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특별한 기록관이 있다. 대부분 기초자치단체 기록관리 행정기록을 주로 관리하는 행정기관인데 반해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 기록관은 행정기록과 주민기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기관임을 표방한다. 눈치 빠른 사람은 알겠지만 기록인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증평기록관이다. 증평기록관의 디지털 주제 아카이브 웹사이트(https://jparchives.kr)를 들어가면 보이는 수상이력만 봐도 뭔가 남다르다.
오늘 이 지면에서는 증평기록관의 수많은 자랑거리는 일단 뒤로 두고, 증평기록관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특별한 매거진 <주간 증평>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간 증평>은 창간준비호에서 ‘아카이브 큐레이션 매거진’, ‘프로젝트 아카이브 매거진’이라고 소개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아카이브에 기반한 비대면 콘텐츠라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고 있다. 2020년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콘텐츠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일어날 무렵에 증평기록관은 그 누구보다 먼저 움직인 것이다.
“기록 자체가 지니고 있는 콘텐츠적 성격을 강화하고 아카이브가 지니고 있는 정체성과 상징성을 활용하여 시민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특색 있는 비대면 기록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실험해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주간 증평> 창간준비호 카드 뉴스 ‘프로젝트 아카이브 매거진의 의미’
이렇듯 비대면 기록 콘텐츠를 표방한 <주간 증평>은 앞서 소개했던 한국영상자료원의 <아카이브 프리즘>, 경북기록문화연구원의 <기록창고>와는 형식부터 다르다. 먼저 소개했던 두 개의 매거진은 기본적으로 책자 형태라는 아날로그 기반의 잡지라고 한다면 <주간 증평>은 책자 형태(또는 e-book)가 아닌 웹 기반의 매거진, 즉 웹진이다. 이 웹진은 웹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텍스트와 이미지는 기본이고, 다양한 형태의 동영상(인터뷰, 타임랩스, 드론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판형과 쪽의 제한 없다 보니 자유롭게 화면을 구성하고, 링크를 타고 화면을 넘다들면서 기록물을 열람할 수도 있고, 다른 기록관도 방문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 한국영상자료원의 <아카이브 프리즘> https://maily.so/archivenews/posts/wjzdep8vo3p
- 경북기록문화연구원의 <기록창고> https://maily.so/archivenews/posts/g0zmdyk3zql
소개가 길었다. 2020년에 첫 발행한 창간준비호부터 2023년 12월, 마지막으로 발행된 제22호까지 증평기록관이 자신만만하게 소개한 웹 콘텐츠인 <주간 증평>을 맛보기로 살짝 살펴보자.
#창간호: D-7 (2020.08.21.)
창간준비호는 ‘지금까지 증평기록관을 준비해 온 과정과 ‘증평, 첫 번째 기억’展을 위해 함께해주신 15명 증평 주민들의 기억+기록,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해 온 아키비스트, 큐레이터, 건축가, 디자이너, 영상작가, 현장소장, 건축현장 근무자, 공무원 등의 활동(Archivist's talk)’을 담았다. 이번 호에서 우리는 증평군청 별관의 신축현장을 VR로, 그 별관 1층에 자리 잡은 증평기록관 공사현장을 사진과 영상기록으로 생생하게 지켜보는 맛이 있다.
#제9호: 교통이야기 (2020.10.23.)
<주간 증평>의 자랑은 증평의 다양한 주민들에 대한 첫 번째 기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호에는 어떤 한 공간과 공간, 사람과 사람을 잇는 하나의 수단인 교통수단에 얽힌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는 증평의 변화를 꼼꼼히 목격해온 택시 운전사입니다”, “저는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증평역의 역장입니다”라고 인터뷰한 택시운전사와 증평역장의 생생한 추억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오랜 손 때가 묻은 기록들(애장품 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뭔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애틋하다.
#18호: 기억과 역사의 터 (2023.09.26.)
이번 호의 주제인 ‘기억과 역사의 터’에서 알 수 있듯 증평에서는 사라졌지만 증평주민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장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주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증평 최초 극장과 옛 읍사무소, 술도가(양조장), 기름집(석유판매집) 등에 대한 주민들의 기억 이야기(Archivist's talk)”는 증평 곳곳에 잔뜩 묻어 있다.
#22호: 과정의 集 (2023.09.26.)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 에서 본상을 받은 ‘증평, ( ) 집’ 전시는 증평 원도심 거리와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옛 성모유치원 건물로 전시장을 확장해 생동감 있는 ‘에코 아카이브’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번 호에서는 ‘집(家)’이라는 공간에 모인(集) 사람들을 보여준다. 전시를 준비하는 사람, 전시회 콘텐츠 속의 사람들, 그리고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모두 그 대상이다.
잠시 쉬어갑니다.
<주간 증평>에 대한 아쉬움(?)은 딱 하나이다. 2023년 12월 29일에 발간한 22호를 마지막으로, 상당기간동안 <주간 증평>이 더 이상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주간 증평>의 아키비스트가 “이번 22호를 끝으로 잠시 쉬어갑니다’라는 멘트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주간 증평>이 잠시 쉬고 있다가 불현듯 내 옆에 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실껏 해주기를 기대한다. 아래는 그 간의 <주간 증평>의 제호와 링크다.
<첫 번째 기억>
창간준비호(2020.08.21.) https://jparchives.kr/news/news000/
창간호(2020.08.28.) https://jparchives.kr/news/news001/
2호(2020.09.04.) https://jparchives.kr/news/news002/
3호(2020.09.11.) https://jparchives.kr/news/news003/
4호(2020.09.18.) 역사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04/
5호(2020.09.25.) 마을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05/
6호(2020.10.11.) 학교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06/
7호(2020.09.09.) 군정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07/
8호(2020.10.16.) 가족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08/
9호(2020.10.23.) 교통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09/
<기록의 정원>
10호(2021.12.24.) 증평 아카이빙 https://jparchives.kr/news/news010/
11호(2021.12.31.) 증평의 역사 기록 https://jparchives.kr/news/news011/
12호(2022.01.07.) 증평의 토박이와 교육 https://jparchives.kr/news/news012/
13호(2022.01.14.) 증평기록가 https://jparchives.kr/news/news013/
14호(2022.01.21.) 공동체의 기억과 아카이브 https://jparchives.kr/news/news014/
15호(2022.01.28.) 증평기록 수집전 https://jparchives.kr/news/news015/
<증평역 100년>
16호(2023.05.01.) 증평역 100년 https://jparchives.kr/news/news016/
<증평, ( )집>
17호(2023.09.12.) 전시 개막 https://jparchives.kr/news/news017/
18호(2023.09.26.) 기억과 역사의 터 https://jparchives.kr/news/news018/
19호(2023.10.10.) 노포 이야기 https://jparchives.kr/news/news019/
20호(2023.10.24.) 집과 삶 https://jparchives.kr/news/news020/
21호(2023.11.07.) 군개청 20주년 https://jparchives.kr/news/news021/
22호(2023.12.29.) 과정의 집 https://jparchives.kr/news/news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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