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일류여성

[선배 시간 괜찮아요?] "내 직업을 내가 만들면 되는 것"

자기 이름을 스스로 만드는 사람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우다정 작가 인터뷰

2025.08.29 | 조회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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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일류여성입니다. 지난주 프롤로그 어떻게 읽으셨나요? 부유하는 유부와 곰자자족, 저희 둘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이 구독자님의 마음에도 가 닿았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오늘은 드디어! 첫번째 인터뷰 주인공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우다정' 작가님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시간입니다. 선배님은 저희의 마음을 꿰뚫어본 것처럼 각자에게 꼭 필요했던 말들을 솔직하고도 따뜻하게 들려주었답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던 순간에도, 인터뷰가 끝나고 레터를 준비하는 순간에도 내내 뭉클했던 게 아닌가 싶은데요. 무엇을 묻고 들었는지 궁금하시죠? 저희처럼 고민하고 있을 후배들을 위해 정말 진심을 다해 다 털어놓은 '우다정' 작가님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진짜 엑기스는 마지막에 나오는 거 다들 아시죠? (📢끝까지 안 보면 무조건 후회각❗) 놓치지 말고 읽어주세요!🎁😍🙏

다정 언니를 처음 만난 것은 언론고시반에서였다. 곰자자족(이하 곰자), 은둔자, 부유하는 유부(이하 유부)가 모두 거쳐간 곳이자 우리 셋을 하나로 엮어 준 공통분모이기도 한 곳. 하지만 언론고시반이라는 공간에서 같이 공부하고 생활한 시간은 길지 않다. 유부가 다정 언니와 함께 공부한 기간이 한두 달쯤이었다면 언론고시반에 늦게 들어간 곰자는 그마저도 없었다. 우리는 언론반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어 언론반의 ‘비’언론인 번개 모임에서 종종 만났다. 

다정 언니와 더 친밀해진 시점은 서로 달랐으나, 그 안에도 공통점이 있다. 유부가 언니와 가까워진 것은 퇴사 후 혼자 떠났던 제주 여행 덕분. 일정이 없던 하루의 반을 언니가 꽉 채워주었는데, 유부는 그때 회사 밖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언니 표현에 따르면 N잡러 생활을 하던 시절) 곰자 또한 언니를 한층 더 가깝게 느끼게 된 건 독립서점 인턴기간 중 급 다녀왔던 당일치기 제주여행에서였다. (그 전에도 언니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기는 했으나) 반나절 동안 언니와 나눈 일과 삶에 대한 대화는 그 어떤 시간보다도 농밀했다. 언니가 건넨 호기심 가득한 질문과 다정한 조언, 따스한 말들이 제주 밤바다에서 본 오징어잡이 배보다 빛났던 기억이다. 

지난해(2024년) 언니는 ‘인터뷰집’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선언이란 표현은 인터뷰집의 아주 처음을 공표한 인물이 유부였다는 언니의 전언 때문. 그리고 7개월 뒤, 언니의 결심과 계획은 책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으로 나왔다. 하겠다는 걸 진짜로 하는 사람, ‘우다정’을 2025년 6월 서울에서 만났다. 다시 만난 언니는 한층 단단해진, ‘감탄유발자’가 되었다.   

 

첨부 이미지

💻플랫폼 기획자 겸 운영자에서 인터뷰어로, 인터뷰어에서 작가 겸 1인 출판사 사장이 되기까지

언니는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바꾸고, 계속 일을 찾고 있잖아요. 그 과정에서 언니가 생각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또 방향을 어떻게 찾았고, 찾아가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로컬취향’을 2022년에 시작했잖아. 물론 출판사를 새로 추가하긴 했지만. 

‘로컬취향’은 "여행자가 로컬 여행에서 본인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게 하자"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테마의 원데이 클래스와 주제별 모임을 제안하는 플랫폼이다. (홈페이지 https://meetlocal.kr/ ) 

명함 주면서 어떻게 언니를 소개해요?

로컬취향 우다정입니다.”라고 해. 예전에는 ‘로컬취향’을 설명해야 했는데, 지금은 상대방이 자연스레 물어봐. 처음엔 명함 만들고도 고민이 많았어. 회사 다니면 “어디 다녀요” 하면 되잖아. 여기(제주)에서는 그렇게 나를 설명할 수 없으니까. 요즘에는 고민 안하고 그냥 말해. 그럼 대표인 거 알고, 브랜드 하나 보다 하지. ‘로컬취향’ 사이트나 인스타그램 본 사람이면 봤다고도 하고. 제일 좋은 건 책이 나오니까 “’로컬취향’이고, 책의 저자이기도 해요.” 하면서 설명이 굉장히 쉬워졌지. 

