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자자족

[문장 이어쓰기] 희망을 현실인 것처럼 얘기하라

이미 나는 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어, 그러니 마음껏 해보자!

2025.05.30 | 조회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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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곰자자족입니다. 지난주 '은둔자'님의 글을 읽자마자 제 눈에 한 문장이 들어왔어요. 그 문장으로부터 저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맞는데 오늘은 약간 룰(?)에서 빗겨간 것처럼 제목으로 차용했어요. 제목부터 시작이니까 문장 이어쓰기가 맞다고 우겨보면서 약간은 민망하게 저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오늘도 메일함을 열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서리풀 골목길 갤러리는 서초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곳인데, 서울교대 초등학생들이 직접 그린 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덕분에 도서관 가는 날마다 반짝이는 다양한 꿈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서리풀 골목길 갤러리는 서초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곳인데, 서울교대 초등학생들이 직접 그린 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덕분에 도서관 가는 날마다 반짝이는 다양한 꿈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지난 봄 매주 월요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 다녔습니다. 왜냐고요? 작년에 동네 도서관에서 들었던 수업과 유사하게 책 만들기 수업이 열리더라고요. 경험 삼아 한번 만들어둔 샘플북 우리 이제 실패가 아니라 시도라 부르기로 해요를 수정할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신청했죠. (저란 사람은 스스로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열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목차 구성을 바꾸면서 원고 절반을 새로 실었고, 제목도 바꾸었습니다. 시도라 불러야 할 어떤 실패가 다시 정한 제목입니다. 저의 의도를 충분히 담았다 싶은 제목이에요. 새 옷(표지)을 입은 저의 이야기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 욕심내지 않고 딱 100부만 인쇄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러고는 독립서점 10곳에 입고 신청 메일을 돌렸습니다. 가장 내밀한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표지 펼침면 일부. 제 책의 디자이너가 되어 열심히 만들어보았습니다. 
표지 펼침면 일부. 제 책의 디자이너가 되어 열심히 만들어보았습니다. 

답장이 올까? 가급적 긍정의 회신이었으면 좋겠는데. 기다리는 마음이 내내 떨렸어요. 아니 설렜다고 해야 할까요. 아이가 잠든 밤, 메일함을 열어봤는데 세상에!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메일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고 또 읽었어요. 제가 문을 두드렸던 책방들이 모두 흔쾌히 저의 책을 받아주겠다니요. 커피를 마시지도 않았는데 심장이 두근거리는 건 너무 기뻐서 그런 것이겠죠? 샘플용 1부와 판매용 5부를 잘 챙겨 매일 새로운 동네로 여행 가듯 독립서점을 찾았습니다. 진짜 제 책이 팔릴 수 있으려나요? 읽으면서 울고 쓰면서 애틋해한 저의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저처럼 누군가도 애틋해하면서, 때로 공감하면서 읽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며칠이 지나 메일이 한 통 도착했어요. 제 책으로 서점에서 북토크를 열어볼 생각이 있느냐고요. 맙소사. 이런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진짜로 이런 일이 생기니까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는 저를 보고 누군가 호통이라도 쳐야 이게 꿈이 아니구나 믿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요. 사실 책을 만들면서부터 생각하긴 했었어요. 만약에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마련된다면 어떤 형태로 그 시간을 구성하고 채우면 좋을까 하고요. P도 이런 때는 김칫국 드링킹하는 J가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겠지 싶어 책 속 문장을 활용한 책갈피와 스티커, 실패 다시 쓰기 노트를 만들었답니다. 책갈피와 스티커는 참석자 기념 굿즈로 드리고요. 실패 다시 쓰기 노트는 같이 써 볼 예정이에요. 북토크 참석자들에게도 크고 작은 실패가 있을 거 아녜요? 실패를 다시 들여다보고, 실패에 다른 이름 붙여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더라고요. 실은 그 실패가 좋은 경험이자 좋은 시도였을 수 있으니까요.

