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그들을 두려워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행하실 것임이라. 반드시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라(신 31:6)
1. web dock의 시작
안녕하세요, 여러분! 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계절이네요. 저는 늘 따뜻한 캐리비안의 햇살 아래서 지내고 있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요. 제가 로고스호프에 온 지도 벌써 1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처음 이 배에 올 때만 해도 3개월 후면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제 마음 깊은 곳에서 부르시는 소리를 들었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머무는 시간을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 제 안에 은혜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성령의 열매가 아름답게 자라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배에서 만난 수많은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그리고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던 순간들은 마치 꿈만 같았어요.
특히 신앙을 점검하고 하나님의 왕국을 향한 마음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주님께서 저를 붙잡아 주시고 계속해서 쓰임 받게 해 주셨습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은혜입니다.
이 모든 순간들이 저에게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의 증거입니다. 앞으로도 주님 안에서 더욱 자라가며, 그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2.Web dock의 하이라이트
이번에 로고스호프는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퀴라소에서 ‘웹독(Dry Dock)’이라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웹독은 배 전체를 점검하고 고치는 중요한 기간입니다. 1년에 한 번, 배를 육지에 올려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마모되거나 손상된 부분들을 정비합니다. 이 시간은 단순히 배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준비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웹독이 시작되면서, 북페어와 오피스에서 일하던 친구들은 '챌린지 팀'으로 외부 사역지로 파송되었습니다. 새로운 나라에서 3주간 현장 사역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사실 저도 마음 한편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낯선 땅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은혜롭고 특별한 시간인지 알기에, 저 역시 그 자리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번에도 제 기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저를 돌아봤습니다.
배에 남은 우리는, 말 그대로 '함께 땀 흘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정말 고됐습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아 숨이 막힐 듯한 더위 속에서 베이커리에서 일하고, 더운 캐빈 안에서 땀을 뚝뚝 흘리며 잠을 자는 날들이 반복되었습니다. 그 열기 속에서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지쳐가는 몸을 이끌고 일하던 순간엔, ‘왜 나는 여기 남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주 차에는 갑작스럽게 배 전체에 정전이 일어나, 하루 동안 전기 없이 지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평소엔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이 끊기자, 하루하루가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했던 삶이었는지 다시금 깨달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하나님은 참 놀랍게 일하셨습니다. 평소에는 인사만 나누던 덱 부서, 엔진 부서 친구들과 함께 일하며 자연스럽게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더 가까워졌습니다. 그들이 묵묵히 맡은 자리를 지키며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섬김'이란 무엇인지, '헌신'이란 무엇인지 깊이 배웠습니다. 단지 일이 아닌, 사랑으로 일하고, 책임이 아닌, 믿음으로 자리를 지키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저는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웹독은 육체적으로는 가장 고된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마음과 영혼이 가장 깊이 깨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고, 때로는 조용히 눈물 흘리는 그 모든 순간 속에 하나님이 함께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선교’는 꼭 다른 나라에 나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때도 그것이 선교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부러움으로 시작된 웹독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자리에 남은 것이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축복이었습니다.
3.Web dock 노래방
이번 웹독 기간 동안, 우리는 단지 함께 일하고 땀 흘리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수고하고, 저녁이 되면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예배하고, 게임하고, 장기자랑을 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장기자랑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다들 작업복을 벗고, 환한 웃음으로 무대 앞에 서는 모습이 얼마나 따뜻하고 귀엽고 감동적이던지요. 새로운 엔지니어님들까지 함께 참여해서 춤추고 노래하며 어색했던 거리감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서로의 장난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고, 예상치 못한 재능에 깜짝 놀라고, 함께 박수 치며 응원해주는 그 순간들이 참 소중했습니다. 장기자랑이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가까워지는 ‘축복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드린 예배는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땀에 젖은 옷 그대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인 그 예배가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뜨거웠습니다.
조명이 화려하거나, 악기가 완벽하지 않아도 상관없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같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벅찼습니다.
이 시간들은 우리 공동체를 더 깊이 하나로 묶어주었습니다. 마치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함께 웃고 함께 울 수 있는 그런 관계. 그것이 웹독이라는 특별한 환경 속에서 더 진하게 맺어 갔습니다.
힘들고 지친 날들도 있었지만, 그 위에 덧입혀진 하나님의 은혜는 더 컸습니다. 웹독은 단지 배를 고치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를 고치시고, 우리를 묶으시고, 우리를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의 시간이었습니다.