그래서 책을 낸 거예요? 

책을 낸 기획의도는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잘 적혀 있지만, 여기서 지극히 사적인 이유를 말하자면 ‘나에게 내 직업을 주기 위해서’야. ‘로컬취향’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일을 많이 했어. 경험이 연결되어 따라오는 일을 거절하지 않고 여러 시도를 해봤거든. 10가지 프로젝트를 했더니 1년이 지나더라. 1년간 테스트해 보면 내 길이 찾아질 줄 알았는데, 잘 모르겠더라. 

근데 글 써서 인터뷰한 것. 그건 내 거더라. 나머지는 내가 할 수 있으니까 대신해주는, 대행 역할이었지. 그건 내 것이 아니잖아. 유일하게 인터뷰는 내가 하고, 내가 정리해서 내 글로 남는 것이더라고. 인터뷰하면서 내가 잘하는 게 글 쓰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됐지. 사람들이 계속 “글 써요, 왜 책 안 내요.” 물었거든. 내가 국문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방송작가였던 것도 아니고, 출판사 기획자를 오래 한 것도 아니었잖아. 그러니까 누군가 내게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글 쓰는 사람’이라고 답할 수 있는 명확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 책을 낸 것이기도 해. 책만큼 강력한 도구가 없으니까. 

글 쓰는 영역으로 일을 심화하려는 거잖아요. 근데 글에도 여러가지가 있죠. 인터뷰처럼 실용적이고 목적이 있는 글쓰기도 있고, 본질적으로는 문학적 글쓰기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제는 인터뷰 글쓰기에 좀 더 포커스를 두고 계신 거예요?

너희도 알겠지만 나의 옛날 꿈이 있잖아. (다정언니의 20대 때 꿈은 피디였다.) 그게 인터뷰라는 일의 모습과 닮아 있었어. 내가 피디를 하고 싶었던 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였어. 피디를 하면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잖아. 물론 간택이 안 돼 못했지. 근데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내 직업을 내가 만들면 되는 것이더라. 내 방식대로 해도 그게 나름의 다양성으로 인정되고, 다수에게 닿지 않아도 마이크로하게 취향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가 닿으면 되는 시대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냥 내가 하고 싶었던 직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로컬취향’하면서 인터뷰를 하고 있었잖아. 

나는 스스로는 잘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대신 남을 잘 봐. 나의 빛은 모르는데 남의 빛은 다 보여. ‘로컬취향’하면서 더 강하게 느꼈어. 남의 매력을 잘 발견하기 때문에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인터뷰라는 일)과 내가 잘하는 것이 일치된다는 걸 알게 됐지. 그래서 ‘로컬취향’ 사이트에 온라인 링크로만 인터뷰를 볼 수 있게 하기보다는 물성이 있는 책으로 내서 “내가 인터뷰어고, 직접 이 책을 냈다.”고 설명하면 되는 것을 만든 거야. 책 표지에 ‘우다정 인터뷰집’을 넣은 것도 그 때문이야. 이 말이 곧 인터뷰어인 거잖아. 

그럼 이제 언니를 소개할 때 “나는 인터뷰어다.” 라고 소개를 하나요?

지금은 인터뷰어고, 책을 한창 알리는 때이기도 하니까 이 책 저자이고, 출판사 사장이라고도 하지. 

 

'우다정 인터뷰집'이 더 이상 그냥 저자 우다정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우다정 인터뷰집'이 더 이상 그냥 저자 우다정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줄 ‘인터뷰이’들은 어디 있을까

책은 누군가에게 읽혀야 존재 가치가 있기도 하니까 언니가 기획하면서 염두에 둔 독자가 있을 것 같은데요. 

(너희처럼) 새롭게 일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쓴 거야. 대부분 사람들이 커리어 전환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이직은 알아서 하면 되는데, 회사 밖에서 뭘 하겠다고 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 몰라. 배운 적도 없고, 본 적 없는 사람이 너무 많아. 나도 주위에 직장인밖에 없었거든. 두려웠어. 근데 제주에 오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 예시가 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거야. 

