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하고, 일하고, 죽을 것인가

눈 앞으로 불쑥 다가온 미래 앞에서 답해야 할 질문들

2025.07.23 | 조회 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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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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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당신이 상상한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얼마 전, ChatGPT에 인물 사진을 올리고 ‘지브리풍’ 이미지로 변환하는 열풍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고유한 화풍이 AI 모델에 무단 활용되며 저작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창작자의 권리와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출처: 미야자키 하야오 다큐 <꿈과 광기의 왕국>
출처: 미야자키 하야오 다큐 <꿈과 광기의 왕국>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된 미래의 모습, 여러분은 어떤 모습이길 바랐나요? 무의미한 자동 반복 업무, 귀찮은 설거지나 청소 같은 집안일들을 기술로 척척 처리하고 인간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찾아온 미래의 모습은 여전히 인간이 직접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정리해야 하고 식기세척기에 그릇들을 넣고 있는 동안, AI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새 눈 앞으로 성큼 다가온 미래,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요?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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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술의 관계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침범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요? 오늘은 이러한 현실에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를 소개합니다.

 

  오늘의 책 📕 『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


출처: 창비
출처: 창비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영미 SF드라마 <휴먼스>
영미 SF드라마 <휴먼스>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가 대중화된 근미래 시대의 이야기를 그린 영미 SF 드라마 「휴먼스」에서 로라는 자신의 딸로부터 충격적인 질문을 받습니다.

"무엇을 배우든 어차피 인공지능이 더 잘할 텐데 공부를 왜 해야 해?"

의사가 되고 싶었던 딸은 자신이 꿈을 이루기도 전에 인공지능 로봇이 수술을 하고 있을 거라며 낙담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AI 진단 오케스트레이터 MAI-DxO 작동 방식.(마이크로소프트 AI 공식 블로그)
AI 진단 오케스트레이터 MAI-DxO 작동 방식.(마이크로소프트 AI 공식 블로그)

2025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진단 모델인 ‘MAI-DxO’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모델은 실제 전문의 21명의 평균 진단 정확도(약 20%)보다 4배 이상 높은 85.5%의 정확도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진단 정확도 뿐 아니라 진단 비용을 평균 20% 낮추며, 불필요한 검사 및 의료 낭비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촉망받던 직업들조차도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위협받는 시대에 우리와 우리의 다음 세대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능력을 두 가지로 제시합니다. 하나는 '기술을 다루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고유의 능력'입니다.

기술을 다루는 능력이란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문해력'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전달하고 활용하는 '데이터 문해력'을 말합니다. 또한 인간 고유의 능력이란 인간만이 가지는 소프트 스킬(4C: 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사고 능력critical thinking, 협업 능력collaboration, 소통 능력communication)을 의미합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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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상황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능력은 결국 배움의 주체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일수록, 나만의 고유한 관점과 가치관, 그리고 인간적 감수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출처: 한국경제신문(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307844i)
  출처: 한국경제신문(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307844i)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인간 노동자의 모습 대신 로봇들이 대부분의 작업을 담당하는 모습이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체들은 주요 생산 공정에서 로봇 자동화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으며, 반복적 업무 및 위험 작업은 빠르게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일자리가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으로 빠르게 대체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인간은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은 육체노동과 단순노동,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일자리를 대체하고 그 자리에는 정신적 노동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 지식 정보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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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의 인공지능 발달은 인간의 인지적 능력까지 모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모든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까요? 저자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사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 자체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역할과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인간의 고유 영역을 어떻게 보호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할 것인가?


