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구독자! 오랜만에 전시 콘텐츠로 돌아온 퍼니야! 몇 주만인지.. 기억도 안 나네..(머쓱) 요즘 현생이 너무 바빠서 보고 싶은 전시도 많이 놓치다가 드디어!! 새로운 전시회에 다녀왔다는 사실~ 이번 전시도 새롭고 재밌으니 기대해도 좋을 거야.
마침 한여름에 버금갈 정도로 더워진 날씨잖아. 야외에서 놀기 지쳤다면 실내 데이트의 대표주자 전시회 보러 가는 건 어때? 그럼 오늘 전시 리뷰 시작할게
그리고 제목에 나와 있듯이 마지막엔 전시회 티켓 할인 방법도 알려줄 테니까 부디 끝까지 읽어줘😉
오늘 보러 간 전시는 바로바로~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전시 <보이스(VOICES)>야. 이번 전시는 리움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로 필립 파레노의 국내 최초, 최대 규모 개인전이야. 필립 파레노의 작품 중 ‘My Room Is Another Fish Bowl’을 본 뒤로 난 이 전시에 꼭 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어.
몽환적인 분위기에 공간을 유유히 부유하는 물고기 풍선들... 마치 노을이 드리워진 시간대처럼 보여서 그 분위기가 극대화 돼. 과연 어떤 의미일지 그리고 실제로 저 공간에 있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증을 자극했어! 더군다나 이번 전시해도 해당 작품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놓칠 수 없었어.
우선 필립 파레노에 대한 소개부터 간략히 해볼게. 필립 파레노는 알제리계 프랑스 예술가로 현재 전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야. 1990년대 초반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경력 전반에 걸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작가들과 협업해왔어. 그래서 필립 파레노 전시는 대부분 누군가와 협업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번 <보이스>에서는 한국 배우 ‘배두나’와 협업해서 화제가 됐어. 오디오 투어 서비스에 간혹 배우가 참여해 함께 하는 경우는 봤지만, 이렇게 아예 작품과 함께 협업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생소했어.
주로 텍스트와 드로잉, 퍼포먼스,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작업으로 유명세를 탔어. 전시를 개별적인 작업의 컬렉션이 아닌 하나의 일관된 “오브제”로서 활용해. 그래서 그의 전시는 일련의 사건들이 펼쳐지는 각본이 존재한 공간으로 여긴다고 해.
이번 전시도 역시 그러한 그의 작업 방식이 여실히 드러나는데, 하나의 유기체로서 전시 공간이 상호 작용을 하는 느낌이었어. 뒤에 자세한 작품들에 대해 소개하겠지만 이러한 특이한 구성이 전시에 대한 몰입감을 줘서 좋았어. 한 편으로는 관객마다 관람하는 속도, 순서 등 스타일이 제각각이라 작가가 의도한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점은 조금 아쉽더라.
그리고 이번 전시는 전과 다르게 오디오 도슨트가 없어서 이해하는데 어려웠어. 물론 작품 표현 방식상 그 서비스가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할 법한 점, 제목과 정보가 월 텍스트로 안내되어 있다는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 하지만 개인적으로 작품의 정보를 놓치기 십상이라 불편했어.
이번 전시 <보이스(VOICES)>는 필립 파레노의 과거 작품부터 이번 리움미술관 공간에 맞춘 최신작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조망전이야. 앞서 말했듯 작품을 개별적인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닌 작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자동기계’와 같은 전시야. 작가가 설정해 둔 흐름이 존재하고 그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거기에 변수가 되는 것이지.
따라서 이 전시는 시간, 관람객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매 순간 변화하고 창조한 작가뿐 아니라 누구도 온전한 ‘전체’를 관람할 수 없어.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가 변화하는 모습을 각자의 관점으로 경험하는 것이지. 전시의 영문명은 단수형인 ‘VOICE’가 아니라 복수형 ‘VOICES’으로 표기한 것 역시 사람들의 여러 경험(목소리)으로 전시를 관통하는 의미가 나타나 있어.