서울에서는 자기계발 열풍에 따라하다가 못하면 좌절하고, 자책하잖아. 그런 지긋지긋한 성공방정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 나보다 조금 먼저 시작한 사람들 얘기를 가까이에서 듣는다면 각자가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했거든. ‘나는 안돼’, ‘나는 못해’ 이런 결론이 아니라 ‘이 사람은 나랑 성격이 비슷한데’, ‘관심이나 능력이 비슷한데 이런 방식으로 했구나’ ‘나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식으로 환기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정말 잘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만나기 시작했지. 

그럼 책 속 인물들(인터뷰이)은 어떻게 선정하게 됐어요? 사전에 알았던 사람들로 구성했나요?

책에 담긴 인물들은 기획의도에 맞게 새로 짠 거야. 솔직하게 자기 얘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어떤 사람은 홍보성 멘트만 하거나 계속 만들어진 말만 하거든. 나는 인터뷰를 브랜드 홍보용으로 쓰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기획의도를 먼저 밝혔고 그럼에도 본인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지 물었을 때 수락한 사람들을 찾은 거지. 

책에 실린 인터뷰이는 총 7명인데, 처음 3명(목차 순서와는 관계없음)은 나 혼자 마음속으로는 확정을 해 둔 상태였어. 그 중 한 명은 예전에 인터뷰했던 사람이었는데 인터뷰를 완전히 새롭게 할 것이고, 이전보다는 깊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지. 그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내가 조금씩 정보를 알고 있는 분들이기는 했어. 물론 내가 그들을 안다고 해서 그들이 나를 아는 건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섭외한 거야. 사전 검증은 있어야 하니까 여러 방법(블로그, 신문, 지인 문의 등)으로 확인 과정을 거쳤어.

인터뷰이 절반 정도는 정해두고 시작했고, 나머지는 안 정했어. 하다 보면 인터뷰 방향이 바뀔 수도 있잖아. 실제로 인터뷰하다 보니 느는 거야. 계속 구성이 덧붙여 지고 질문이 늘고. 다음에는 이런 이야기가 들어오면 좋겠다, 디벨롭이 되면서 다른 사례를 찾게 됐지. 

 

책에 실린 7개의 브랜드, 8명의 운영자(인터뷰이)들
책에 실린 7개의 브랜드, 8명의 운영자(인터뷰이)들

그 사람들도 언니가 책을 만든다는 것에 동의해야 인터뷰에 나설 수 있는 것이잖아요.

당연하지. 나는 인터뷰할 때 정확하게 내용을 써 갔어. ‘나의 인터뷰는 이런 것인데, 이것은 책으로 출판될 수 있으며, 그것에 동의한다’, ‘나에게 해준 말은 다 콘텐츠가 될 수 있고, 그 저작권은 나에게 있다’, ‘보내주는 사진도 마케팅에 활용되거나 책에 쓰일 수 있다’는 내용에 전부 동의서를 받고 인터뷰를 시작했지. 

인터뷰 섭외료 같은 게 있었나요? 

섭외료 없었어. 내가 만들 책의 기획의도와 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밝혔고, 책이 나오면 책을 증정해 드린다고 했지.

그럼 추후 책이 나왔을 때의 보상 같은 게 있었어요?

아니.(단호)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어.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내가 그 이야기를 글로 써서 책에 담는 것 자체로 고맙다고 했어. 책 정식 출간일에, 인터뷰이들을 모아서 ‘출간기념회’를 했거든. 우리들만의 파티 콘셉트로 브런치 식사를 대접하면서 책을 증정했어. 보상이라고 하긴 그렇고, 책 출간의 기쁨을 나눴달까. 그날 인터뷰이들이 이렇게 말하더라. “인터뷰하자고 했을 때 너무 놀랐다.”고. “제가 여기 들어가도 되나요?” 라고. 돌이켜보니 인터뷰한다고 했을 때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어. 얼마 줄 거냐고 묻는 사람도 없었어. 내게는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으니까 서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한 거지. 사람들이 “얼마 줄 건데요?” 따지는 자세가 아니야. 나도 인터뷰이 섭외 요청을 할 때 ‘너무 겁먹지 않고 용기 내봐도 되겠구나’를 인터뷰하면서 배워. 

용기 있게 하는 게 진짜 멋있어요.

