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임과 상징물의 상관 관계

어떻게 해야 더 브랜드다워질까?

2021.04.25 | 조회 6.6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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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브릭

시선의 높이가 다른 브랜드 리포트

특정 이미지가 연상되는 이름을 가진 브랜드의 상징마크를 개발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할까? 이름에 담긴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해야할까 아니면 다른 속성을 가져와 표현하는 게 좋을까? 이름에 담긴 내용이 아니라면 어떤 주제를 담은 상징을 표현해야할까?

가장 먼저 브랜드 네임 그대로를 직접 표현한 경우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애플은 말 그대로 사과를 그려냈다. 나이키는 승리의 여신의 니케의 날개를 형상화해 심벌을 그렸다. 블루보틀도 파란색의 병을 그렸다. 당근마켓도 당근을 그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도 파란색 창의 윈도우를 그렸다.

이 브랜드들은 이 걸 왜 그리셨어요?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름 안에 있는 소재를 그대로 옮겨 상징화했다.

그렇다면 조금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브랜드 네임에 한가지 이상의 의미가 들어가는 경우이다. 방탄소년단의 예를 들어보자. ‘방탄’과 ‘소년단’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가 담겼다. 팬들의 삶의 기쁨을 수호하는 ‘방탄’의 의미가 차별적인 가치라면, ‘소년’은 아이돌이라는 본질이라 하겠다. 이럴 경우 상징화를 위해서 방패를 그려야 할까? 소년를 그려야 할까?  당연히 아이돌 그룹이라는 공통적 본질보다는’ 방탄’이라는 방탄소년단만의 가치를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당연하게 결과물은 ‘방패’를 상징화한 마크가 나왔다. 다만 리뉴얼전의 방패가 구체적 묘사의 방식으로 표현됐다면, 리뉴얼된 방패는 방패의 이미지뿐 아니라, 미래로 통하는 창이나 문과 같은 이미지가 더해졌다. 

카테고리가 전혀다르긴 하지만 한국은행 또한 방탄소년단처럼 한가지 이상의 의미가 담긴 이름이다. ‘대한민국’과 ‘은행’이라는 두가지 정체성이 이름에 담겼다. 이럴 경우 국책 기관으로써의 정체성을 표현해야할까? 통화를 관리하는 은행이라는 속성을 표현해야할까? 아니면 두개의 개념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상징물을 찾아야할까? 결과적으로 국책기관으로의 정체성을 중심에 두고 선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책기관의 대표성을 ‘태극’으로 표현한 것이다. 색의 밝기가 변하는 글라디언트 표현으로 통화의 흐름을 관장하는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위 브랜드들처럼 이름에 관련된 상징물 썼지만, 바로 알기는 힘들고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 상징을 사용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글로벌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창업자인 네슬레의 이름을 딴 Nest(둥지) 마크를 상징화했다. 이는 안전, 모성애, 애정, 자연, 가족적인 가치를 표현한 소재다. 특히 창업 초기 대표 제품이 유아식이었던 걸 생각하면 브랜드의 강점을 적절하게 잘 담아낸 상징이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줄임말인 ‘KFC’는 창업자인 할랜드 샌더스 중위의 모습을 상징화한 캐릭터와 마크를 사용한다. KFC와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창업의 스토리와 역사성을 잘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소설 백경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와 연관된 바다의 요정인 ‘사이렌’을 표현 요소로 사용해 상징화한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창립자의 이름을 쓴 에르메스도 창업 초기의 판매 제품이었던 말 안장과 마구 용품을 상징하는 ‘마차’의 상징을 사용했다.

이처럼 네슬레, KFC, 스타벅스, 에르메스 등은 이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표현된 건 아니지만, 브랜드의 역사와 창업 스토리를 표현해 브랜드 네임과의 연계성을 가져갔다. 

앞서 말한 브랜드들에 비해 이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자유로운 소재를 사용한 브랜드들도 많다. 각 브랜드들이 속한 사업영역의 성격이나 환경 때문에, 이름의 한계 때문에, 또는 전략적으로 이름과는 전혀 다른 상징을 취하는 경우다.

글로벌 대형 온라인 마켓인 Amazon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아마존이 없다. 이 이름은 애초에 브랜드 네임에 아마존강의 거대함과 풍부함의 상징성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아마존 밀림이나 강을 표현하는 건 오히려 고객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마존의 상징은 구매의 즐거운을 표현한 스마일 표시가 중심 이미지가 됐다. SK브로드밴드의 OCEAN이라는 브랜드는 넷플릭스처럼 최신 영화 및 인기 해외드라마를 제공하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다. 마크 어디에도 대양은 없다. 깊고 푸른 빛의 색감 정도가 대양의 이미지를 대신하고 있다. 대신 영화 촬영장의 ‘슬레이트’라는 도구를 상징화해 브랜드의 속성을 표현했다. 또한 에버랜드에도 ‘랜드’라는 이미지가 없다. 대신 놀이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바람개비를 상징화했다. 에버랜드를 방문해 얻는 고객의 최종 혜택을 표현한 상징이다.

코리안 빈티지라는 디자인 컨셉으로 유명한 커피 브랜드 프릳츠도 이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상징을 썼다. 사전적으로 ‘고장나다, 망가지다’라는 뜻이 있는 카페 브랜드 ‘프릳츠 Fritz’는 이름과는 전혀 상관없는 물개라는 상징을 통해 이름과의 맥락이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의외성이 오히려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 브랜드 네임에 따른 상징물의 소재와 표현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위 사례들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사례들이 많을 것이다. 브랜드의 상징을 결정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상징물 선정에 대해 발상할 때는 브랜드 관련자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표현해내진 못하더라도 누가나 이 상징이 왜 쓰여야 하는지,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누구가 말할 수는 있다. 최종적인 표현의 완성도과 감각의 완성은 디자이너의 몫이다. 다만 그 전까지의 과정인 어떤 상징과 테마를 선택할지는 브랜드 관련자 모두의 몫이어야한다. 그런 논의와 협의 과정 자체가 브랜딩을 심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장녀스럽게 브랜드를 구성원들 각자에게 내재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잘 선택되고 활용되는 상징물은 고객들의 마음에 러브마크로 새겨질 것이다.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태극기가, 특정 종교를 떠올리면 십자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글. 우현수 @woohyunsoo

브랜드 컨셉 빌더 [브릭] BRIK.co.kr을 설립해 브랜드 스토리와 스타일 구축을 돕고 있습니다. 저서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을 실천하며 더 나은 미래를 차곡 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리포트에서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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