출처: 허블 출판사
출처: 허블 출판사

김초엽 작가의 SF 단편 소설집『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수록된 「관내분실」은 사망한 이들의 기억과 행동 양식을 디지털 데이터(‘마인드’)로 만들어 도서관에 보관할 수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공상과학으로만 느껴지는 이러한 기술은 이미 실제로 구현이 되었습니다.

re;memory 유튜브 <그리운 우리 아빠, AI휴먼으로 다시 만나다>

2022년 6월 공개된 한국의 '리메모리 1'은 자신의 디지털 인격체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AI휴먼 제작서비스입니다. 자신이 죽은 후 남겨질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 인격체를 만들면, 남겨진 사람들은 고인의 이 디지털 인격체를 만나 대화도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인을 재현하고 애도할 수 있도록 돕는 이러한 ‘애도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은 이후 정말로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디지털 불멸이라는 개념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 어쩌면 앞으로 우리는 자신의 사후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까지 유언으로 남겨야만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죽음마저도 기술의 영역이 되어버린 지금, 인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나가며: 기술이 묻고, 인간이 답하다


인공지능 개발 초기에는 기술적이고 철학적인 것들을 질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실과 맞닿은, 우리의 실존과 직결된 문제들을 질문하게 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고, 누구와 대화하며 관계를 맺어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 답을 찾아야 합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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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대한 설명이나 활용법을 소개하지 않습니다. 대신 인공지능 기술이 현재의 삶과 가까운 미래에 어떤 문제와 변화를 불러올지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결국 우리 인간이 내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은 이미 우리에게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제 이것은 인간의 문제이자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우리가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p.39)

우리가 상상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가능하다고 기술은 말합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인공지능의 기술적 가능 여부와 별개로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디까지 제한할지 생각하고 합의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

 


✍️ 작성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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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질문

  • AI가 대부분의 전문 지식을 더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대에, 여러분은 무엇을 배우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 당신이 세상을 떠난 후, 가족들이 당신의 디지털 인격체와 대화할 수 있다면 이를 원하시나요? 진정한 애도와 이별은 무엇일까요?
  • 인공지능에게 사람의 일을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까지 제한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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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탈의 프로필 이미지

    크리스탈

    0
    5 months 전

    요즘 기획 업무에 사용하는 AI뿐 아니라, 영상·이미지 제작용 AI까지 새롭게 접하며 마치 신세계를 마주한 듯한 기분입니다. 저는 디자이너도, 영상 편집자도 아닌데 말이죠. 이제는 가상의 모델을 생성해 제품 촬영조차 필요 없게 되었고,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도 놀라울 만큼 넓어졌습니다. AI를 활용한 지 약 2년쯤 되었지만, 기술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두려움도 함께 느껴집니다. 어쩌면 우리는 끝없이 배워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AI가 닿지 못하는 영역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노트북 하나로 거의 모든 일을 처리하는 지금, 20대 때보다 훨씬 치열하게 배우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SF가 근미래를 상상하는 즐거운 장르였다면, 이제는 많은 기술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어 오히려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드는 때도 많습니다. ‘이게 될까?’에서 ‘곧 되겠지’로 인식이 바뀌는 지금, 변화는 상상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와 있죠. 2030년이 되면 우리는 또 어떤 모습일까요? 얼마나 더 빠르게, 또 얼마나 다르게 변화해 있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ㄴ 답글
  • 마켓빌더의 프로필 이미지

    마켓빌더

    0
    4 months 전

    [질문하는 마음] 옛날 그리스에 소피스트들이 있었습니다.그들은 말했습니 다.“진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너에게 옳은 것이 곧 옳습니다.”진리는 더 이상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었습니 다.사람마다 다르고,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었습니 다. 2천 년이 지나 우리는 새로운 소피스트와 마주하고 있습니다.이름은 AI입니다.부르면 대답하고, 묻지 않아도 설명해줍니다.정확한 듯, 때로는 그럴듯한 거짓도 말합니다.어쩌면 진리는 이제 데이터의 바다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네가 아는 것이 진리입니까?” 그 질문은 오늘 우리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AI가 말할 때, 우리는 질문해야합니다. 이것이 진짜입니까? 그 질문이 우리를 지켜줄 마지막 등불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럼 어찌 되지 않을까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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