용기 없어. 나도 되게 쭈구리야. 인터뷰해달라고 하는 건 그 사람 시간을 뺏는 거잖아. 그래서 말 못하고 6개월 동안 지켜만 본 적도 있어. 인터뷰이들은 그걸 모르니까 어느 날 갑자기 연락해서 인터뷰하자 한 줄 알지. 행사장에서 어렵게 말 꺼낸 대표님도 있었어. 그 대표님이 주최한 행사를 갔는데 짐 나르느라 바빠 보였어. ‘저 사람 일터에서 방해하면 안 되겠다.’ 싶어 말을 못 붙였어. 그때 다른 사람이 가서 인사를 하는 거야. 나도 어설프게 옆에 서 있다가 “오늘 무대 너무 좋았어요.”하고 인사를 건넸지. 그랬더니 “제가 여기 처음 왔을 때 저 나무 밑에 무대를 꾸미고 싶었거든요. 오늘 했어요.”' 라고 대답하는 거야. 속으로 ‘이 분 무조건 인터뷰 해야지!’ 외쳤지. 생각했던 것을 실현한 사람이잖아. 그래서 명함을 주고 왔어. 돌아와서 고민하다가 DM을 보냈거든. “저번에 그 축제 너무 좋았는데, 기억하세요? 저 그때 누구예요.” 했더니 반갑게 맞아주는 거야. 그렇게 인터뷰 성사가 됐어. 사실 되게 떨려.

저희도 떨렸다고요. 그래서 언니 만나기 1시간 전부터 와서 준비했죠.

인터뷰할 때 용기 내야지. 나도 거절 받은 거 있어. 근데 나는 거절해도 된다고 말해. 나 때문에 하기 싫은 걸 한다면 안 하고 싶어. 고민하는 사람들은 자기 얘기를 다 못 털어놔. 처음에 주저하거나 인터뷰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빨리 그 사람이 노(NO)해주길 바라. 인터뷰이를 선정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즐겁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 줄 사람을 찾는 거야. 모든 기준이 맞아도 그게 안 될 사람이면 할 수 없어. 

섭외할 때 “거절하셔도 돼요.” 그렇게 말하면 거절하기 쉽잖아요. 

“거절하셔도 돼요.”라고 기본적으로 말하진 않아. 그렇게 하면 거절을 택하기가 쉬워지기도 하고, 더 큰 문제는 ‘섭외에 나선 인터뷰어가 사실은 나에 대해서 강력한 의지나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야. 무조건 인터뷰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섭외 메일 또는 DM을) 보내야지. 물론 예의 있게 써야지.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로컬취향' @meetlocal.kr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로컬취향' @meetlocal.kr

📖첫 출판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인터뷰집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시점과 실제 실행하는 기간이 있잖아요. 얼마나 걸린 건지 결심의 시점이 궁금해요. 

해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미루다가 작년(2024년) 9월에 결심을 했나 보다. 8월 말에 마음먹고, 누구에게도 말을 안 한 거야. 그러다 너(유부)에게 처음 말한 거지. 10월 초에 첫 인터뷰를 했고, 2024년 12월 모든 인터뷰를  끝냈어. 

언니 원고 봤을 때가 추웠을 때 같거든요. 인터뷰 끝나고 4개월 만에 책이 나온 거면 빠른 거 아닌가요. 목표 시점이 언제였어요?

작년 12월에는 책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 그때 계엄이 터졌어. 책을 내면 안 되는 때가 된 거야. 내가 고민할 때 어떤 선배가 그랬어. “다정아, 좋은 게 다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다 나쁜 게 아니다. 40년 살고 보니 그거 하나 배웠어.”라고 했는데. 나는 책이 마무리가 안되니까 미치겠는 거야. 그러다 출판사 다녔을 때 알던 동기를 만났는데 책 출간을 미루라는 거야. 지금은 나온 책들도 멈추고 배본도 안 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책을 못 보니까. (볼 수 없는 상황이니까) 책을 내야 하는 시기가 외부적으로도 그랬고, 내부적으로도 표지 이슈가 생기면서 느려졌는데 결과적으로는 그게 잘 된 일이었지.

재미있었던 게 저희한테 중간에 표지 디자인 보여주셨는데 실제 출간 표지는 전혀 다르잖아요.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예요? 

너희에게 책 표지 보냈던 게 거의 막바지 단계였어. 그때 내가 빨리 끝내고 싶어서 마음이 엄청 급했거든. 표지 디자인만 확정하면 다음 주에 바로 인쇄가 들어갈 수 있는 일정이라 나는 너무 별로였지만, 누가 봤을 때 괜찮다면 인쇄해야 되나하고 물어봤어. 내가 신뢰하는 선배들한테도 물었지. 의외로 언니들이 좋다고 하는 거야. 혼란스러웠지. 이렇게 빈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래서 되물었어. “언니 교과서 같지 않아? 참고서 같잖아!” 처음 물어볼 때는 조심스러웠다가 막상 좋다고 하니까 속으로 생각했던 말이 나오는 거야. 언니가 “너가 마음에 안 드니까 좋다고 해줘도 마음에 안 드는 거네.” 이러는 거야. 그때 안 거야. 남이 아무리 괜찮다, 좋다고 해도 내 마음에 안들면 절대 못하는 거라는 걸.

