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즈샵에서 짱구 피규어를 하나 샀습니다. 1만 원.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피규어를 만든 회사가 가져가겠죠. 굿즈샵도 마진을 남길 겁니다. 대부분 여기까지 생각합니다. 저도 이 일을 하기 전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한 곳이 더 있습니다. 그 1만 원 중 일부는 짱구의 주인에게 갑니다. 짱구 IP를 가진 일본 쪽으로, 또는 그것을 국내에서 관리하는 에이전트에게로.
로열티입니다.

로열티는 IP를 빌려 쓴 값입니다. 집을 빌리면 월세를 내듯, 캐릭터를 빌리면 로열티를 냅니다. 원리는 같습니다. 다른 게 딱 하나 있습니다. 월세는 매달 같지만, 로열티는 많이 팔수록 더 냅니다.
1만 원짜리 피규어라면 제조사가 유통에 넘기는 값이 5,000원쯤입니다. 여기에 로열티율 8%. 하나 팔릴 때마다 400원이 짱구의 주인에게 갑니다.
피규어 제조사는 이 로열티를 원가에 넣습니다. 그러니 그 1만 원에는 처음부터 로열티가 녹아 있습니다.
로열티를 실제로 부담하는 사람은 제조사가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짱구 피규어를 산 사람은 피규어 회사에 돈을 내는 동시에, 짱구의 주인에게도 돈을 낸 겁니다. 그냥 몰랐을 뿐입니다.
라이선싱을 모르는 사람도 로열티라는 단어는 압니다. 그런데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내는지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 모름이, 협상 테이블에서 손해가 됩니다. 로열티율을 출고가로 잡느냐 소비자가로 잡느냐, 계약할 때 얼마를 먼저 내느냐. 이 하나하나가 돈의 크기를 바꿉니다. 아는 사람은 여기서 협상을 하고, 모르는 사람은 상대가 내민 숫자에 사인합니다.
그러니 다음에 캐릭터 상품을 살 때, 내가 제조사와 유통사 말고도 누구에게 돈을 더 내고 있는지. 그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물건을 살 때가 아니라 계약서에 사인할 때 갈립니다.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로열티가 실제로 어떻게 계산되는지, MG라는 선납금이 왜 계약의 함정이 되는지는 책에 담았습니다.
다음 편지에서는 그 빌리고 빌려주는 일이 실제로 어떻게 돈이 되는지, 라이선싱의 속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세종 드림
의견을 남겨주세요
황성진
아하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