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야~ 벌써 10월의 중반이 지났네! 엊그제까지만 해도 추석, 개천절, 한글날 연휴를 기다리며 지냈던 것 같은데, 다 지나가고 크리스마스까지 연휴가 없다니... 꽤 슬퍼😭 추워진 날씨와 더불어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싱숭생숭하네.
그런 내 마음을 알고리즘도 알았는지, 재밌는 음악들을 추천해 주더라고. 그래서 오늘 구독자에게도 소개할까 해.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이런 쌀쌀한 계절에 어울리는 장르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장르이기도 한데, R&B 아티스트 2명의 곡을 오늘 소개해 볼게~ 지금부터 화면 고정!
- <Sentimental Love> - 민지운
첫 번째로 소개할 곡은 ‘민지운’의 <Sentimental Love>이야. SM엔터테인먼트에서 ‘크루셜라이즈(KRUCIALIZE)’라는 이름의 *컨템퍼러리 R&B 장르 레이블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어. 개인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를 떠올리면 국내 대표 아이돌들이 소속돼있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어. 그런데 이렇게 R&B 레이블을 독자적으로 설립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어. 정말 제대로 된 R&B를 선보일 것 같은 기대감도 함께 느꼈지.
*컨템퍼러리 R&B(Contemporary R&B) : 미국의 흑인 음악 장르 중 하나로 1980년대 이전의 리듬 앤 블루스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힙합, 알앤비, 소울, 펑크가 결합된 음악 장르로서 디스코 열풍이 지난 후에 등장해 드럼머신을 기본 베이스 리듬으로 두고 재즈풍의 느낌을 내며 부드럽고 풍성한 보컬로 기존 알앤비보다 세련된 분위기를 나타낸다.
크루셜라이즈 설립 5개월 만인 10월 4일, 소속 첫 아티스트가 데뷔했어. 바로 오늘 소개할 ‘민지운’이라는 신예 싱어송라이터야. 인스타그램에 올린 커버 곡 영상을 보고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CAO(A&R 최고 책임자)가 DM을 보낸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해.
유튜브에 예전 자료들이 있더라고. 대학 시절 영상인데 이때의 자작곡도 너무 좋아. 영어 가사를 부를 때 특유의 소울풀한 음색이 특히 더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 같아. 논외의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좋은 뮤지션들이 많은데 알려질 수 있는 기회는 한정적이라는 게 한편으로 아쉬움이 남아😥
다시 이번 데뷔곡 이야기로 돌아가면~! <Sentimental Love>는 전설적인 힙합 그룹 ‘Slum Village(슬럼 빌리지)’가 발표한 동명의 곡과 재즈 색소포니스트 ‘Bud Shank(버드 쉥크)’의 <Elizete(엘리제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해. 슬럼 빌리지의 곡과는 차별화되는 민지운 아티스트만의 느낌을 섞어 R&B 스타일로 잘 살린 점이 좋았어.
처음에 기타 리프가 나오다가 딱 첫 소절 듣자마자 “이건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약간 ‘후디(Hoody)’와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의 중저음 음색이 정말 좋게 느껴졌거든. 가을 계절에 정말 어울리는 소울풀한 음색. 내가 찾던 게 이거잖아... 그 뒤에 풍부하게 쌓이는 화음... 그리고 고음으로 곡의 포인트를 주고 곡이 끝나는데, 노래가 너무 짧게 느껴져서 아쉬웠어. (실제로 2분 15초로 짧더라)
가사도 직접 작사한 것으로 사랑에 대한 민지운만의 철학이 담겨있다는데 여기 가사 맛집이야... 삭막한 현대사회 사랑을 꼬집는 가사 같아서 공감되고 좋았어. 계속 좋다고만 하는데 정말 좋아서 그래...😂
개인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뮤직비디오를 잘 뽑는 엔터사 중의 한 곳이라 생각해. 이번 <Sentimental Love>도 빈티지한 분위기와 레트로한 소품이 돋보이게 연출한 뮤직비디오가 곡을 더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특히 푸른빛과 노란빛의 색감이 주를 이루면서 자아내는 오묘한 느낌이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 보여줄 음악이 더욱 궁금해지는 아티스트는 오랜만이야. 그래서 추후 행보가 어떨지 무척 기대가 돼!!! 페스티벌에서 라이브 공연을 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과 함께 소개 마무리할게😉
- <청포도 마누라> - Donna goldn
두 번째로 소개할 곡은 ‘Donna goldn’의 <Grape Wifey (청포도 마누라)>야. 굉장히 독특한 제목이 시선을 끌지? 청포도와 마누라...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인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이 곡을 접한 건 유튜브 알고리즘인데, 제목과 뮤직비디오의 섬네일에 이끌려 누르게 됐어.
