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 OA엔터테인먼트(제니 소속사)를 읽었다.
설립 3년 차, 매출 238억, 영업이익률 1.6%. 글로벌 아티스트의 기획사답게 외화 매출이 크고 해외 에이전시 수수료가 비용 구조를 압박하는 구조였다.
이번엔 완전히 다른 유형의 회사를 본다.
주식회사 물고기뮤직. 임영웅의 소속사다. 2015년 설립, 올해로 11년 차다. 그런데 처음부터 '임영웅의 기획사'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다. 이 회사의 역사부터 짚고 들어가야 재무제표가 제대로 읽힌다.
목차
- 이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 역사와 지분 구조
- 4개년 누적 실적 — 1,326억 매출, 434억 영업이익
- 매출 구조 해부 — 320억의 정체
- 임영웅에게 나간 돈과 돌아온 돈 — 용역비 629억과 배당금
- 영업이익률 33%의 비결 — 비용 통제의 구조
- 재무상태표 — 이 회사의 진짜 실력
- 연예 기획사가 주식을 136억 샀다 — 자산 운용 전략의 변화
- 자본금 4,000만 원, 4년째 그대로 — 순수 본업 자본의 증거와 이익잉여금
- 차입금, 법인세, 기부금 — 이 회사가 돈을 다루는 방식
- 운영 전략: OA엔터와 무엇이 다른가
- 물고기뮤직 재무제표에서 배우는 것
01. 이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 역사와 지분 구조
주석 1번을 보면 이렇게 나온다.
당기말 현재 회사의 자본금은 40,000천원으로 주주는 대표이사 신정훈 외 2인(50%), 임영웅(50%)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고기뮤직은 임영웅 50%, 신정훈 외 2인 합산 50% 구조다. OA엔터(제니 100%)와 첫 번째로 다른 점이 여기서 나온다. 주의할 것은 경영진 측 50%가 신정훈 대표 단독 보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정훈 외 2인'이 합산해서 50%를 나눠 가진 구조이므로, 신정훈 개인의 지분율은 50%보다 낮다.
그런데 이 회사의 역사를 알면 이 지분 구조가 더 잘 이해된다.
물고기뮤직은 원래 임영웅만을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었다. 2015년 설립 당시 대표 아티스트는 가수 JK김동욱이었다. 그런데 2015년 말, JK김동욱이 계약 만료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세렝게티의 유정균 등 여러 뮤지션들이 소속됐다가 계약이 끝나면서 하나씩 나갔다. 그러다 어쩌다 보니 임영웅 한 명만 남은 구조가 된 것이다.

이 회사를 '임영웅을 위해 설계된 1인 기획사'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수 아티스트 기획사로 시작했다가 결과적으로 임영웅 중심 구조가 된 회사다. 지분 50/50도 이 역사의 산물이다. 신정훈 대표 측은 창업 시점부터 사업을 구축해온 경영 파트너이지, 임영웅이 나중에 합류해 지분을 나눈 것이 아니다.
임영웅의 계약 구조도 OA엔터와 다르다. 보통 대형 기획사는 아티스트를 영입하거나 재계약을 맺을 때 거액의 전속계약금을 지급하고, 이를 재무상태표에 '무형자산'으로 올린 뒤 계약 기간에 걸쳐 나누어 비용(상각비) 처리한다. 계약이 도중에 파기되면 남은 금액을 '손상차손'이라는 손실로 한 번에 털어내기도 한다.
그런데 물고기뮤직의 재무상태표에는 무형자산이 아예 없다. 이는 거액의 선급 전속계약금을 주고받는 거래가 없었거나, 있었다 하더라도 이미 전액 상각되어 장부상 0원이 된 것이다. 무명 시절부터 함께해온 오랜 파트너십이기에 거액의 '계약금 묶기' 없이도 끈끈한 계약 구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회계적 증거다.
팬들 사이에서 물고기뮤직에 대한 불만이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명 시절부터 함께해온 매니지먼트라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 단순히 '1인 기획사'라는 구조를 넘어, 오랜 파트너십으로 유지되는 관계다.
