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손님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미국 식당에 갔습니다.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허클베리(Huckleberry's)’라는 식당에 가봤습니다. 어딘가 이름이 익숙했는데, 가보니 ‘헤클베리 핀의 모험’의 그 허클베리더군요.
여러분 중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까요? 전 책으로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렸을 때 TV와 만화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헤클베리 핀의 모험(1884년)’은 ‘톰 소여의 모험(1876년)’의 후속작으로 둘 다 마크 트웨인 쓴 소설입니다. 두 소설 모두 미국 남부의 가상 마을인 세인트피터스버그를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은 친구이자 모험의 동반자로 등장합니다.
책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허클베리 핀은 미시시피 강가에 사는 고아 소년입니다. 그는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자기 죽음을 가장하고, 노예 짐과 함께 미시시피강을 따라 뗏목을 타고 모험을 떠납니다.
강을 따라 내려가며 그들은 다양한 인물과 마을을 만나게 되고, 당시 미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목격하게 됩니다. 특히 노예제도와 인종차별 문제를 생생하게 겪게 되죠.
결국 허클베리와 짐은 톰 소여와 재회하고, 짐의 자유를 위해 모험을 계속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사회의 가치관과 편견을 고발하며, 진정한 자유와 우정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줄거리가 떠오르지 않아서 찾아봤습니다.
‘허클베리(Huckleberry's)’라는 식당은 그림과 메뉴판 등 모두 ‘허클베리’라는 테마로 꾸며 놓았습니다. 식당은 미시시피강 인근의 남부 분위기를 내며 남부 요리와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융합한 메뉴를 제공합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들어가는데 40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식당이 참 인상적이었기에 식사하며 문득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SNS나 글쓰기에 나만의 테마가 있는가?” 아직은 이것저것 포스팅하며 제대로 된 테마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마음에 둔 평생의 테마 혹은 키워드는 ‘창조’입니다. 그런데, 아직 이 테마를 중심으로 집중해서 글을 쓰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테마는 집중과 단순화와 일맥상통합니다. 책 <에센셜리즘>에서 저자 그렉 맥커운은 에센셜리즘(Essentialism)을 간결하게 표현합니다.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Weniger, aber besser”. 이 문구는 독일의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설계 철학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함으로써 품질을 높이는 것을 강조합니다. 맥커운은 그의 책에서 ‘본질적인 소수’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라는 사고방식을 자기 일과 삶에서 실천한 ‘에센셜리스트’로 스티브 잡스와 워런 버핏이 유명합니다. 둘 다 극도로 쓸데없는 회의와 모임을 싫어했죠. 그리고, 둘 다 독특한 테마가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티브 잡스의 테마는 ‘단순함’, 워런 버핏은 ‘읽기’입니다.
17년간 잡스와 일하고 <미친듯이 심플(Insanely Simple)>을 쓴 켄 시걸은 말했습니다.
“잡스가 거둔 최대의 업적은 맥이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아니다. 그는 일찍이 누구도 생각지 못한 무언가를 성취했는데, 그건 바로 단순함(simplicity)이다.”
스티브 잡스는 비즈니스에서 '심플함'의 힘을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제품 전략 회의에서 화이트보드에 가로선과 세로선을 그어 정사각형을 네 칸으로 나눈 표를 그렸죠. 그리고, 여기에 애플의 제품 단 4개만 집어넣었습니다. 그 당시 애플은 노트북, 스캐너, 프린터, 카메라 등 20가지 이상의 제품을 팔았고, 제품마다 모델도 다양했죠. 또한, 잡스는 모든 회의를 할 때 꼭 필요한 핵심 인력만 불렀습니다. 만약 불필요한 인력이 참석하면 가차 없이 내보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워런 버핏은 어렸을 때부터 소문난 읽기광이었습니다. 약 10살 무렵부터 오마하 공립 도서관에 있는 투자 관련 책을 모두 읽었을 정도입니다. 그와 함께 버크셔해서웨이의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였던 찰리 멍거는 버핏을 보고 “시간 측정기를 가지고 버핏을 관찰해 봐라. 책 읽는 시간이 그의 절반 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읽는 시간은 절반이 아니라 거의 80%에 육박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매일 500페이지를 읽는다. 지식은 그렇게 얻어지고 복리효과처럼 쌓인다.”
그의 테마는 ‘읽기’였습니다.
워런 버핏은 읽을거리를 집으로 가져와서 저녁에도 읽었습니다. 나만의 테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선택’하고 ‘집중’하는 능력을 향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주식의 포트폴리오 개수를 줄이고 있고, 다양한 앱들도 가능하면 통합하고 있습니다. 옵시디언의 플러그인 개수도 300개 이상에서 지금은 59개로 줄였습니다.
“나는 나만의 테마(theme)가 있는가?” 이 질문을 자주 하며 나만의 테마를 만들어 가보려 합니다. 나중에 이 주제로 또 글을 쓰고 업데이트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각자 만의 테마를 가지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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