뮤직비디오를 보면서도 복잡미묘한 감정은 계속됐어. 그루비한 비트와 리듬, 이국적인 외모의 아티스트가 한국말로 노래하는거야.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노래를 또박또박 잘 부르시니까 인지부조화가 와서 몇번이고 돌려봤어. 한국어로 이런 무드를 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했어. 모국어가 다른 언어인 아티스트가 만든 한국어 노래는 처음 봐서 생경한 게 가장 컸지만 점점 노래 자체가 좋게 들리더라고.
일단 이 노래를 부른 ‘Donna Goldn(돈나 골든)’은 벨기에 출신 아티스트야. 돈나와 한국의 인연은 2012년 한국 드라마 <빅>이 시작이었어. 한국어가 음악처럼 들렸던 첫인상 이후 더욱 한국어의 매력에 빠져서 배우기 시작했고 이렇게 현재는 유창한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해.
2015년 처음 한국을 방문해서 대구에 있는 친구와 막창, 제육볶음 등 여러 한식도 경험했대. 그러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돈나는 <Mashiketta (맛있겠다)>라는 노래까지 발매하게 돼.
가사만 들으면 그냥 한국인이 일기 쓴 느낌이야. 친구들한테 하는 일상적인 대화를 옮겨놓은 듯한 매력적인 가사와 아련한 멜로디, 묵직한 비트가 묘하게 어울려서 너무 재밌어. 뮤직비디오도 한국에서 촬영해서 배경이 매우 친숙해. 또 한국에서 유행했던 티셔츠 가게 ‘김씨네과일가게’가 등장해서 유머러스한 돈나의 곡과 좋은 시너지를 보여줘.
이후에 발매한 곡이 바로 <청포도 마누라>인데, 일차원적인 가사의 <Mashiketta>과 비교하니 더 발전된 점이 눈에 확실히 띄었어. 이 곡은 사랑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청포도에 비유해서 표현해. 이번 곡 역시 돈나가 직접 작사, 작곡해서 돈나만의 위트가 돋보여.
특히 ‘청포도포도 청포도포도포도 멍청’ 이 가사가 너무 라임이 돋보여서 중독적이야. 돈나가 이 부분을 리듬감 있게 잘 살려서 한국어가 이렇게 매력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새롭게 다가왔어. 가사 보면서 들으면 더 재밌는 곡이니 가사를 꼭 보길 추천해~! 가사를 집중적으로 언급했지만, 곡 자체도 포크, 인디, 전자음악 장르가 결합된 트렌디한 리듬에 부드러운 음색이 더해진 이지리스닝 곡이라 쉽게 질리지 않아.
앞으로 또 돈나 골든이 어떤 것에 영감을 받아 곡을 낼지 전혀 예측이 가지 않아서 더욱 기대가 돼. 한국어로 계속 재미난 가사의 곡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으면서... 다들 청포도 마누라 들어줘💚
요즘처럼 공원 산책하기 좋은 날씨에 오늘의 아무콘텐츠에서 추천한 노래 들으면서 한번 걸어보는 거 어때? 음악과 함께 가을 날씨도 충분히 즐기기 바라면서 다음 시간에도 알찬 전시, 음악 소식 들고 찾아올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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