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엔데믹 이후 백신 시장은 축소하고 있을 거 생각하시나요?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도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51조억원(390억달러)에 달합니다. 연평균 성장률이 5~10%로, 2027년에 최대 81조억원으로 전망되죠.
백신 시장은 독특한 특성이 있습니다. NIP(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면 나라에서 백신을 구매해 소비자는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어요.
나머지 백신은 소비자가 선택 접종을 할 수 있습니다. 제약회사가 임상 효과가 더 좋은 프리미엄 백신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와 대상포진 백신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흥미로운 우리나라 백신 캠페인 사례를 소개합니다.
백신 캠페인의 역사를 다시 쓰는 MSD 가다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남녀의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합니다.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으로 최초 허가 시 20대 여성 대상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만들었고, 이후 접종이 가능한 성별, 연령이 확대되면서 캠페인 스케일도 계속 커지고 있어요.
MSD 가다실은 가장 공격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시도하면서, 리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HPV 백신이에요. 지난해 런칭한 캠페인은 굉장히 파격적이었습니다.
백신 캠페인에 K팝 아이돌을 글로벌 앰베서더로 선정하는 국경을 넘는 전략을 채택했는데요. 그동안 국내 백신 캠페인 사례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스케일업 투자를 단행한 것입니다.
이름을 빼고도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건강 캠페인
세븐틴 캠페인에 MSD HPV 백신 브랜드 '가다실'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상에서 "미래는 알 수 없지만, HPV 예방을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할 뿐이에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은 본래 광고가 불가능한데요.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은 사회경제적 이득이 커서 예외적으로 광고가 허용됩니다. 따라서, 가다실도 심의받으면 광고를 진행할 수 있어요.
하지만, MSD는 제품명을 빼고 HPV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심의가 까다로운 편으로, 제품의 장점을 직접 알리는 대신 기업명과 HPV 예방 메시지를 전해 간접적으로 가다실을 활성화하는 방법이에요.
이런 전략은 시장 리더일 때, 영향력 있는 모델이 있을 때, 대규모 캠페인을 집행할 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 라이브 후 클리닉에서 세븐틴 포토카드 증정 등의 행사가 있었고, 가다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백신 접종에 한 걸음 더 다가간 2차 캠페인
올해 2월에 라이브된 캠페인에서 세븐틴은 조금 더 예방 접종을 받으라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이번에도 가다실 이름은 포함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우리를 지킬 인생샷"을 강조합니다. '최고의 사진을 의미하는 인생샷'을 '건강을 지키는 인생샷(주사)'으로, 중의적으로 표현한 카피가 좋네요. '샷'을 상징하는 비디오와 포토프레임으로 1차 캠페인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캠페인을 완성했습니다.
세븐틴의 더 많은 영상이 궁금하다면 아래에 방문해 보세요.
https://www.instagram.com/kr_prevent_hpv/
데뷔와 함께 우승을 거머쥔 GSK 싱글릭스
GSK는 MSD와 함께 글로벌 백신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입니다. 미국에서 먼저 출시된 직후 큰 성공을 거두면서 기대감을 더했는데요. 2회 접종에 50~60만원대의 가격이 큰 허들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죠. GSK는 과감하게 신제품에 마케팅 드라이브를 거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2023년 본격적으로 클리닉에 제품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빅 셀럽 마동석을 캠페인 모델로 발탁하고 '대상포진 대상자' 캠페인을 집행했습니다. 가다실과 마찬가지로 제품명을 제외한 질환 예방 목적의 공익 캠페인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로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 마동석을 모델로 발탁하고, 대상포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질환인지 설명합니다. 꼭꼭 숨어지내던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어느 날 나타나 당신에게 고통을 줄 텐데 감당할 수 있을지 물어보죠. 뇌리에 남는 메시지와 모델의 임팩트로 행동을 촉진하는 캠페인이었습니다.
TVC 캠페인기간 중 IFC에서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절규'로 유명한 미술작가 뭉크가 대상포진으로 고통받았다고 하는데요. 뭉크의 작품을 통해 대상포진을 이해할 수 있게 한 특별한 기획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머러스하게, 접종을 독려하는 2차 캠페인
두 번째 캠페인에서 마동석은 여러 명으로 분했습니다. '아직은 괜찮지 않을까' 대상포진 예방을 '귀찮은 동석'과 조심해야 한다고 '건강을 챙기는 동석'이 대립하는데요.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대상포진에 더 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귀찮은 동석은 각성합니다.
50대 이상이라면 높은 비중으로 갖고 있는 '만성질환자' 타깃팅으로 캠페인은 예방접종의 관여도를 더욱 높이고자 했습니다. 1차가 위협적인 임팩트로 차별화한 것과 달리 2차 캠페인은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두 회사의 캠페인 전략을 정리해 봤어요.
MSD 가다실💉 - 글로벌 셀럽과 협업으로 리더십 공고화
가다실은 국내 백신 중 가장 새로운 마케팅 시도를 많이 한 브랜드입니다. 조세호와 유병재의 막장 드라마 시리즈, 여진구, 서강준, 정경호로 이어지는 캠페인 변화가 있었어요.
저는 이런 다양한 시도를 하는 브랜드를 응원하고 싶어요. 새로움을 추구하는 문화가 시장에 변화를 만들고, 역사를 새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세븐틴 캠페인은 국경을 넘고, 브랜드를 뺀 과감한 전략으로 더 강력한 메시지를 확산할 수 있었어요. 영향력 있는 모델과 대규모 캠페인 투자가 가능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GSK 싱글릭스💉 - 이미지 임팩트 강화한 런칭으로 시장 점유 확대
싱글릭스는 런칭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름표를 빼는 과감한 선택을 했어요. 확실한 우위의 임상 결과가 있었고, 먼저 출시한 다른 시장에서 제품의 성공에 확신을 갖고 대규모 마케팅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런 전략의 경우 광고의 이미지를 클리닉 접점까지 연결할 수 있는 임팩트 있는 모델과 메시지가 필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2023년 싱글릭스는 런칭과 함께 시장 1위를 차지했고, 나아가 대상포진 백신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다음 캠페인이 기대되는, 미래가 유망한 백신 시장
코로나19를 제외하고도 지속 성장하는 백신 시장, R&D 투자로 효과가 더 좋은 신제품이 계속 소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연스레 백신 마케팅도 더욱 다변화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해외의 백신 캠페인도 재미있는 사례가 많아요. 흥미로운 캠페인은 차차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레터 구독자를 위한 보너스 자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사업과 브랜드를 키워가는 여러분에게 유용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다음주에도 근 손실 나지 않도록 새로운 케이스로 근육 키우러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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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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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 계속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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