사실 작가와 출판사 대표로서 빨리 끝내고 싶었어.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이런 고민을 할 때 “책 나오면 이제 시작이겠다” 라는 지인 말에 놀랐지. '뭐라고? 나 끝내려고 하는데 시작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인 거야. 책이 나오면 그때부터 시작인데 빨리 끝내겠다고만 생각했던 게 문제였던 거야. 그 말에 시야가 열렸어

디자이너한테 전화했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하고는 일주일을 그냥 비웠어. 그러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어. 내 문제는 내가 책 살 때 표지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었어. 하지만 내 책을 사줄 사람들은 책 표지를 보는 사람도 포함돼야지. 나는 초기에 표지 디자인 컨셉을 잡을 때 제주를 빼고 싶었어. 제주 느낌보다는 세련되고 심플한 브랜드 이미지로만 생각을 했던 거야. 그러니 단조로운 디자인이 나왔던 거지. 

멈춰놓고 깨달은 사실은 내 책에서 유명한 건 하나 밖에 없다는 거야. 브랜드도 안 유명하고, 인터뷰이도, 인터뷰어도 안 유명해. 유명한 건 ‘제주’인 거야. 제주를 바로 느끼게 하려면 제주의 감성이 들어가야 되는데. 그래서 가장 감성적으로 갈 수 있는 일러스트를 써야겠다고 판단했고 마침 우리 인터뷰이 중에 일러스트레이터가 있잖아. 이분한테 받아야겠다 싶었지. 그런데 이 분이 엄청 바빠. 마음이 급했지만 중요한 건 표지기 때문에 무한 연기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작업은 한 3주 후에 진행됐어. 

환기가 된 계기네요?

응 그 한마디에. 너무 당연한 거잖아. 뭘 끝내? 시작해야 되는데! 내 마음에 들어야 이 책 너무 좋으니까 서점에 입고해달라고 설명할 텐데, 내 마음에도 안 들면 누구한테 사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 표지 때문에 한 달이 정확하게 연장이 됐는데, 그 시간이 나는 너무 좋았지. 

과감하게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쓴 거야. 내가 이 책을 왜 썼는지, 또 판매 전략은 무엇인지 고민했지. 그때까지 목표는 ‘책을 만들겠다’였는데 내가 큰 부분을 빠뜨리고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고, 전략을 짜면서 이런 제목과 표지가 필요하다 판단한 거야. 선배가 했던 ‘좋은 게 다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다 나쁜 게 아니다’는 걸 경험한 거지. 지금도 뭔가 안 되면 알아. 이게 나쁜 일만은 아닐 거라고. 그리고 무언가 잘 돼도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 조심하게 돼.

 

책에 실린 인터뷰 속 발췌 문장
책에 실린 인터뷰 속 발췌 문장

👩‍💻프리워커에서 단단한 1인 기업인으로

터뷰를 마무리할 때마다 들어간 인터뷰 속 발췌 문장들의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디자이너한테 문장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줬어. 나는 디자이너의 기술만 필요한게 아니였거든. 그래서 여러 문장을 주면서 “이 챕터는 이 문장들이 핵심이에요. 필요한 거 쓰세요.”라고 했지. 그러려면 디자이너가 원고를 읽어야 되잖아. 디자이너는 나 아닌 제3자고, 이 책을 읽어주는 최초의 독자로 이 콘텐츠에 대해서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를 묻고도 싶었어.  

디자이너한테는 필요 없는 일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인디자인(출판 디자인 프로그램) 혼자라도 할 수 있어. 그런데 혼자 할 수 있다고 다 하는 게 능사는 아니기도 하고, 혼자 하는 일이다 보니까 다른 시선으로 걸러질 기회가 없는 것이 정말 위험한 거야. 어쨌든 남에게 팔려야 되는 상품인데 기성 책만큼은 나와줘야 되는 거잖아. 