02. 4개년 누적 실적 — 1,326억 매출, 434억 영업이익
2025년 한 해만 보면 좋은 회사다. 4개년을 통으로 보면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나온다.
| 연도 | 영업수익 | 용역비(아티스트 정산)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당기순이익 | 법인세 |
|---|---|---|---|---|---|---|
| 2022년 | 356억 원 | 136억 1,363만 원 | 126억 원 | 35.4% | 96억 985만 원 | 27억 원 |
| 2023년 | 360억 원 | 192억 6,000만 원 | 113억 원 | 31.4% | 85억 3,182만 원 | 23억 원 |
| 2024년 | 289억 원 | 154억 9,454만 원 | 88억 원 | 30.6% | 70억 9,262만 원 | 18억 7,000만 원 |
| 2025년 | 320억 원 | 145억 6,428만 원 | 106억 원 | 33.2% | 93억 4,658만 원 | 24억 5,217만 원 |
| 4개년 합계 | 1,326억 원 | 629억 3,632만 원 | 434억 원 | 32.7% | 약 346억 원 | 93억 5,000만 원 |
숫자를 보는 순간 이 회사가 무엇인지가 보인다.
4년 동안 누적 매출 1,326억. 그 중 절반에 가까운 629억을 아티스트에게 정산금으로 지급했다. 그러고도 회사에 남은 영업이익이 434억이다. 4년 평균 영업이익률 32.7%.
매출 정점은 2023년 360억이었다. 2024년 289억으로 한 차례 줄었다가 2025년 320억으로 반등했다. 공연·음반 중심 수익은 아티스트 활동 일정에 따라 출렁이지만, 매년 100억 안팎의 영업이익이라는 바닥이 유지됐다.
대형 기획사들이 수십 명의 아티스트를 굴려도 적자를 내는 해가 있다. 물고기뮤직은 단 한 명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지켜냈다.
03. 매출 구조 해부 — 320억의 정체
손익계산서의 매출 항목을 보면 이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한눈에 보인다.
| 항목 | 2025년(당기) | 2024년(전기) |
|---|---|---|
| 영업수익 합계 | 320억 1,662만 원 | 289억 56만 원 |
| 음원·음반·공연수입 | 195억 5,610만 원 (61%) | 224억 764만 원 (78%) |
| 미디어콘텐츠수입 | 67억 4,317만 원 (21%) | 4억 7,142만 원 (2%) |
| 광고수입 | 21억 3,333만 원 (7%) | 33억 4,551만 원 (12%) |
| 임대료수입 | 1억 7,000만 원 | 1억 4,500만 원 |
| 기타수입 | 34억 1,402만 원 | 25억 3,043만 원 |
전년 대비 약 11% 성장했다. 그런데 성장보다 구조 변화가 더 흥미롭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콘텐츠수입의 폭발적 증가다. 2024년 4억 7,142만 원이었던 것이 2025년에 67억 4,317만 원으로 14배 넘게 뛰었다. 전체 매출 비중도 2%에서 21%로 올라갔다.
반면 음원·음반·공연수입은 195억으로 감소했다. 2024년 224억에서 줄어든 것이다. 광고수입도 33억에서 21억으로 낮아졌다.
이 두 가지 변화를 함께 읽으면 방향이 보인다. 공연·음반 중심에서 콘텐츠·미디어 중심으로 수익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 1편에서 배운 개념: 음원·공연이 아티스트 활동 일정에 종속된 변동성 높은 매출이라면, 미디어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반복 수익에 가깝다. 이 비중이 높아질수록 매출 안정성이 올라간다.
04. 임영웅에게 나간 돈과 돌아온 돈 — 용역비 629억과 배당금
4년간 629억, 정산금의 실체
OA엔터에서는 특수관계자 거래 항목에서 아티스트 정산금을 찾았다. 물고기뮤직은 손익계산서 영업비용에 직접 나온다.
용역비(주석 21): 2025년 145억 6,428만 원, 2024년 154억 9,454만 원

주석 21번을 보면 이 용역비의 내용이 공시된다.