그럼 이번 전시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 3가지를 소개해볼게~🍀
- 막(膜)(2024)
가장 먼저 소개할 작품은 리움미술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작품으로, 전에 소개한 적 있는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이 있던 자리야.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됐어. 처음에 얼핏 보고 공사 중인 줄 알았는데, 작품이었어.
타워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라고 해. 센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땅의 움직임, 주변 기온, 습도, 풍량 등을 수집하고 이를 미술관 내부로 전송해. 전송된 데이터들은 아래 소개할 ‘∂A(델타에이)(2024)’로 변환되어 나타나.
- ∂A(델타에이)(2024)
이어서 소개할 작품은 ‘∂A(델타에이)(2024)’로 배우 배두나 님과 협업한 그 작품이야. 위 사진에 나와있는 작품은 ‘세상 밖 어디든(2000)’과 ‘안리: 유령이 아닌, 그저 껍데기(2000)‘이고 ‘∂A(델타에이)(2024)’는 따로 사진을 남길 수 없었어. 그 이유는 바로 전시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사운드 형태이기 때문인데, 전체적인 전시의 주축이 돼.
전시 곳곳에서 공명하며 다른 작품들과 함께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언어학자와 협업하여 새로운 인공언어를 만들었어. 그리고 그 인공언어는 앞서 말한 ‘막(膜)(2024)’의 데이터에서 변환되고 배두나의 목소리와 조합되어 나타나. 이 작품의 재밌는 점은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에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거야. 작가마저도 말이야. 4차산업혁명 문명이 최대로 활용된 작품 같지. 과학과 예술이 만나니 이런 작품이 탄생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인 것 같아.
-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
마지막으로 가장 실물이 기대됐던 작품이야. M2 B1의 곳곳에 물고기들이 모여있는데, 그 모습이 참 재밌었어. 이 물고기와 함께 전시장이 하나의 거대한 어항처럼 보인다는 게 신기했어. 물속에 있지 않아도 부유하는 물고기에 따라 나도 헤엄치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통창에는 주황색 필름지가 붙여있어 어떤 시간대에도 노을이 진 상태로 표현돼. 이것도 사실 작품인데, 바로 ‘석양빛 만(灣), 가브리엘 타드, 지저 인간: 미래 역사의 단편(2002)’이야. 태양이 사라지고 멸망한 지구의 해 질 무렵을 시각화한 설치 작품이야. 확실히 두 작품이 함께 있으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 묘사되며 몽환적인 분위기가 배가 돼.
이 밖에도 ‘움직이는 벽(2024)’과 행위예술도 볼 수 있었는데 독특하고 많은 걸 느끼게 했던 전시였어. 전시가 친절한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아서 아쉬운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필립 파레노에 대한 약간의 정보나 해당 전시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관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리움미술관은 온라인 예매를 하게 되면 한눈에 보기 쉽게 다양한 할인 혜택이 안내되어 있어! 난 청년 할인을 받아 반값에 관람했으니 다들 잊지 말고 꼬옥!! 할인받길 바라.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이라 모든 사람이 50% 할인 가능한 사실도 놓치지 말라구😉
추가로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참고되었던 에세이 링크를 첨부할게! 사실 전시관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월페이퍼를 보면서 한 번에 이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야.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전시를 시작하기 앞서 전반적인 전시에 힌트를 얻는다는 느낌으로 읽거든. 그것에 대해 좀 더 쉽게 풀어서 해석하며 월페이퍼에 대한 작가만의 주관적 관점을 덧붙인 글이라 이 전시를 보기 전, 혹은 후에 보면 좋을 것 같아.
그러면 다음에 더 알찬 전시, 음악 소식을 들고 찾아올게! 오늘도 재밌게 읽어줬길 바라면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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