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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의 숨 막히는 순간: 지역은 그 곁에 존재하는가

노인복지분과 분과장 이은성

2026.05.05 | 조회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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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와 지역사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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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를 떠올리면 사람들은 흔히 갑자기 숨이 막히는 것’, ‘머리와 가슴이 아파오는 것정도를 먼저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공황장애의 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바꿔버린다. 예기치 못한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불안감 및 죽을 것 같은 공포, 가슴 두근거림, 흉통, 발작 등의 신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당사자들의 삶을 오래 붙잡는 것은 그 증상 발현 이후에 또 예상치 못하게 찾아올 것들에 대한 불안과 회피일지도 모른다.[1] 다시 그런 상황이 오면 어쩌지, 너무 유난스럽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두려움이 축적되어 당사자들은 점차 장소를 피하고, 관계를 피하고, 결국 자기 삶의 반경을 스스로 줄이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그들은 쉽게 고립에 빠지게 된다.

공황장애는 꼭 병원 안에서만 다뤄져야 할까? 물론 병원이 진단과 치료의 출발점이지만, 공황 증세가 실제로 발현할 수 있다고 느끼는 공간은 언제나 지역사회 안에 있다. 여러분이 흔히 마주하는 집 앞 버스정류장, 지하철 승강장, 편의점, 강의실, 엘레베이터 같은 생활의 장면 속에서 공황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문에 공황장애 당사자의 회복은 약 처방만으로 완성되기 어렵고, 그 사람이 다시 지역 안으로 걸어들어올 수 있도록 만드는 주변의 이해와 전달체계가 필요하다.

대한불안의학회에 따르면, 공황장애 및 그에 따른 다른 질병들이 유병되었을 때 약물치료와 더불어 인지행동치료가 대부분의 당사자들에게 적절하고, 더 복합적인 상태에서는 고도로 맞추어진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하여야 적절한 회복이 이루어짐[2]​을 강조한다. 미국정신의학회(APA), 캐나다정신의학회(CPA), 영국정신의학회(BAP)에서도 인지행동치료의 효과성을 인정하였으며 이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 자극감응 노출, 교육, 호흡재훈련 등 - 가 존재한다. 이는 공황장애가 개인의 가벼운 불안에서 비롯되는 문제라고 보기에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앓고 있지만, 풀리지 못하는 실마리

그렇다면 지금 우리 지역사회는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예전보다 공황장애라는 이름은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공황장애는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통해 다스릴 수 있는 영역이라는 인식도 어느 정도 퍼졌다. 지역사회 안에서 대중매체가 자리 잡은 역할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연예인들이 대중매체에서 자신이 공황장애를 앓은 사실에 대해 고백하고 치료받았다는 점을 공개하는 모습들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전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었다[3]​고 판단하기도 한다. 이 점만 놓고 봤을 때, 당사자들이 공황장애를 인식하는 수준이 조금은 달라졌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름을 안다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인식을 뜻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 심지어 자신이 공황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당사자마저도 여전히 공황장애를 예민함’, ‘스트레스에 쉽게 무너지는 성격’, ‘마음이 약한 결과정도로 축소해서 받아들인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자리를 급히 피하거나, 특정 공간에 들어가기를 망설인다거나, 숨이 조금 가쁘다고 호소하면 우리는 긴장하지 말라는 식으로 가볍게 여긴다. 이러한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인식과 더불어 지역사회 내 현장의 인프라 부족 및 인력 과부하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실태를 고려했을 때, 위험행동이 즉각 보이지 않는 공황장애 당사자들을 지역에서 포착하는 것은 어려울 것[4]​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서비스 전달체계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가 존재하고, 관련 기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보건복지부 및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도 찾아만 본다면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황장애 당사자가 치료를 위해 그 문턱을 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 연계 현황을 연구한 한 보고서는 정신의료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재활시설로 이어지는 연계 구조가 파편화되어 있고, 지역사회 복지자원과의 연계로도 잘 이뤄지지 않아 공백이 생기며, 그에 대한 돌봄이 가족의 몫으로 남겨지는[5]​ 점을 지적했다. 공황장애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병원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지역의 돌봄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서비스를 찾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다시 학교·직장에 가고, 다시 정신건강서비스 전달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다시의 문제를 누가 함께 동행해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 현재의 체계는 여전히 정보 제공과 기관 소개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생활의 현장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연결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공황장애를 보듬어야 할 방향성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노력으로는, 공황장애에 대한 지식과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당사자 가까이에 배치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방향성을 우리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첫째, 조기이해와 조기연결

공황장애 당사자는 처음 발작을 겪을 때 자신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이것이 공황장애의 증상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심장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먼저 의심하여 검사를 반복하다가 뒤늦게 정신건강의학과에 도달하여 자신이 공황장애임을 인식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길어질수록 공황장애 증상 발현에 대한 공포 기억은 강화되고 회피도 굳어진다. 따라서 학교 보건실이나 위클래스, 사내 사회복지 업무 체계, 보건소, 복지관 수준에서 공황발작의 기본 이해와 정신건강서비스 연계가 더 일찍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둘째, 생활 중심 사례관리