나는 디자이너와 협업을 할 때, 일반적으로 출판사에서 말하는 가이드는 주지 않았어. 보통은 다 정한 후에 '이런 식으로 디자인해 주세요'라고 넘기거든. 그런데 지금 나의 약점은 동료가 없는 거야. 나한테는 '내가 이런 고민이 있어요'라고 얘기할 수 있는 디자이너, 협업할 동료가 필요한 거였거든. 이게 전략이라고 하면 전략인데 나한테 필요한 게 뭔 지를 생각하지. 그래서 디자이너를 섭외할 때, ‘디자이너한테 뭐 이런 것까지 하라고 하나?’ 라고 생각하지 않을, 오히려 이걸 즐겁게 해 줄 만한 디자이너에게 제안했고, 왜 당신에게 디자인을 맡기는지 그 이유를 말했어.

이건 언니만의 기준과 중심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같이 일한 디자이너가 출판 경험이 많이 없는 걸 알았어. 하지만 그 부분은 내가 꼼꼼히 보면 된다 생각한 거야. 대신에 이 사람은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을 채워 줄 거라고 기대했어. 요즘 세대의 시각으로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나한테는 안 예쁜 걸, 예쁘다고 볼 줄 아는 사람이야. 나한테 없는 눈을 가지고 있잖아. 그리고 출판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 성실하게 이걸 실험하듯이 해줄 거라 생각했어. 책을 만든 건 나도 처음 해보는 실험, 도전인데 디자이너도 그렇게 해줘야지. 나는 뭘 할 때마다 이유가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아. ‘왜’라는 질문을 되게 많이 하거든.

또 출판사 대표로써 독립서점과 대형서점 온∙오프라인 매장을 다 챙기고 있잖아요. 이게 혼자 소화가 가능한가 싶거든요. 언니가 일했던 경험(출판사, 온라인 서점MD)이 있어서 가능한 걸까요?

기존 경험이 있으니까 빨리 됐을 것 같아. 실제 실무가 빠르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민할 시간이 줄어든 거지. 선택은 아주 단순해. 나는 혼자 일하잖아. 내가 계속 고민해서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게 얼마인가를 따져보면 뻔해.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더 써야 하거든. 내 에너지를 계속 써야 하는 거잖아. 예를 들어 책의 공급률 5%를 올리려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오늘 OK 하고 다른 일을 한 다음 쉬는 게 나에게는 이득인 거야. 나는 영업만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이걸 해야 다음 단계의 일을 할 수 있으니 인정하는 거야. 내 한계를. 내가 하는 것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결정을 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기준을 정한 거지. 내가 계속 끌고 간다면 지쳐서 그 다음 일을 못할 테니까.

여러 업무를 능숙하게 하고 있지만, 언니도 브랜드를 혼자 운영하면서 고민하는 순간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다른 브랜드 운영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도움받은 부분이 있을까요?

일단 내가 혼자 브랜드 하면서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되묻잖아?’ 답은 다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야. 다 나처럼 엄청 고민하고, 혼자 허덕대고 있다는 걸 알았어. 이 책을 읽으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어. 나를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 기본적으로 나는 내가 중심인 사람은 아니였거든. 근데 얘기를 듣다 보니까 자기 브랜드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자기 중심이 강한 사람이긴 해. 그리고 내 일을 할 때는 그렇게 해야 일을 할 수 있어. 아니면 너무 시달릴 게 많아. 

나도 중심을 잃은 적이 있어. 나는 원래 선택을 잘하는 스타일이거든. 근데 결정이 너무 안 되는 거야. 내가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다 보니까 점점 확신이 없어져서 어느 순간 되게 흔들렸어. 그래서 남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건 결국 남이 뭐라고 해도 내 마음에서 하는 걸로 하게 되어 있더라고. 결국 그냥 내가 좋은 대로 하면 되는 거라는 걸 배웠어. (이거 너무 중요하다, 내가 좋은 대로!!!!) 1인 브랜드니까 남들은 내가 뭐하고 있는지 몰라. 그래서 ‘남 눈치 보면서 어떻게 하지?’ 고민할 게 없어.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은 본인이야. 본인이 이걸 왜 하는지, 내가 중심이 있으면 돼.

언니가 책을 내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변화도 이 부분일까요? 

맞아. 내 중심으로 축이 옮겨온 거야. 나는 뭘 하면 ‘남은 어떻게 하지?’ ‘물어봐야 하나?’ 했어. 이렇게 해도 된다는 걸 확인받고 싶은 거야.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컨펌을 내가 해야 한다는 거지. 컨펌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어. 그리고 그렇게 해야 문제가 안 생겨. 전문가한테 물었다가 그 사람 의견대로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거야. 그게 내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근데 이런 것도 해봐야 아는 거야. 그래서 너(곰자자족)가 이런 저런 고민에 갈팡질팡하는 것 같을 때, ‘그냥 하라'고 너한테 말하곤 하는 거야. “아무도 너 신경 안 써, 너가 원하는대로 그냥 해도 돼.”라고.

