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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요? 실제로 수컷 없이도 번식을 이어가는 동물이 존재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채찍꼬리 도마뱀입니다. 이 도마뱀은 주로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에 서식하며, 일부 종은 수컷의 도움 없이도 건강한 새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또한, 펭귄과 기린 같은 동물의 95%는 동성애를 하는 개체들이 발견되었고, 암수 모두 긴 성기를 가진 하이에나는 철저한 모계 사회를 유지합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신비로운 동물의 세계를 여성의 시각으로 탐구해 보겠습니다.
모든 개체가 레즈비언인 도마뱀이 있다?
무성생식은 암컷이 교미 없이 자식을 낳는 방식으로, 자식은 어미와 동일한 유전자를 갖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해파리, 지렁이, 산호가 있습니다. 이는 수컷을 만나야 하는 위험과 어려움을 피할 수 있어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해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찍꼬리 도마뱀은 이러한 문제를 겪지 않는 것으로 보였고, 과학자들은 그 비밀을 탐구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도마뱀들은 염색체 수를 2배로 늘리는 방식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합니다. 일반적으로 유성생식에서는 부모로부터 각각 절반씩의 염색체를 물려받아 자식이 부모와 유전적으로 다르게 조합되는데, 채찍꼬리 도마뱀은 이와 반대로 어미가 자신의 염색체를 2배로 늘려 무성생식 중에도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어미 도마뱀이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면, 세포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수를 92개로 늘렸다가 다시 46개로 쪼개는 과정을 통해 유전적으로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자식은 어미로부터만 유전자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유전적 다양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수컷 없이 번식하는 생물이 있다는 사실은, 자연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생존과 번식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채찍꼬리 도마뱀의 사례는 무성생식이 주는 유전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자연의 독특한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발견이죠. 이와 비슷하게 코모도왕도마뱀은 보통 암수 짝짓기를 통해 번식하지만, 암컷만 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선 암컷 홀로 생식을 합니다.
포유류도 동성생식이 가능할까요? 동성생식의 가능성은 이미 2004년에 두 암컷 생쥐 사이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서정선 전 서울대 의대 교수(현 마크로젠 회장)와 고노 도모히로 일본 도쿄농대 교수 등 한일 공동연구팀은 난자만으로 생쥐 새끼를 만들고 2004년 4월 22일자 네이처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연구진은 포유류에서 동성생식이 불가능했던 이유가 각인(imprinting) 유전자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혔죠. 각인 유전자는 ‘동시에 발현되면 충돌이 생겨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유전자 쌍’을 뜻합니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에게 물려받은 유전자가 한쪽만 발현되도록, 다른 한쪽의 DNA에 메틸기(CH3-)를 붙여 ‘각인을 새기는’ 방식으로 스위치를 끕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각인 유전자를 찾아내 없애면 동성생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암컷 사이의 생식이 아니었습니다. 각인 유전자 중 13kbp(킬로 베이스페어는 1000개의 염기쌍)가 사라진 돌연변이 암컷의 새끼가 태어난 것이죠. 구 부단장은 “13kbp의 DNA면 상당히 많은 유전자 염기서열이 잘려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죠. 또한, 수컷 동성생식은 7개의 각인 유전자를 조작해야 하므로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실험은 생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인간에 적용하기엔 윤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모두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뒤따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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