특수관계자: 소속 아티스트 (관계: 주주) / 당기 용역비: 145억 6,428만 원
소속 아티스트가 주주로 등록되어 있고, 그 아티스트에게 나간 용역비 전액이 공시된 것이다. 임영웅이 수령하는 정산금의 실체가 이 항목이다.
4개년으로 확장해서 보면 이 회사의 정산 방식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 연도 | 영업수익 | 용역비 |
|---|---|---|
| 2023년 | 360억 원 | 192억 6,000만 원 |
| 2024년 | 289억 원 | 154억 9,454만 원 |
| 2025년 | 320억 원 | 145억 6,428만 원 |
실제 정산은 총 매출에서 바로 배분하는 방식이 아니다. 매출에서 아티스트 활동에 필요한 비용들을 먼저 차감한 뒤, 남은 금액을 기준으로 정산이 이루어진다. 재무제표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영업비용 213억에서 용역비(정산금) 145억을 뺀 나머지 약 68억이 전부 아티스트 정산에 들어가는 직접 비용이라고 가정하면, 실질 정산 기준 금액은 이렇게 된다.
영업수익 320억 - 아티스트 관련 직접 비용 약 68억
= 정산 기준 금액 약 252억
용역비 145억 ÷ 정산 기준 금액 252억 ≈ 57.5%
비용을 제한 실질 정산 기준으로 보면 57~58% 수준이다. 음원· 음반 항목의 업계 정산율이 통상 50%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연· 매니지먼트·광고 등 나머지 항목의 정산율이 70~80% 수준에서 합산된 결과로 보여진다.
4년 누적 629억이 아티스트에게 돌아갔다. 1원도 숨기지 않고 특수관계자 거래로 공시된 금액이다.
OA엔터(제니)와 비교하면 공시 방식의 차이가 보인다. OA엔터는 매출원가 내 특수관계자 거래로, 물고기뮤직은 영업비용 내 용역비로 직접 표기한다. 어느 쪽이든 재무제표를 읽으면 실질 정산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임영웅에게 돌아오는 두 번째 경로 — 배당금
임영웅이 이 회사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경로는 용역비 하나가 아니다.
자본변동표를 보면 2025년 중간배당금이 20억 지급됐다. 임영웅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배당금의 절반인 10억을 수령했다.

| 수익 경로 | 2025년 |
|---|---|
| 아티스트 용역비 | 145억 6,428만 원 |
| 중간배당(지분 50%) | 약 10억 원 |
| 합계(추정) | 약 155억 원 이상 |
OA엔터와 비교하면 구조적 차이가 명확하다.
제니는 OA엔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순이익 전부가 제니의 몫이다. 용역비는 95억이었고, 이익잉여금은 12억이다. 회사에 돈이 많이 남지 않는 구조다.
임영웅은 지분 50%다. 배당을 받을 때는 절반만 받는다. 그 대신 용역비로 145억을 받는다. 그리고 회사에는 이익잉여금 360억이 쌓여 있다. 이 중 절반은 신정훈 측 주주의 몫이기도 하다.
두 구조 모두 정답은 없다. 어떤 계약을 맺었느냐, 어떤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05. 영업이익률 33%의 비결 — 비용 통제의 구조
물고기뮤직의 영업이익률이 이례적으로 높다.
| 항목 | 2025년 | 2024년 |
|---|---|---|
| 영업수익 | 320억 1,662만 원 | 289억 56만 원 |
| 영업비용 | 213억 9,081만 원 | 200억 5,209만 원 |
| 영업이익 | 106억 2,582만 원 | 88억 4,791만 원 |
| 영업이익률 | 33.2% | 30.6% |
영업이익률 33%다. 4대 엔터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던 JYP도 20%대였다.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왜 이런 숫자가 나오는가. 영업비용 항목을 뜯어보면 답이 있다.