책을 한번 만들고 나면 더 이상 책을 내야겠다는 마음은 가지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반대예요. 너무 어려운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1인 출판사로 사업자를 내버렸어요. ‘단단한 마음이라고요. 고민하지 않고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냈어요. 책을 읽고, 책을 쓰면서 좀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1인 출판사니까 제 마음대로 해도 되잖아요. 다음 책은 텀블벅을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사진 엽서북이에요. 뜯어서 책갈피로도 쓸 수 있고, 카드처럼 짧게 편지를 쓸 수도 있게 하려고요. 포스터가 포함된 패키지도 있고, 마스킹테이프도 있어요. 어떤 책이냐고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이른 여름 휴가로 포르투갈을 갔었는데요. 거기서 찍은 사진들을 엮어 매일 한 장 포르투갈의 낭만과 여유를 전해주려고요. 포르투갈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발견한 삶의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그 당시에 정말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는데, 포르투갈로 휴가를 간 덕분에 회사를 조금 더 다닐 수 있었거든요.

제가 본 포르투갈의 아름다움은 그냥 풍경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어요.
제가 본 포르투갈의 아름다움은 그냥 풍경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어요.
절묘하게 포착한 순간들. 샹그리아 반신욕(좌)과 이름을 붙인다면 '배우자'(우)
절묘하게 포착한 순간들. 샹그리아 반신욕(좌)과 이름을 붙인다면 '배우자'(우)

또 다른 즐거운 소식이 있어요. 제가 구로구에 살고 있는데요. 당연히 구로구에 있는 독립서점에도 입고 메일을 보냈을 거 아녜요? 그래서 예전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던 구로구 독립서점 인터뷰를 했어요. 제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겠냐만, 그래도 우리 동네에 이런 서점이 이런 좋은 취지로 생겨 열심히 지역에 뿌리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누군가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고요. 아무도 안하니까 그냥 제가 했어요. 독립서점은 책방지기의 취향과 가치관이 곧 콘셉트와도 같거든요. 그러니까 구로구에 몇 개가 있더라도 똑같은 책방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갈 때마다 새로웠어요. 부족하지만 사진도, 글도 제가 다 맡았어요. 제 블로그, 브런치에 전부 올렸어요. 책 만들 때 인디자인 배웠던 게 이때도 유용하지 뭐예요? 인디자인으로 매거진도 만들었어요. 출력은 하지 않고, PDF 버전으로만 구로구청과 구로문화재단, 구로문화원에 보냈어요. 책방은 지역의 문화를 만드는 곳이기도 하니까 지역에도, 책방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해봤는데 활용해주시면 좋겠다고요. 그랬더니 얼마쯤 지나 연락이 온 거예요. 인터뷰 의뢰를 하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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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심호흡을 한번 하고)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한 올해의 희망사항입니다. 좀 싱거웠나요. 식상했나요. 그래도 저는 쓰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희망을 현실인 것처럼 얘기하라.”는 은둔자의 본래의 취지나 의도와는 많이 벗어났을 수도 있겠지만. 저의 희망을 현실인 것처럼 해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책은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나 서점에서 입고 요청을 받아줄 지는 미지수이지만, 그 과정도 실패가 아니라 시도라 생각하면서 저의 길을 만들어가보고 싶은 바람이에요. 저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올해는 이것저것 할 수 있는 한 많이 해보고, 많이 만나보면서 저만의 실험을 해볼게요. 그 실험의 진짜 결과는 아마도 올해의 결산 편에서 펼쳐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책방산책📚]은 쉬어갑니다. 가보고 싶은 서점이 있는데요. 제 책을 입고하면서 꼭 찾아간 후 책방산책으로 전할 수 있기를 희망해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캠페인] 선배 시간 괜찮아요?

- 경험을 나눠줄 선배님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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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0!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smallbigsisters@gmail.com로 편하게 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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