공황장애 당사자에게 필요한 것은 병원에 가보세요라는 한마디를 넘어서는 것이다. 공황장애 당사자들의 치료, 재활, 복귀의 의료적·사회적 욕구에 맞춰 개별화된 회복계획 하에 선호에 따른 프로그램 참여, 지역사회 내 독립생활 영위를 위한 지지망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6] 가령 대중교통 이용이 두려운 사람에게는 이동 연습과 동행 체계를, 직장 복귀가 두려운 사람에게는 업무 환경 조정 방법을,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에게는 보호자 체계도 동원하여 과잉반응을 줄이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맞춤형 지원 하에서 공황장애가 다뤄져야 삶을 되찾는 지원으로 한층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디지털 자원의 활용

공황장애 당사자는 낯선 장소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치료방법이 초기 문턱을 낮추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치료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정보제공, 자가진단, 감정상태 기록을 위한 다이어리 기록 및 실시간으로 사용자 위치를 조회하여 공황을 일으킨 장소가 기록되었을 때 알람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포함하여 당사자가 스스로 상태를 관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7] 이 외에도 3차원 세계에서 진행하는 가상현실치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기에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시도가 도입될 명분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이는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지역사회 내 서비스 전달체계로의 접근이 어려운 당사자에게 첫 연결의 손잡이가 되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어플리케이션의 일부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어플리케이션의 일부

제시한 방향성 말고도 고려해야 할 수많은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공황장애 당사자는 현재의 공포로 인해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이는 특별한 것이 아니며, 그저 남들보다 먼저, 더 선명하게 불안을 맞닥뜨린 사람일 수 있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속도, 경쟁, 성과, 관계의 압박은 누구에게나 긴장을 남긴다. 이런 사회 모습에서 어떤 이들은 공황이라는 방식으로 그 문제가 터져 나올 뿐이며, 이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이 만든 것으로 보는 것은 섣부른 해석이다. 지역사회는 그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완충지대를 마련해야 하며, 추구해야 할 정신건강 통합돌봄의 방향성은 더 많은 병원을 세우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연결을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

공황장애 당사자는 갑자기 숨이 막히는 순간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를, 도움을 청했을 때 유난이라는 표정과 질타를 받지 않기를,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혼자 남겨지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들을 특별 취급하는 시선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포용하는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공황장애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존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들이 또 다시 숨 막히는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이 동네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우리가 그들에게 심어주어야 할 인식이자 가장 필요한 치료일 것이다.

 

 

 

참고문헌

김민숙 외. (2019). 2018 한국형 공황장애 치료지침서 : 정신사회적 치료전략. 대한불안의학회지, 15(1), 13-19.

김승직. (2023). 정신질환 문제 심각한데 인프라는 부실 복지부는 나 몰라라”. MedicalTimes.
https://www.medicaltimes.com/Main/News/NewsView.html?ID=1155661

서울아산병원, 공황 장애(Panic disorder),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583

윤주희, 김동근. (2024). 공황장애 케어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어플리케이션 개발. 정보처리학회 논문지, 13(7), 319-325

전진아, 강혜리. (2020). 정신건강서비스 전달체계의 현황과 과제. 보건복지포럼, 282(-), 30-42

전진아 외. (2022). 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 운영: 지역사회 거주 정신질환자의 건강 증진 및 복지서비스 지원방안

최용원 외. (2019). 증상의 발현부터 치료의 시작까지 : 한국인의 공황장애 인식도 변화가 치료적 접근에 미친 영향. 대한불안의학회지, 15(2), 61-67

각주

  1. [1] 서울아산병원, 공황 장애(Panic disorder),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583
  2. [2] 김민숙 외. (2019). 2018 한국형 공황장애 치료지침서 : 정신사회적 치료전략. 대한불안의학회지, 15(1), 13-19.
  3. [3] 최용원 외. (2019). 증상의 발현부터 치료의 시작까지 : 한국인의 공황장애 인식도 변화가 치료적 접근에 미친 영향. 대한불안의학회지, 15(2), 61-67
  4. [4] 김승직. (2023). 정신질환 문제 심각한데 인프라는 부실 “복지부는 나 몰라라”. MedicalTimes. https://www.medicaltimes.com/Main/News/NewsView.html?ID=1155661
  5. [5] 전진아, 강혜리. (2020). 정신건강서비스 전달체계의 현황과 과제. 보건복지포럼, 282(-), 30-42
  6. [6] 전진아 외. (2022). 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 운영: 지역사회 거주 정신질환자의 건강 증진 및 복지서비스 지원방안
  7. [7] 윤주희, 김동근. (2024). 공황장애 케어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어플리케이션 개발. 정보처리학회 논문지, 13(7), 319-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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