4. Bread의 1년 축하파티
얼마 전, 제가 로고스호프에 올라온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처음 이 배에 올라와 긴장되고 낯설기만 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저와 같은 시기에 Step으로 조인해 함께 연장을 결정한 친구들과 작지만 특별한 파티를 열 수 있었습니다.
이번 웹독 시즌에는 많은 친구들이 챌린지 팀으로 외부 사역지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모두 함께하진 못했지만, 배에 남아 있던 친구들과 둘러앉아 조용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는데, 웃음도 많았고, 마음이 울컥하는 순간들도 참 많았습니다.
우리는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이 배에 올라왔을 때 얼마나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는지, 어떤 포트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왜 우리는 이 사역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심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약한 모습까지 지켜봐 줬고, 기도로 붙들어 주었습니다. 어려운 순간에는 조용히 곁에 있어 주었고, 기쁠 때는 누구보다 기뻐해 주었습니다. 실수했을 때는 정죄하지 않고 품어 주었고, 가끔은 눈물로 서로를 중보해 주었습니다.
이 공동체 안에서 저는 '진짜 동역'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함께 사역하며 쌓은 추억들, 함께 드린 예배,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위로와 응원의 말들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 사이를 얼마나 단단히 묶어주셨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날 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웃고, 많이 공감하고, 많이 감사했습니다. 추억을 나누는 그 시간은 단지 하나의 파티가 아니라, 우리의 1년이라는 여정에 하나님이 함께하셨다는 고백의 시간이었습니다.
배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여정 속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동역자들이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축복입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앞으로 어떤 사역이든, 어떤 도전이든 두렵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5. Bread의 새로운 부서경험
이번 웹독을 마치고 '샤밧위크'라는 안식 주간이 찾아왔습니다. 고된 일정 이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원봉사를 통해 엔진 부서의 엔진룸에 들어가 탱크탑을 청소하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단순히 쉬는 시간으로 보낼 수도 있었지만, 다른 부서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저도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새로운 부서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긴 작업복을 입고, 좁고 어두운 엔진룸 안의 작은 구멍으로 몸을 구겨 넣어야 했고, 끈적한 오일을 닦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안은 푹푹 찌는 듯 덥고, 오일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몸은 금세 지치고 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 켠은 뿌듯했습니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땀을 흘리며 함께 웃고, 서로 격려하며 일하는 그 시간이 오히려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밝게 웃으며 일하는 엔진 부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감동했고, 큰 배움을 얻었습니다.
잠깐이지만 저도 마치 엔지니어가 된 기분이었고, 덕분에 그들이 매일 얼마나 고된 일을 해내고 있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로만이 아닌 마음 깊이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은 단순한 자원봉사를 넘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웃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6. 새로 돌아온 베이킹 클래스
이번 샤밧위크 시즌이 마무리되면, 다시 베이킹 클래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수업들을 돌아보며, 어떤 점을 더 보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로고스호프 크루 친구들에게 더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을 선물할 수 있을지 깊이 점검해보려 합니다.
단순히 빵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따뜻한 마음과 열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반죽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고, 구워지는 향기 속에 친구들과의 웃음과 우정이 더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좋은 빵이 주는 기쁨처럼, 이 클래스가 서로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함께 나누는 손길 속에서, 작지만 깊은 감동과 사랑이 퍼져나가기를 기대하며 다시 시작합니다.
NEXT STEP
샤밧위크를 맞아, 저희는 현재 세인트 빈센트에서 4일간의 쉼과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재충전하며, 서로를 돌아보고 격려하는 귀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참 감사합니다.
이후 다시 한 주 동안 사역과 북페어가 재개됩니다. 세인트 빈센트의 많은 이들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섬길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6월 16일, 저희는 세인트 루시아를 향해 다시 항해를 시작하게 됩니다. 새로운 땅과 사람들을 향한 이 여정 위에도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이 함께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제목
1. 남은 선교 기간 동안 분주함 속에서도 하나님과 더 깊이 만나는 시간이 계속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6월 16일에 세인트 루시아로 항해를 시작합니다. 그곳에서도 믿지 않는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저희의 만남과 대화가 하나님께 쓰임받도록 기도해주세요.
3 .선교 가운데 필요한 재정들이 은혜 가운데 채워질 수 있도록, 또한 이 여정이 끝까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4.배 위에서 지내며 체력적으로 지치고 힘들어하는 크루들이 있습니다. 매일의 삶 속에 새 힘과 회복이 임하도록, 공동체 전체에 하나님의 평안이 함께하길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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