| 비용 항목 | 2025년 | 2024년 | 변화 |
|---|---|---|---|
| 용역비(아티스트 정산) | 145억 6,428만 원 | 154억 9,454만 원 | ↓ 감소 |
| 보험료 | 17억 6,450만 원 | 15억 7,800만 원 | ↑ 증가 |
| 앨범제작비 | 13억 5,252만 원 | 5억 9,045만 원 | ↑ 2배↑ |
| 시설 대관료 | 7억 7,300만 원 | 145만 원 | ↑ 급증 |
| 아티스트 활동비 | 5억 4,947만 원 | 9,071만 원 | ↑ 6배↑ |
| 급여 | 9억 5,888만 원 | 9억 2,512만 원 | 안정적 |
| 접대비 | 4,090만 원 | 1억 4,796만 원 | ↓ 72% 감소 |
영업이익률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것은 용역비(아티스트 정산금)의 감소다. 2024년 154억에서 2025년 145억으로 약 9억이 줄었다. 동시에 매출은 31억 늘었다. 매출 증가분이 비용 증가분보다 컸다.
반면 앨범제작비는 5억 9천만 원에서 13억 5천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시설 대관료는 145만 원에서 7억 7천만 원으로 폭증했다. 아티스트 활동비도 6배 증가했다. 공연·앨범 퀄리티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비핵심 비용은 통제하는 구조다.
이것이 이 회사의 비용 철학이다. 써야 할 곳에는 쓰고, 줄일 수 있는 곳은 줄인다.
06. 재무상태표 — 이 회사의 진짜 실력
재무상태표를 열면 10년이 어떻게 쌓였는지가 보인다.
| 항목 | 2025년 | 2024년 |
|---|---|---|
| 자산 총계 | 416억 1,984만 원 | 333억 669만 원 |
| 유동자산 | 168억 3,228만 원 | 118억 2,012만 원 |
| 비유동자산 | 247억 8,756만 원 | 214억 8,657만 원 |
| 부채 총계 | 55억 942만 원 | 45억 4,286만 원 |
| 자본 총계 | 361억 1,041만 원 | 287억 6,383만 원 |
| 자기자본비율(당기) | 86.7% | — |
총자산 416억 중 자본이 361억이다. 자기자본비율 86.7%다. 빚이 거의 없는 회사다.
유동자산 168억의 구성을 보면 이 회사가 현금을 어떻게 쌓아두는지가 바로 보인다.

| 유동자산 항목 | 2025년 |
|---|---|
| 현금 및 현금성자산 | 41억 5,363만 원 |
| 단기금융상품(정기예금) | 64억 2,581만 원 |
| 단기매매증권 | 44억 8,467만 원 |
| 외상매출금 | 15억 9,179만 원 |
| 기타 | 2억 7,688만 원 |
현금·단기금융상품·단기매매증권을 합산하면 현금성 자산만 150억이 넘는다. OA엔터의 현금성 자산이 4억에 불과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비유동자산에는 토지 88억 8,877만 원, 건물 39억 4,130만 원, 합계 128억 3천만 원이 넘는 부동산이 잡혀 있다. 장기금융상품에도 79억 7,225만 원이 있는데, 이 중 저축성보험이 77억 7,476만 원이다.

이 회사는 번 돈을 부동산, 보험, 정기예금, 주식으로 분산해서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라 번 돈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구조다. 이 운용 방식이 다음 챕터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07. 연예 기획사가 주식을 136억 샀다 — 자산 운용 전략의 변화
물고기뮤직은 원래 보수적인 자산 운용 회사였다. 2022년 마포 사옥 토지와 건물을 88억에 매입하고, 정기예금과 저축성보험에 현금을 묶어두는 방식이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그런데 2025년 감사보고서 주석 5번을 보면 전혀 다른 신호가 잡힌다.

