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 유산이 교차된 두 기업

삼양라운드스퀘어 & 대상그룹

2023.10.24 | 조회 4.2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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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높이가 다른 브랜드 리포트

최근 변화한 삼양식품그룹의 기업 정체성은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라면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이 곳인데, 마치 첨단 기술 기업과 같은 이미지로 변신했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바뀐 CI 스토리 또한 무척 흥미로웠는데요. 과학 기술의 진보(스퀘어)문화 예술(라운드)의 만남이라는 스토리는 기업이 앞으로 추구해 나갈 사업 비전을 멋지게 잘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두 세계의 비전과 성격이 무척 다르지만, 그러한 다름 안에서 교집합을 찾아갈 때 더 큰 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운 비전을 향한 도전적인 의지도 함께 드러난 멋진 스토리였습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CI 스토리 중
삼양라운드스퀘어 CI 스토리 중

그런데 이런 삼양식품그룹의 변신을 보고 바로 떠오른 회사가 있었습니다. 창립 65주년을 맞아 몇년 전(2021년) 새롭게 리뉴얼한 대상그룹입니다. 삼양식품그룹의 변신과는 조금 다르게 대상그룹의 변신은 기업이 가지고 있던 원래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힘을 쏟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새로워진 마크는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은 나무를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사업의 근간이 되는 ‘자연(나무)’을 기반으로 탄생한 제품과 서비스가 다시 인간과 자연을 풍요롭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기업의 설명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대상그룹의 새로운 상징이된 나무삼양식품그룹이 오랫동안 써왔던 상징이기도 합니다. 삼양라면 패키지에 붙어있는 푸른 잎이 무성한 파마 머리 모양을한 마크를 삼양 라면을 한번이라도 드셔보셨다면 분명 보셨을 것입니다. 삼양식품그룹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나무라는 상징(나무)을 지우고 새로운 상징(네모, 동그라미)을 가져왔습니다. 반대로 대상그룹은 기존의 도형 중심의 심벌에서 새로워질 미래 가치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나무'라는 테마를 새롭게 가져왔습니다. Respect Tree로 명명한 문자로된 심벌마크는 기존 CI의 분위기나 표현 기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전에 활용한 삼양식품그룹의 나무와 이번에 리뉴얼한 대상그룹의 나무의 표현한 방식은 무척 다르지만, 큰 개념에서 보면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적 가치는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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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마치 삼양과 대상 두 기업이 서로의 과거를 교차해 자신들의 미래로 받아들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상징 이미지가 바뀐만큼 이들 기업의 과거와 현재의 인상도 많이 달라졌는데요. 나무 모습을 푸근한 느낌으로 표현했던 삼양그룹은 다소 각지고 견고해진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푸근했던 엄마에서 정장을 갖춰입은 엄마의 젊었을 때로 돌아간 느낌이랄까요.

의미를 짐작하기 어렵고 심오해 보이기까지했던 과거 대상그룹의 심벌은 알록달록 밝고 경쾌한 이미지로 변신을 했습니다. 어깨에 잔뜩 힘을 주던 신사같은 아빠가 어깨 위에 있던 짐을 덜고 한결 밝아지고 유쾌한 사람으로 변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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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의 CI 리뉴얼에서는 생활문화기업(2002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CJ그룹의 과거 리뉴얼이 떠오르기도합니다. CJ의 전신인 제일제당의 기존 CI는 동그라미라는 기본 도형으로된 전형적인 추상의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큰 기업다운 무게감과 신뢰감을 주는 표현입니다. 새롭게 바뀐 CJ의 꽃 모양 심벌훨씬 덜 권위적으로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한 시각적 정체성의 변신 이후에는 CJ를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고,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로의 도약 또한 성과를 이뤄내 시각적 정체성의 리뉴얼이 사업의 성과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됐습니다.

이러한 문화적인 기업의 이미지가 이번 대상의 CI의 변화에 있어서도 느껴졌습니다. 과연 대상의 변화는 CJ와는 어떻게 다른 성과를 만들어낼지 궁금하고 기대도 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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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그룹의 경우 리뉴얼한 심벌을 보면 이제는 절대 식품기업으로만 머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작은 '나무'가 아니라, 이제는 큰 '세계'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렌지 빛의 미래가 사각과 원형에 가득 차 보입니다. 덩어리감 있는 심벌은 어디에 적용해도 눈에 잘 띕니다. 단순 기본 조형의 심벌처럼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단단하게 미래를 만들어가는 뚝심있는 기업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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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상징 이미지도 새롭지만 이름은 파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삼양'에 '라운드스퀘어'를 붙인 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너무나 많은 '삼양'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뜻하는 삼양(三養)의 의미는 아마도 기업의 창업 시절인 1960년대 부터 굉장히 많은 기업들이 쓰는 이름이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큐원 설탕을 만드는 삼양그룹 이외에도 삼양화학, 삼양발브, 삼양마린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같은 이름을 쓰는 회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라운드스퀘어'라는 특징적인 단어 붙여 동일한 이름의 기업들과의 차별화를 두는 건 접근이 새로웠습니다. 더구나 라운드 ●, 스퀘어 ■는 명칭은 이미지성이 강해서 머리 속에 구체적인 연상을 할 수 있게 합니다. 풍부한 연상력은 기업 이미지를 떠올릴 때의 회상성을 높이고 풍부한 스토리를 가져오게 합니다.

그렇다고 보통 대기업 지주사들이 선택했던 이니셜형의 기업명 'SY'류로 적용하는 건 지금까지 쌓아온 SAMYANG 삼양이라는 브랜드 자산이 아까웠을 것입니다. 물론 DAELIM 대림그룹의 경우 DL로, SUN KYONG 선경을 SK로 바꿔 완전하게 변신한 기업들도 있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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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그룹과 대상그룹의 변화에서 살펴 보셨듯이 기업의 바뀐 CI를 보면 새롭게 설정한 기업의 비전과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보입니다.

이번 삼양라운드스퀘어의 기업 아이덴티티의 리뉴얼을 보면서는 기존의 가치를 그대로 가져가는 선택보다는 미래 가치에 훨씬 큰 무게를 두고 리뉴얼을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반면 대상그룹의 경우에는 오히려 60년전 창업의 목적을 되새기며 '식품' 기업이 추구해야할 가치를 더욱 뚜렷하게 정립하고 고객들을 더 존중하는 회사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다음 편에서는 두 기업의 정체성 변화에 따라 적용되고 있는 디자인의 응용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업 아이덴티티는 그 안에 비전만 담아내서 될 일이 아니라, 그 변화가 구체적으로 각 매체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앞 선 이야기를 이어 2편에서 곧 다시 뵙겠습니다. 

 

* 본 콘텐츠는 오직 이 곳 브랜딩 브릭에서만 전체 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일부 내용은 발행인의 시각과 의견이 다소 강하게 포함되어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미지는 댓글로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브랜딩 브릭 '시선의 차원이 다른 브랜드 리포트'

| 발행인 : 우현수 @woohyunsoo

브랜드 컨셉 빌더 [브릭] BRIK.co.kr 설립해 브랜드 스토리와 스타일 구축을 돕고 있습니다. 저서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 실천하며 나은 미래를 차곡 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리포트에서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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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투인연구소

    0
    about 1 year 전

    혁신과 본질, 두가지 다른 방향의 브랜딩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작은 브랜드도 배워나갈 지점이 있네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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