저도 그게(혼자서 모든 일을 결정하는 것) 가장 두렵거든요. 

나도 실행력이 높은 사람은 아니야. 나는 뭘 하겠다고 생각하면 안 좋은 점 한 100가지, 문제 생길 거 100가지 예상되고 다 상황이 그려져. 그럼 안 해. 그런데 내가 해보니까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하게 되더라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해결하면 된다는 걸 배웠어. 요즘에는 시작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미리 문제가 될 만한 것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지만, 실행 중에 문제가 코앞에 닥치면 캄캄할 새가 어딨어.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서 하게 되는 거지.

 

🎇앞으로의 계획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출간한지 2개월이 지났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책을 쓰면서부터 2권에 대한 기획이 되고 있었어. 일단 내년 초에 출간한다는 생각이야.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은 2025년 6월 22일. 두 에디터는 언니의 추진력에 감탄만 연발할 뿐이었다.)

첫 책을 쓸 땐 모든 과정이 처음 하는 거잖아. 작년 10월에 인터뷰 시작하고 올해 4월 출간까지 7개월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치앙마이, 미국에도 다녀왔어. 또 중간에 표지 바꿨던 3주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줄일 수 있는 기간이 있어. 글 쓰는 거야 또 문제겠지만, 나머지 부분은 이미 경험해 본거야. 다만 섭외 리스트가 아직 준비 안 돼서 인물을 새롭게 발굴을 해야 되는데, 그 기획을 빨리 하면 내년 초에 출간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두번째 책을 쓴다고 들었을 때는 이미 섭외가 되었나? 싶었는데, 이제 섭외를 하셔야 상황이네요. 그러면 왜 두번째 책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으신 거예요. 왜 2편이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두번째 인터뷰집에 대한 아이디어가 같이 있었어. 또 제주에 너무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제주에 있는 일곱 브랜드만 보여주기에는 너무 아쉬워. 사례를 더 많이 볼수록 도움이 되고, 많이 볼 수록 더 많은 기운을 받잖아. 

두번째 책도 제주의 브랜드에 대한 인터뷰집이라고 들었는데요, 새로운 시도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기획 방향을 잡기까지 고민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을 만들면서 떠오른 두 번째 책의 방향은 처음에는 한 가지였어. 그런데 이 책을 완성하고 나니까 다른 방향이 떠올랐어. 이걸 그냥 고민만 하고 있었다? 회의할 데가 없잖아. 나도 어느 정도 정리가 돼야 어디 물어보지. 

최근에 前 MBC 김민식 PD가 유튜브 방송에서 내 책을 읽고 얘기를 했는데, 이 책의 다음 시리즈에 대한 얘기를 사회자와 하는 거야. 바로 내가 고민한 그 두 가지 방향을! 사회자는 이 책의 작가가 나중에 제주 말고도 강릉, 전주에서 브랜드가 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 좋겠다고 했어. 내가 원래 고민했던 방향이었지. 그런데 김민석 PD가 '저는 다른 생각이에요. 저자가 이 책을 쓸 수 있는 거는 제주에 있기 때문'이라는 거야. 주위의 사람들 얘기를 잘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김민식 PD 얘기를 들으니까 확신이 선 거야. 그래서 결정을 하게 됐지. 두번째 인터뷰도 제주에서 하겠다는 마음이. 내가 품고 있던 고민이 이런 식으로 우연히 연결되어 해결되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야. 꼭 모든 걸 내가 의도하고 계획해서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됐지.

 

진짜 멘토링은 지금부터❣️(역시 엑기스는 끝에 남았..)

(유부)나를 믿고 하는 거 본인이 중심이 되는 거, 사실 늘 이게 맞나 그리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막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거든요. 그 부분이 많이 와닿았어요. 

사실 그냥 해도 돼. 시도한 일이 망한다 해도 내 인생이 망하는 건 아니야. 우리가 단번에 인생이 엄청나게 망할 만큼 위험한 것을 할 위인들도 아니고. 우리가 평가받고 남의 요구에 맞춰주는 직업이나 일을 너무 많이 했어. 너무 모범생이었고 모범 직원이다 보니까 그 관성이 안 벗어져. 내가 내 일 하고 사는데 나 좋은 대로 해도 되지.  그걸 해봐야 돼. 나 좋은 대로 해도, 망쳐도 아무 문제가 안 생긴다는 거.

