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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발효와 부패의 차이

어떻게 부패까지 사랑하겠어, 발효를 사랑하는 거지

2025.02.14 | 조회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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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STY LETTER "효모의, 효모에 의한, 효모를 위한"

11편. 발효와 부패의 차이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왜 상온에 방치한 우유는 상해서 악취가 나고, 유산균을 첨가한 우유는 맛있는 요구르트로 변할까요?

왜 야생 효모로 만든 맥주를 마셔도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걸까요?

 

이번 Yeasty Letter에서는 발효하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 발효와 부패의 차이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편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먼저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발효부패는 모두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두 현상의 차이점은 바로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물에 있죠.

 

  • 발효: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우리 생활에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경우
  • 부패: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악취를 내거나 유독한 물질을 생성하는 경우

 

즉, 미생물의 작용으로 분해가 일어나 유익한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 반대로 사용할 수 없거나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부패는 발효의 한 형태이지만 주로 단백질 등의 유기물이 분해되며 악취 물질이 생성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식품의 조건과 환경에 따라 바람직하지 않은 미생물이 번식하면 부패가 발생하여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맛 변화
  • 냄새 변화
  • 외형 변화
  • 조직감 변화
  • 위 사항들의 복합적인 변화

 

그림1. 곰팡이가 잔뜩 핀 식빵
그림1. 곰팡이가 잔뜩 핀 식빵

 

한 번쯤 우유를 냉장고에 넣어두는 걸 잊어버려 며칠 동안 방치한 후 심한 악취가 나는 우유를 발견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처럼 우유가 상하는 것은 부패이고, 반대로 요구르트로 변하는 것은 발효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왜 어떤 환경에서는 우유가 상해 버리고 다른 환경에서는 맛있는 요구르트로 변할까요? 그 이유는, 발효를 일으키는 유산균은 특정 조건과 환경에서만 작용합니다. 우유에 필요한 효소와 미생물이 적절히 작용하면 요구르트가 되는 것이죠. 반면, 음식이 자연 상태에 방치되면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이 번식하게 됩니다.

 

그림2. 쿨쉽(coolship)의 모습출처. Tom Bastin, 'Coolship at Hook Norton Brewery', CC BY 2.0
그림2. 쿨쉽(coolship)의 모습
출처. Tom Bastin, 'Coolship at Hook Norton Brewery', CC BY 2.0

 

예를 들어, 많은 분들이 야생 효모로 발효시킨 쿨쉽(coolship) 맥주를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쿨쉽을 이용해 발효한 맥주가 안전한 이유는 맥즙이 단순히 자연에서 부패한 것이 아니라 맥즙 내에서 자랄 수 있는 특정 미생물이 발효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에탄올은 유해 미생물들을 사멸시켜 안전한 음료를 만들어줍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야생 효모로 만든 맥주를 마실 때마다 식중독에 걸리는 사람들이 발생했을 것입니다. 

 


[ 쿨쉽(Coolship) 이란? ]

 

쿨쉽은 전통적으로 맥주 생산에 사용되던 양조 장비 중 하나 입니다. <그림 2>에서 보시다시피 넓고 평평하며 상단이 열려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냉각 장비가 발달하기 전, 맥즙을 빠르게 식히기 위해 얇고 넓게 제작 되었으며 전통적으로는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는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철이나 구리 등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쿨쉽으로 식힌 맥즙은 공기에 노출되어 다양한 미생물들이 혼입되지만, 이후 밀폐된 발효 용기에 옮겨지면서 이미 자라 있던 미생물들이 맥즙을 발효시켜 복합적인 맛의 맥주를 만들어냅니다.


 

때로는 부패가 유익한 발효로 전환되기도 하며 반대로 발효가 지나치게 진행되면 부패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를 미생물을 이용해 메탄 가스와 같은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은 쓸모없던 부패가 유용한 발효로 바뀐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스스로를 기준으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듯, 발효와 부패도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부패균으로 정해진 미생물의 '속마음'도 한 번 엿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SB

 

참고 문헌.

1. 네이버 지식백과 '부패 vs 발효' 

2. 네이버 지식백과 '발효 식품'

3. 네이버 지식백과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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