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Alex
며칠 전, 어머니 댁에서 밥을 먹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는 전화기를 든 채 한참을 말없이 듣고만 계셨습니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보험회사 상담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쉬지 않고 흘러나왔습니다.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것이.. 거의 랩에 가까웠습니다.
난감한 얼굴로 듣던 어머니가 겨우 한마디를 끼워 넣었습니다.
"제가 지금 일하는 중이라서요, 나중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전화가 끊기는 순간까지도 상담원은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저분은 실적이 좋지 않겠구나. 영업보다는 설교 쪽에 재능이 있어 보였으니까요.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전화를 걸었을까. 막상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니 첫마디부터 막혔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영업에 관한 글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그중 가장 쓸모 있었던 한 편을 소개합니다.
그 상담원이 이 글을 먼저 읽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디터 픽!
- 세일즈의 본질은 '파는 것'이 아니라 '선별'이다.
- 내가 말하는 비중은 20%, 고객이 말하는 비중은 80% 안팎이 되도록 해야 한다.
- 상대가 우리 제품과 분명히 맞지 않는다면 솔직하게 그렇다고 말하라. 그리고 상대에게 잘 맞을 최고의 회사(때로는 경쟁사)를 소개해 줘라!
- 상대가 중시하는 1~3가지를 다시 짚어 확인한 뒤, 믿을 만한 근거를 들어 우리 제품이 그 니즈를 어떻게 채워 주는지 설명하면 된다.
- 세일즈하며 겪는 마음고생의 상당 부분은 이 원칙을 무시하고, 누가 봐도 모두에게 손해인 거래를 어떻게든 '성사시키려' 할 때 생긴다.
에세이
본 아티클은 <How To Sell>의 내용을 번역 및 편집한 글임을 밝힙니다.
스타트업에서 세일즈를 처음 시작할 때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모든 것을 이 글에 담았다.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담은 세일즈 정보는 정말 찾기 힘들다. 그래서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정리해 두기로 했다.
세일즈를 잘하려면 생각부터 바꿔야 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세일즈의 본질은 '파는 것'이 아니라 '선별'이다.
고객을 제대로 걸러 냈다면 실제 '판매'는 놀라울 만큼 매끄럽게 진행된다. 세일즈가 괴로운 이유는 대부분 선별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있다. 제품을 부풀리거나 깎아내려 소개해 놓고는, 정해진 수순처럼 돌아오는 '거절'이나 고객의 잠수 앞에서 영문을 몰라 한다.
우리와 잘 맞는 고객이라는 판단이 서면, 그다음 파는 일은 싱거울 만큼 쉽다. 애쓰지 않아도 '알아서 성사되는' 듯 보일 정도다. 세일즈를 하며 가장 의외였던 점 가운데 하나다.
선별이란 잠재 고객이 우리 제품과 맞는지 가려낼 수 있는 질문을 제대로 던지는 일이다.
스타트업이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확보하고 나면 어떤 '선별 질문'을 던져야 할지 감이 온다.
내가 이 방법을 익힌 고카드리스(GoCardless)에서는 "매달 결제를 몇 건이나 받으십니까?", "현재 고객들은 어떤 방식으로 대금을 내고 있습니까?", "고객들은 실제로 어느 지역에 있습니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런 질문만으로도 고객이나 잠재 고객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가진 결제 솔루션에 맞는 상대인지 금세 파악할 수 있었다.
말을 아껴라.
대부분 세일즈 콜에서 말이 너무 많다.
내가 말하는 비중은 20%, 고객이 말하는 비중은 80% 안팎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비율을 지키지 못했다면 좋은 세일즈 콜이 아니다. 세일즈는 본질적으로 말하는 일이 아니라 듣는 일이다.
왜 그럴까? 세일즈는 짝을 맞추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어떤 페인 포인트나 니즈를 가진 사람이 그 니즈를 적정한 가격에 채워 줄 제품을 찾아내고, 흡족해하며 돌아가는 과정이다.
상대에게 그런 페인 포인트가 있는지, 우리 제품이 필요한지 알아내려면 상대가 자기 비즈니스에 대해, 그리고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는지 직접 털어놓게 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제품에 바라는 점을 머릿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지 않는다. 그저 궁금하거나 뭔가 잘못됐다는 막연한 느낌을 안고 있다가, 언론 보도 같은 경로로 우리 제품을 알게 된 경우가 많다.
그러니 상대에게서 정보를 끌어내, 우리 제품이 맞는지 상대 스스로 판단하도록 도와야 한다. 말은 고객이 주로 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모든 세일즈 콜에는 정형화된 구조가 있어야 한다.
구조를 메모장이나 종이에 적어 앞에 펼쳐 두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통화를 시작하자마자 이를 말로 분명히 밝혀야 한다.