| 구분 | 기초 | 취득 | 처분 | 평가 | 기말 |
|---|---|---|---|---|---|
| 단기매매증권(지분증권) | — | 122억 1,633만 원 | (93억 5,469만 원) | 1억 7,738만 원 | 30억 3,902만 원 |
| 단기매매증권(채무증권) | — | 14억 4,566만 원 | — | — | 14억 4,566만 원 |
| 합계 | — | 136억 6,199만 원 | (93억 5,469만 원) | 1억 7,738만 원 | 44억 8,467만 원 |
2025년 한 해 동안 주식과 채권을 136억 6,199만 원어치 사고, 93억 5,469만 원어치 팔았다. 그 과정에서 단기매매증권평가이익 1억 7,738만 원, 처분이익 9억 4,106만 원이 발생했다. 금융 투자로만 11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재무상태표상 2024년 말 단기매매증권 잔액이 0원으로 보이는 이유는 별도다. 주석 5번 증감내역을 보면 2025년 초(기초) 시점에 이미 지분증권 122억 원 상당이 존재했음이 확인된다. 이전부터 보유·거래해오던 자산군이 기말 기준으로 유동자산에 재분류된 결과다.
엔터 기획사가 1년에 주식을 136억 사고 93억 파는 회전율은 단순 파킹 자산이 아니다. 정기예금과 저축성보험 중심의 수동적 자산 보유에서, 주식·채권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운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08. 자본금 4,000만 원, 4년째 그대로 — 순수 본업 자본의 증거와 이익잉여금
재무상태표 자본 항목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숫자는 360억의 이익잉여금이 아니라 사실 4,000만 원짜리 자본금이다.
| 연도 | 자본금 | 자본잉여금 | 자본조정 | 이익잉여금 | 자본 총계 |
|---|---|---|---|---|---|
| 2022년 말 | 4,000만 원 | — | — | 170억 9,939만 원 | 171억 3,939만 원 |
| 2023년 말 | 4,000만 원 | — | — | 236억 3,121만 원 | 236억 7,121만 원 |
| 2024년 말 | 4,000만 원 | — | — | 287억 2,383만 원 | 287억 6,383만 원 |
| 2025년 말 | 4,000만 원 | — | — | 360억 7,041만 원 | 361억 1,041만 원 |
자본금은 4년 내내 4,000만 원. 단 1원도 변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자본잉여금과 자본조정 계정이 4년 내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상증자도 없고, 외부 투자 유치도 없고, 주식 장난도 없다. 회사 몸집이 커지는 방식이 오직 하나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이 이익잉여금으로 쌓이는 것.
2022년 말 170억 9,939만 원이던 이익잉여금이 2025년 말 360억 7,041만 원으로 불었다. 4년간 증가액 189억 7,102만 원. 이 기간 배당금 지급이 75억(2022년 15억 + 2023년 20억 + 2024년 20억 + 2025년 20억)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본업에서 번 누적 순이익은 346억 안팎이다.
자본금 4,000만 원짜리 회사가 외부 자본 없이 4년 만에 이익잉여금을 190억 가까이 불린 것이다.
이것을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보면: 이익잉여금은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벌어 쌓아둔 순이익의 누적 합계다. 물고기뮤직은 2015년 설립 이후 10년이 지나는 동안 이 숫자를 360억까지 키웠다. 자본변동표를 보면 매년 50~70억씩 이익잉여금이 늘고 있다. 2025년 중간배당 20억을 주고도 이 속도다.
09. 차입금, 법인세, 기부금 — 이 회사가 돈을 다루는 방식
재무제표에는 회사가 돈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빚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 이익의 일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물고기뮤직의 이 세 가지 항목은 하나의 일관된 철학을 보여준다.
차입금 — 남은 25억은 2026년 만기다
주석 12번(차입금)을 보면 이렇다.

| 차입처 | 구분 | 이자율 | 2025년 잔액 | 2024년 잔액 |
|---|---|---|---|---|
| 기업은행 | 중소기업시설자금대출 | 3.479% | 25억 원 | 25억 원 |

두 연도 모두 잔액이 25억으로 동일하다. 그런데 재무상태표에서 차이가 있다. 2024년에는 비유동부채(장기차입금) 25억이었는데, 2025년에는 유동부채(단기차입금) 25억으로 재분류됐다. 차입금을 상환한 게 아니라 만기가 1년 이내로 가까워지면서 계정을 이동시킨 것이다. 이 25억은 2026년 전액 만기 상환 예정이다.
