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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L | 지역의 정체성은 내가 만든다 [지역 음악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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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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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입니다. 낮의 공기는 습한데 밤에는 추운 요즘입니다.
낮 시간에는 주로 취재를 위해 캥거루처럼 콩콩거리며 동네 곳곳을 누비고, 밤 시간에는 집에서 굼벵이처럼 등이 굽은 상태로 매거진 가내수공업을 하며 짠내나는 이중생활을 나름 즐기고 있습니다. (언제 쩐내나는 거죠?)

엊그제,  <소음을 끄고 영혼을 켜는> 광주의 '무등생각' 행사에서 나의 해방일지 한 편 찍었는데요. 저에게 광주에서의 6월 14일 일요일은 아티스트 '이랑'의 <평범한 사람>이란 노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6월 14일의 온도와 습도, 무등산을 처음 온 날의 설렘과 초록이 주는 위안, 부푼 감정을 타고 들어오는 선율이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가사 하나하나를 깊게 심어주었어요.

같은 문장이어도 노랫말이 될 때,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노랫말 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가 목소리와 멜로디를 통해 전달되니까요.  그래서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노래가 필요합니다.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일 수록 더더욱요. 

 

오늘은 지역 생활담을 담은 [지역 음악 앨범]을 가져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가 선택한 삶의 방식 그리고 그 방식이 노래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이다. 안지원이 사는 곳, 안지원이 사는 곳에서 통과하는 관계와 순간들, 머물렀다 사라지는 사람들, 어쩌다 놓인 사물, 이름 없는 존재들의 감응이 모아 짜인 조직이다. 그 안에는 배제보다 수용이, 계획보다 조응이 우선한다. 이때 집은 더는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 변형 가능하고 열려 있는 서식지가 된다. 여기서 그는 기억을 구성하고, 삶의 리듬을 조율하고, 하나의 태도로서 노래를 조직한다.

  •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

앞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아티스트 안지원 님의 앨범 '아마추어의 집'을 단독으로 소개합니다.
지원씨만의 리듬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진실한 사랑의 목소리로 남해를 노래해요.

안지원 <아마추어의 집>

 

아티스트 소개 | 안지원

2018년에 서울에서 남해로 이주한 지원 씨는, '사람들이 앞을 향해 가는 동안 떨어진 조각'을 주워 노래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것이 EP<아마추어의 집>으로 탄생했습니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일을 사랑하는 지원 씨에겐 수많은 습작곡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남해'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곡이 선정되었습니다.

 

앨범 소개 | 아마추어의 집

지원씨는 EP <아마추어의 집>을 소개하며 아마추어의 뜻을 '조응자'로 전했습니다. 조응(調應)은 서로 어울려 알맞게 호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해라는 지역을 편견이나 낭만처럼 납작한 시선 따위로 재단하기보다, 지역과 조화로운 이야기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저는 이 마음을 '진실한 사랑'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거짓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노력. 그게 사랑이 아니라면 뭘까요?

 

 

앨범에서 묻어나는 솔직 담백한 성격은 인터뷰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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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은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앨범 톺아보기 | 술래잡기, 춘곤증, 방지턱과 할머니, 필주, 도깨비풀

 

술래잡기

지역 이주를 하고 나면 가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허공을 맴도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술래잡기>를 들으면서 이주자의 방황하는 마음이 전달되었달까요. 꼭 이주가 아니어도, 모든 선택에는 반문이나 의심이 따라오곤 하잖아요. 이전의 삶이 떠오르면서 지금이 맞을까 그때가 맞을까.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아침잠에 취한 농담처럼 쉴 새 없이 지나간다"라고 하니 말입니다.

 

춘곤증

우리는 그동안 허망한 것들을 붙잡고 살지 않았는지 묻는 노래로 들립니다. "아, 옷에 비 묻으면 안 되는데, 어제 새로 산 신발인데" 지원 씨는 우리에게 "나를 붙잡지 말아요 나는 봄이에요"라며 싱긋 웃습니다. 마치 방금 잠에서 깬 아이처럼요.

 

방지턱과 할머니

시골에서는 구루마를 밀며 걸어가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도 계신다는 거죠. 거친 흙길, 정비되지 않은 아스팔트, 잘못하면 도랑에 빠지는 길에 할머니가 걸어갑니다. 지원 씨는 다정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천천히!"

 

필주

시골이니까 빈집 많아서 집 구하기 쉽겠지? 라고 말하는 사람은 시골에 안 가본 사람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구한 집이 낡은 집이라면 어떨까요? 하지만, 낡은 집이라고 나쁜 집인 것도, 비싼 집이라고 좋은 집인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가꿔 나가는 집 그 자체가 중요하죠. "좋은 향이 배어있는 것은 그대로" 느끼면서 말이에요.

 

도깨비풀

도깨비풀은 떼어낼 수 있지만, 제법 끈질겨서 하나하나 손가락에 힘을 주어 쏙쏙 뽑아내야 합니다. 마치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풍경 앞에 멈춰 서서 손가락으로 더듬거리는 듯한 곡 <도깨비풀>. 시골의 빈집을 지키는 도깨비풀의 이야기를 단단한 목소리로 전합니다.

 

 

 

 


오늘의 로컬 TMI

우리의 로컬 매거진 금요일에 나옵니다. 어떡하죠?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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