지금 수목원에서 기간제로 일하고는 있지만 평생 비슷한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다음 스텝으로 뭘 가야 되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이걸까? 의문이 드는 거예요. 왜냐면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좋아하는데 이렇게 지치는 게 맞나? 라는 생각도 들고. 이도 저도 아니게 맴도는 것 같아요. 이러고 있다가 회사에 다니는 과거 동료들도 보면 내가 초라한 것 같고.

어떤 건지 알 것 같아. 나도 요즘에 그 느끼거든. 사실은 그렇게 하면서 생각해. ‘책을 안 냈으면 어떡할 뻔했지.’ 나도 아마 서울에 있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아. 나는 지방을 선택했잖아. 제주에는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이 훨씬 많거든. 남과의 비교에서 벗어나야 되는데 서울에서는 쉽지 않아. 나는 강박을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서 좋지. 서울에 있으면 나도 자신 없어. 

(곰자)저는 사실 열정적인 스타일인 데도 가끔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이 결과가 나한테 돈을 벌어주는 것도 아니고.’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칠 때가 있어요.

나도 내가 내 글 쓰는 게 돈이 제일 안 벌린다는 걸 알고 있어. 알고 있는데 일이라는 게 돈도 돈이지만, 나한테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지?’ 라는 질문에 답이 필요했어. 논다는 게 문제는 아니지만 스스로 작아지는 걸 느끼잖아.  또 나는 어떤 효용이나 생산성이 필요한 사람이야. 내가 집중하는 게 없을 때 재미가 없어. 맨날 SNS나 보고 집중하고 싶은 것도 없고 열정이 없는 상태 너무 재미없잖아. 인생이 뭔가 몰입해 있을 때, 그것에 집중할 때 너무 행복하지. 제주에 왔는데 뭐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고. 그래서 글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거야. 

어쨌든 나는 누가 물으면 “요즘에 글 써요. 책 준비 중이에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야. 남이 인정해 주든 말든 상관없고 그냥 내가 “요즘에 뭐 해” 질문 앞에서 쭈그러들지 않고, “책 준비하느라 글 쓰고 있어.” 이렇게만 해도 충분해. 너희도 지금 ‘내가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직업’을 하나 정하면 좋을 것 같아.

언니 진짜 멋있다.

멋있어? 그냥 하면 하는 거야. 이게 하다 보니까 나도 알게 된 거지. 

 

다정 언니와의 뭉클했던 지난 시간! 언니는 우리를 위해서도, 그리고 일류여성 독자를 위해서도 사인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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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독자님! 어서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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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9월 14일(일) 오후 2시
  • 장소 : 종이잡지클럽 제주점
  • 참가비 : 종이잡지클럽 회원 및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책 소지시 무료, 책이 없을 경우 종이잡지클럽에서 현장구매
  • 신청 : https://forms.gle/HnB4sHNKuZY8AQd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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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인터뷰를 마치며...

🌿🎈부유하는 유부: 

막연히 불안하기만 했던 미래의 내가 언니의 책을 읽고, 인터뷰를 하고 또 이렇게 정리를 하면서 조금은 뚜렷해진 느낌이다. 대책없이 무한 긍정으로만 점철된 응원이 아니라, 경험해 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앞으로의 내가 방향을 잃고 허둥거릴 때, 한발짝 앞에 있는 언니에게 질문할 수 있겠다 믿음과 때때로 책을 펼쳐 다시 한번 삶의 영점을 맞춰 볼 수 있겠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나도 하다 보면 알 게 되겠지.  

🐻곰자자족:

내가 보기에 다정언니는 언제나 당차고 능력 있는 선배였는데 그런 선배조차 스스로를 잘난 게 없다고 생각했다는 점에 놀랐다. (그러니까 인간미 있게 보이기도 ㅎㅎ) 그렇지만 그 부분에 매몰되기보다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스스로에게 직업을 부여했다는 점, 직업을 만들어주기 위해 언니가 찾은 방법이 무척 인상 깊었다. 왜 나는 늘 누군가에게 선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아무도 너 신경 안 쓰니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언니의 말처럼 주저하지 않고 일단 해봐야겠다. 무엇이든! 하다 보면 문제가 생겨도 나름의 해결 방법을 찾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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