2025년 중 차입금을 추가로 갚은 것은 없다. 빚은 그대로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부채 축소 과정은 언제 일어났는가. 현금흐름표를 보면 2024년 재무활동에서 단기차입금 25억, 장기차입금 15억, 합계 40억을 상환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2년 기업은행 차입금이 65억이었고, 2024년까지 40억을 갚아 25억이 남은 구조다. 건물을 사고 빚도 함께 갚아온 회사다.

현금성 자산 150억을 보유하고 있어 상환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 그동안 저축성보험 등 금융상품을 유지하면서 3.479% 이자를 내는 것이 중도 해지 손실보다 유리했기 때문에 차입금을 유지해온 것이다. 영업비용에 보험료가 17억이나 잡히는 엔터 기획사는 매우 드물다. 이것이 이 회사의 자산 운용 스타일을 보여주는 가장 독특한 항목이다.
법인세 93억과 기부금 7억 — 투명 납세의 기록
엔터 기획사들이 몸집이 커지고 이익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게 보통 '절세'다. 어떻게든 세금을 줄여보려고 해외법인을 세우거나, 사적 비용을 회사 경비로 밀어 넣는 꼼수를 쓰다가 세무조사 뉴스에 이름을 올리는 기획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런데 물고기뮤직의 '법인세비용' 계정은 미련할 정도로 묵직하고 정직하다.
| 연도 | 법인세비용 | 기부금 |
|---|---|---|
| 2022년 | 27억 원 | 2억 원 |
| 2023년 | 23억 2,000만 원 | 2억 원 |
| 2024년 | 18억 7,000만 원 | 1억 원 |
| 2025년 | 24억 5,217만 원 | 2억 원 |
| 4개년 합계 | 93억 5,000만 원 | 7억 원 |
4년 동안 누적 매출 1,326억 원을 올리는 동안 국가에 낸 세금만 93.5억 원이다. 매년 평균 23억 원대의 세금을 세법에 정해진 대로 납부했다는 뜻이다. 비용 처리를 대충 하거나 가공의 항목을 만들어 세금을 깎아내려는 흔적이 재무제표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영업외비용 항목을 보면 또 하나의 숫자가 잡힌다. '기부금'이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억~2억 원씩, 4년간 총 7억 원의 현금을 기부금 명목으로 꾸준히 지출했다. 일회성 생색내기 기부가 아니라, 회사 성장에 맞춰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규칙적인 흐름이다.

엔터 기획사에게 가장 치명적인 비재무적 리스크 중 하나가 바로 세무조사다. 물고기뮤직은 압도적인 현금 체력을 바탕으로 꼼수 없는 납세를 선택함으로써 잠재적인 탈세 리스크를 원천 차단했다.
10. 운영 전략: OA엔터와 무엇이 다른가
두 회사를 나란히 놓으면 엔터 기획사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 항목 | 물고기뮤직(임영웅) | OA엔터(제니) |
|---|---|---|
| 설립 연도 | 2015년 (11기) | 2023년 (3기) |
| 설립 배경 | 다수 아티스트 기획사 → 결과적으로 임영웅 중심 | 아티스트 활동 목적으로 설립 |
| 아티스트 지분 | 50% | 100% |
| 대표이사 | 신정훈(창업 경영인) | 박나나(어머니) |
| 연매출 | 320억 원 | 238억 원 |
| 영업이익률 | 33.2% | 1.6% |
| 이익잉여금 | 361억 원 | 12억 원 |
| 현금성 자산 | 150억 원 | 4억 원 |
| 아티스트 정산 방식 | 영업비용 내 용역비(145억, 매출의 45.5%) | 특수관계자 매출원가(95억, 매출의 40%) |
| 무형자산(전속계약금) | 없음 | 상표권·저작권 소액 |
| 주주차입금 | 없음 | 28억(무이자) |
| 배당 | 20억 지급(아티스트 10억 수령) | 없음 |
| 자기자본비율 | 86.7% | 8.8% |
| 부동산 보유 | 128억 3천만 원(토지+건물) | 없음 |
| 자산 운용 | 부동산+보험+정기예금+주식 분산 | 선급비용 중심(미래 활동 선투자) |
| 차입금 성격 | 금융기관(이자 3.479%) | 주주(무이자) |
운영 전략의 핵심적인 차이는 자산 운용 방향이다.
