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루시법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루시법이란, 2013년 영국의 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 '루시'의 이름을 딴 법안입니다. 영국의 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루시는 킹 찰스 스패니얼이라는 종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6년 넘게 반복된 임신과 출산으로 척추가 휘고 뇌전증과 관절염 등을 앓다가 사망하였는대요.
루시는 2013년 '리사 가너'란 여성에 의해 구조되어 입양된 후 사랑하는 반려견으로서 2년여간의 짧은 여생을 마치고 2016년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강아지 공장 반대 캠페인의 상징이자 루시법의 제정을 이루어 낸 강아지 번식장 희생견입니다. 루시의 반려인은 번식장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학대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였고, 2018년 영국 정부는 루시의 이름을 따서 6개월 이하 개·고양이 제3자(펫숍) 판매를 금지하는 루시법을 제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열악한 반려동물 번식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루시법’이 발의되었는대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과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단체들은 11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루시법 통과로 반려동물 공장식 번식과 판매를 금지하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위성곤 의원은 이날 반려동물의 공장식 대량 생산과 경매 방식의 판매를 금지하고, 동물생산업 사육·관리 준수사항 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번식장의 열악한 상황이 잇따라 드러나며 지난해부터 관련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해 11월 경기 연천의 한 허가 번식장에서 출산을 거듭하다 사망한 개에게 '루시'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루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대요.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개 루시는 몸무게 2.5kg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반복하여 생식기 탈장이 일어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고 구조 직후 사망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모견의 배를 가위로 가르거나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면서 1420여 마리의 개들을 사육한 경기 화성의 번식장 사례가 적발되며 대규모 번식에 대한 실태가 드러났는대요. 이들은 허가받은 개체 수를 훨씬 뛰어넘는 개들을 사육하며 모견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편법적인 운영을 벌여왔습니다.
'한국형 루시법'은 영국의 루시법을 국내 동물생산업 환경에 맞게 수정·보완한 것으로 무분별한 번식을 촉진하는 경매업을 퇴출하고, 아기 동물(6개월령 미만)의 판매와 제3자 거래(펫숍)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경매와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동물의 거래 금지
△60개월령 이상 개·고양이 교배 출산 금지
△6개월령 이상인 동물 총 100마리 초과 사육 금지
△개·고양이 판매 금지 월령 기준을 2개월에서 6개월 미만으로 개정
△동물을 판매하는 경우 구매자를 만나 직접 전달
△경매를 통한 거래의 알선 또는 중개 금지 등입니다.
한해 13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지만 이중 절반은 입양되지 못하고 지자체 보호소에서 사망하고 있는 상황에도 반려동물들은 강아지공장-경매장-펫숍을 거쳐 연간 추정 20만 마리가 생산·판매되고 있다고 동물 단체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유기동물보호는 외면한 채 동물의 생명을 착취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은 소비로 학대를 촉진한다는 근본적 문제가 있어 루시법을 계기로 구조적 동물학대가 철폐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영국의 루시법과 EU의 반려동물 번식 가이드 라인을 소개해 드립니다.
영국의 루시법은 2018년 10월 24일 제정되어 2020년 4월 6일부터 시행되었으며, 루시와 같은 또 다른 희생견을 막고 인간의 이윤 추구를 위한 동물의 희생을 방지하고자 하는 동물 복지적 관점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루시법은
* 6개월령 미만의 강아지와 고양이 판매 금지
* 전문 브리더에 의해 번식된 2개월 이상의 강아지만 어미와 함께 있는 상태에서 직접 대면에 의해 판매 허용
* 제3자 거래 금지
로 사실상 공장식 번식장과 경매장, 펫숍이 금지가 되었으며, 영국 반려동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EU 반려동물 번식 가이드라인
- 2달 이하의 강아지나 고양이 판매 금지
- 강아지를 판매 또는 양도하기 위한 제3자 거래 금지
- 강아지가 새 소유자에게 양도되기 전에 마이크로칩을 이용하여 공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다
- 강아지의 정확한 생애 이력과 건강기록 제공 및 부모견의 검진 결과 및 유전자 검사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
- 번식에 사용되는 개는 교배 전 수의사의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 유전 질환이나 신체적 이상을 가진 경우 그 개와 그 개의 자손들은 향후 번식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번식에 사용되는 개는 사람과 다른 동물에게 우호적이어야 하며 지나치게 겁이 많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동물은 번식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코가 납작하거나 관절이 변형되어 있는 등 극단적인 형질을 가진 개는 번식에서 제외한다
- 2~7살 사이의 강아지만이 번식이 가능하며, 7살 이상의 개는 번식 전 수의사로부터 의학적 조언을 받아야 한다
- 한번 출산한 개는 최소 12개월 이내에 다시 교배하지 않으며, 전 생애 동안 4회를 넘기지 않는다
- 번식업자는 개의 고통을 예방 및 완화하고 개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제공한다. 또한 개의 행동발달과 사회화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당국에 해당 분야의 역량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 일부 국가는 1인당 사육할 수 있는 개의 수를 제한한다
반려동물 판매업체들은 한국형 루시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반려동물 복지 법안인 한국형 루시법이 정립되어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고통받는 반려동물들이 없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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