이 했고, 어떻게든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고 계시는 중이시다. 사실 점심 시간에 일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고 도와주셨던 일이 결국 우리 브랜드에서는 최종적으로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드리던 중에, 팀장님이 자신의 기획 통과 노하우를 알려주신 것이었다. 

그날 팀장님의 이야기를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희망을 현실인 것처럼 얘기해라.” 사실 이 책을 기획하려면 내 노력이 들어갈 거라는 걸 알지만 잘 팔릴 수 있을 거라는 걸 강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노력을 덜 들일 수 있음을 주장할 것. 판매량은 가장 많이 팔렸을 때를 상정할 것. 애초에 잘 될 수 있다고 으쌰으쌰 하는 회사의 분위기가 아니므로 스스로 충분히 응원해줄 것. 

엄청 특별한 비법은 아니었는데, 이 회사에서 통한 방법이라고 하니 왠지 모르게 신뢰가 생겼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책이 잘 안 팔리는 거 제일 신경 쓰는 사람이 나인데, 회사에서는 기획자는 이상적인 생각만 하고 파는 데 관심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죠. 그래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해요. 그래야 실제로 잘 되기도 하고. 또 일은 내가 아니라고 분리해야 해요.”라는 말이 와닿았다. 

오래 일하기 위해서라도 일의 성패가 나 자신의 성패가 아님을 반드시 인지할 것. 사실 그렇게 말씀하신 것 치고는 너무 열심히 일하고 계시긴 하지만(이번 점심 식사도 중요한 저자 미팅을 위해 한 차례 미뤄졌었다.) 이번에 잘 안됐으니 다음에도 잘 안 되리라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는 건 알아들었다. 그러려면 오히려 일이 곧 내가 아니라는 걸 계속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더 생각한 게 있는데, 조언은 결국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말이 가장 큰 힘을 갖는 것 같다는 점이다. 사실 팀장님이 해주신 조언은 이전의 다른 책에서 읽은 적도 있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내게 말한 적도 있다. 그때도 물론 ‘그래, 그래 맞지.’ 하면서 들었는데 묘하게도 내 안에 흡수는 안 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비슷한 문화를 가진 같은 회사 다른 브랜드 안에서 성공한 방식이라는 게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요즘 책도 점점 더 작가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건가 싶은 생각이… 하지만, 누구에게든 신인 시절이 있는 것인데.😭)

그러니 앞으로의 나도 너무 미리 걱정하지 말고, 일은 내가 아니라는 걸 잊지 않으면서 일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누군가 청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남에게 함부로 조언하지 않겠다고도 생각했다. 어줍잖은 응원은 결국 상대에게 흡수되지 못하고 튀어나올 테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내 삶을 더 밀도 있게 살아 진짜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코너 속의 코너> 덕질은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가?

제가 하는 취미 생활이란 것들도 결국 저의 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독서 모임도 일부러 제가 출간에 주력하는 분야가 아닌 책들을 골라 읽긴 하지만 여전히 책으로 하는 활동이고, 지인들과 가는 여행에서도 지역 서점이나 독립 서점을 꼭 들릅니다. 취미라고 하면서도 일 때문에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가 생각할 때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태초에 제가 했던 덕질이 무엇이었는지 더듬어 보면 결국 책 덕후이긴 했습니다. 대학교 다닐 시절 찐으로 등록금 때문에 자퇴를 고민하던 대학생이 가질 수 있는 취미로 책 만한 게 없었거든요. 방학 때 100권 읽기(시집 포함입니다.) 같은 것을 했었는데 현실 도피였을 순 있지만 그 순간 덕분에 어떻게든 현실을 견디고 지나가긴 했습니다.(그때 조금 더 넓은 분야의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만 그땐 그냥 일단 닥치는 대로 많이 읽어보자 했던 애송이였으니까요.) 시작이야 어떠했든 책으로 먹고 살고 있으니 어쨌든 덕질이 제게는 진짜 크게 이로운 취미 활동이었던 셈입니다. 그랬는데도 불평 불만이 많은 걸 보면 정말로 제가 욕심이 많구나 싶을 때도 있고요.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고 하지요. 그래도 제가 영 싫어하는 일은 아니니 이 안에서 또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보며 일해보겠습니다.

 

 

📢[캠페인] 선배 시간 괜찮아요?

- 경험을 나눠줄 선배님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첨부 이미지

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0!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smallbigsisters@gmail.com로 편하게 메일 주세요!!

✅이번 주 일류여성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만족스럽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이 더 깊고 나아진 일류여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일류여성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