OA엔터는 자산의 대부분이 선급비용(116억)으로 묶여 있다. 미래 활동을 위해 미리 대가를 지급하고, 활동이 완료되면 매출로 전환하는 구조다. 현금이 4억밖에 없지만 선수금 132억이 들어와 있고, 제니가 직접 회사에 28억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관리한다. 설립 3년 차 글로벌 아티스트의 공격적 활동 준비 구조다.
물고기뮤직은 반대다. 현금성 자산 150억, 부동산 128억, 저축성보험 77억. 번 돈을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 보유하면서 점진적으로 부채를 줄이고 있다. 10년 동안 쌓아온 안정화된 구조다.
이 차이는 어느 쪽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다. 회사의 나이, 아티스트의 활동 방식, 주주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11. 물고기뮤직 재무제표에서 배우는 것
물고기뮤직을 통해 확인한 것들을 정리한다.
① 용역비는 정산금의 공식 명칭이다. 특수관계자 주주인 아티스트에게 나간 용역비가 정산금의 실체다. OA엔터와 표기 방식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
② 정산율은 총 정산금 ÷ 영업수익으로 추정한다. 물고기뮤직 2025년 기준 45.5%. 매출이 늘고 정산금이 줄어든 것은 계약 구조 변화를 시사한다.
③ 지분 구조가 배당 수익을 결정한다. 임영웅은 지분 50%이기 때문에 배당 시 절반만 받는다. 용역비와 배당금, 두 경로를 합산해야 실질 수익이 보인다.
④ 자본금이 그대로라는 것이 정보다. 4년 내내 4,000만 원. 외부 자본 유입 없이 본업만으로 이익잉여금을 190억 불린 구조다.
⑤ 이익잉여금은 회사의 역사다. 10년 동안 쌓인 360억은 꾸준한 이익의 증거다. 1인 기획사의 지속 가능성은 여기서 측정된다.
⑥ 무형자산이 없다는 것도 정보다. 전속계약금이 재무상태표에 무형자산으로 자산화되어 있지 않다. 오랜 파트너십 구조의 회계적 증거다.
⑦ 자산 운용 방식이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 저축성보험 77억, 정기예금 64억, 단기매매증권 44억, 부동산 128억. 이 구성이 10년 된 기획사의 자산 관리 방식이다. 그리고 2025년부터 주식·채권 시장에 적극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꼼수 없는 '정석'이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물고기뮤직의 재무제표 전체를 다시 보면, 임영웅과 신정훈 대표는 이 회사를 단단하게 운영하고 있다.
설립 11년 차, 4개년 누적 매출 1,326억에 누적 영업이익 434억. 단 한 명의 아티스트로 대형 기획사마저 제치는 33%대 영업이익률을 4년 연속 지켜낸 것은 엔터 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이례적인 일이다.
구조는 무결점에 가깝다. 자본금 4,000만 원짜리 회사가 외부 투자 유치나 주식 장난 한 번 없이 오직 본업으로만 360억의 이익잉여금을 쌓아 올렸다. 장부상 무형자산(전속계약금)이 zero라는 건 거액의 선급금 묶기 없이도 오랜 신뢰로 유지되는 끈끈한 파트너십의 회계적 증거다. 빚은 거의 없고(자기자본비율 86.7%), 저축성보험과 정기예금 등 150억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쟁여둔 채 2025년부터는 주식·채권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산 운용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4년간 국가에 낸 93.5억의 법인세나 매년 꼬박꼬박 지출한 7억의 기부금을 두고 비용 통제가 너무 보수적인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미련한 게 아니라 가장 똑똑한 리스크 관리다. 엔터 기획사를 한 방에 무너뜨리는 두 가지 치명타, 즉 '아티스트 정산 분쟁'과 '탈세 세무조사'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정석 경영이기 때문이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