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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L | 서울에서 전시보세요?

로컬 문화예술 큐레이션 뉴스레터 EP10.

2026.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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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러 어디로 가세요? 서울로 가나요?

여러분은 전시 보러 어디를 주로 가시나요? 가까이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에 갈 수도 있고, 먼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에 가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주제 혹은 작가의 전시라면 사는 곳에서 멀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가보려고 하는 편인데요. 보통은 그게 서울일 때가 많았습니다.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최근에 방문한 전시는 창원에 위치한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였습니다. 창원에서 일정이 있어서 경남도립미술관의 전시도 함께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시, 기존에 보던 경남도립미술관의 전시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경남도립미술관에서 만난 전시,《알루미늄 오이: 정연두》

 

정연두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의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국내외 곳곳의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작업해온 작가입니다. 이번《알루미늄 오이: 정연두》전시에서는  경남도립미술관 커미션 신작 4점을 포함해 총 36점의 드로잉, 사진, 영상, 조각, 설치, 사운드 작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시는 1937년 소련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떠나야 했던 고려인들의 역사에서 출발합니다. 강제이주 이후의 정착과 한국으로의 재이주까지, 여러 세대에 걸친 이동과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매체로 풀어냅니다. 전시 제목은 고려인 출신 음악가 빅토르 최가 이끈 록밴드 키노의 노래 〈알루미늄 오이〉에서 따왔습니다.

알루미늄 오이, 2026, 싱글채널 4K 영상, 사운드, 컬러, 조각 설치, 59분 17초, 가변설치.
알루미늄 오이, 2026, 싱글채널 4K 영상, 사운드, 컬러, 조각 설치, 59분 17초, 가변설치.

이번 전시에서 특히 좋았던 지점은 경남도립미술관의 *커미션 작품 4점이었습니다. 보통 미술관에서의 기획전시는 작가의 작품들을 기획에 맞춰 재구성하면서 해당 전시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데요. 지역의 미술관에서는 서울에서 한 전시를 가져와서 미술관 상황에 맞춰 재배치하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해당 미술관 공간에 딱 맞는 작품이나 전시라는 느낌을 받기에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의뢰한 커미션 작품이 각 전시관마다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공간과 잘 어울리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커미션 작품: 의뢰자가 창작자(작가)에게 일정 금액의 대가를 지불하고, 원하는 주제나 구도에 맞춰 주문제작을 맡겨 완성된 작품

 

'알루미늄 오이'의 경우엔 알루미늄으로 된 오이 모형의 설치물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전시관 내부에 노래방 조명처럼 빛을 쏘아주는데요. 이 설치물이 돌아가는 순간은 하얀 천 뒤의 영상에서 이주한 고려인들이 노래를 부를 때입니다. 평소에 이 공간에서 전시 작품을 보면 조금은 공간이 텅 비어 있다고 느끼곤 했는데, 이 작품은 공간에 울려 퍼지는 사운드와 빛으로 인해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발효산조 醱酵散調, 2026, 12채널 항아리 조명과 사운드 설치 (전체 60개 항아리), 혼합매체, 11분 52초, 가변 설치.
발효산조 醱酵散調, 2026, 12채널 항아리 조명과 사운드 설치 (전체 60개 항아리), 혼합매체, 11분 52초, 가변 설치.

'발효산조' 작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간을 가득 채운 항아리, 항아리 안에서 음악에 따라 깜박이는 불빛, 은은하게 퍼지는 된장냄새, 벽에 걸린 메주 사진, 바닥의 갈색 카펫. 원래 알던 전시공간이 아닌 새로운 공간으로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 더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 전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활용할지 고민한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전시가 만들어지는 방식

이미 완성된 작품들을 활용한 전시, 특정 공간을 위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한 전시. 두 전시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시나요?

사실 예산의 한계로 인해 매번 모든 전시를 새로운 작품으로 채우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번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알루미늄 오이: 정연두》전시도 미술관의 의뢰로 제작된 신작 4점과 기존 작품을 함께 활용해서 기획된 전시였고요. 중요한 것은 각각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방식과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 사진전《HUMAN MOMENT — ENCORE IN ONYANG》  
  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 사진전《HUMAN MOMENT — ENCORE IN ONYANG》  

현재 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에서는 박용만 작가의 사진전《HUMAN MOMENT — ENCORE IN ONYANG》이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진행되었던 전시이지만 구정아트센터의 공간과 박물관의 외부 조경에 어우러지게 재구성하여 전시해두었습니다.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조경과 건축물 덕분에 그 전시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새롭게 만드는 것도,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그 전시가 놓이는 장소의 환경과 맥락을 얼마나 고려했느냐는 것입니다.

단순히 유명한 전시, 서울에서 성공한 전시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곳에서 관람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전시가 진행되는 그곳에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더 고려한다면 지역 미술관의 가능성 역시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곳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전시 

10월 현재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등 지역 곳곳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미술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 특성상 올해가 지나면 2년 뒤를 기약해야 하는데요. 부산은 11월 1일까지, 창원과 광주는 11월 15일까지 진행됩니다. 날 좋은 가을,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보러 한 번 떠나보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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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로컬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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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모모스커피 본점에서 열린 저녁마실 프로그램에 다녀왔습니다. 

항상 사람들이 가득해서 앉기 어려운 곳이었는데 해당 프로그램으로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예약이 마감되어도 빈자리 알림을 해두면 전날 되니까 자리가 많이 나왔어요.

기회가 된다면 추천합니다!

 

오늘 뉴스테러는 어떠셨나요? 댓글로 생각을 남겨주시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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