우리가 쓴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소개
- 현재 프로세스
- 페인 포인트와 이상적인 솔루션/요구 사항
- 우리의 솔루션
- 다음 단계와 일정
우리는 영업 담당자들에게 이 항목들과 함께 핵심 유도 질문, 요긴한 멘트를 적은 워크시트를 출력하게 했다. 그리고 처음 100건 남짓의 세일즈 콜에서는 이 워크시트를 손으로 직접 채우게 했다. 이 중 한 항목이라도 건너뛰면 대개 그 세일즈 콜은 실패한다.
여담이지만, 세일즈에 관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된 책은 『SPIN Selling』이다. 책에 나오는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쓰지는 않았지만, 세일즈를 제대로 하는 데 필요한 사고방식의 전환에 관해 배울 점이 많다.
0) 사전 조사
10~15분만 준비해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는 여전히 링크드인이 가장 쓸모 있다.
상대를 검색해 직함을 확인하고, 그 사람을 구글에서 찾아보고, 그 사람의 상사도 찾아보면서 조직도를 최대한 선명하게 그려 보라. 예컨대 상대의 직함이 '결제 총괄(Head of Payments)'이라면 그 위에 (보통 더 높은 자리인) 'VP'급이 있는지 확인하라. {회사명} + "payments"로 검색하면 직함에 'payments'가 들어간 사람을 한꺼번에 찾을 수 있다.
상대의 직급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아 둬야 한다. 즉 구매 결정권이 있는지,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누구를 설득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회사가 작을수록 창업자나 CEO와 직접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회사가 클수록 우리가 공략하려는 업무 영역을 전담하거나 책임지는 사람과 이야기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통화 이야기로 넘어가자.
1) 소개
무척 중요한데도 제대로 하는 경우가 드문 단계다.
먼저 지금 통화해도 괜찮은지 반드시 물어라.
"30분 정도 이야기 나누기로 했는데,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미리 잡아 둔 미팅이니 아마 괜찮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물으면 허락을 구하고 동의를 받는 셈이 되고, 상대도 통화에 차분히 집중할 수 있다. 상대의 시간을 존중한다는 뜻도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상대가 괜찮다고 하면 다음과 같이 진행하라.
-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회사에서의 직함과 역할을 밝힌다.
- 오늘 나눌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오늘은 XYZ와 관련해 지금 어떻게 하고 계신지, 그 과정에서 겪는 불편이나 문제는 무엇인지, 새로 도입한다면 어떤 솔루션이 이상적이고 무엇이 꼭 필요한지 차례로 여쭤보고, 괜찮으시면 다음 단계까지 정리했으면 합니다. 이 밖에 함께 다루면 좋을 내용이 있을까요?"
- 상대가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는지 묻는다. 이 역시 동의를 얻는 효과가 있다. 상대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에 당황할 일이 없고, 나는 각 항목에서 묻고 싶은 질문을 마음 놓고 던질 수 있다. 상대가 통화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다면 그렇게 말하면 그만이다.
통화의 순서를 이렇게 정리해 보여 주면, 자기 일을 꿰뚫고 있는 유능하고 믿을 만한 상대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이 '신호 효과'는 정말 중요하다. 조직은 영업 담당자가 똑똑하고 유능하다고 실제로 느낄 때 훨씬 쉽게 지갑을 연다. 그러니 그런 인상을 주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2) 현재 프로세스
통화 전체에서 단연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이 단계를 제대로 해내면 상대가 지금 정확히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우리와 잘 맞는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지 알 수 있다. 세일즈에서 말하는 '선별', 즉 상대가 우리 제품과 맞는지 가려내는 일은 대부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이 부분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면, 세일즈 프로세스를 확장할 때가 아직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이 단계의 철칙은 '예/아니요'로 끝나는 질문을 피하는 것이다. 상대가 지금 하는 일을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령 줌(Zoom)에서 일한다면 "지금 화상회의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나 "회사에서 누군가 영상 통화를 하려면 지금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다음 "그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같은 말로 이야기를 더 끌어낸다.
상대가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게 만들어라. 한 대목이 끝나면 "그러니까 먼저 X를 하시는 거군요. 그다음엔 어떻게 되나요?" 하는 식으로 다음 이야기를 이어 가게 할 수 있다.
이 단계가 성공했는지는 이렇게 판단한다. 단계가 끝날 즈음, 공략하려는 그 프로세스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줌을 판다면 상대가 원격 통화를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결제 서비스 업체라면 상대의 결제 흐름이 정확히 어떤지 알고 직접 그려 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경우도 다르지 않다.
이 시점에서 상대가 우리 제품과 분명히 맞지 않는다면 솔직하게 그렇다고 말하라. 그리고 상대에게 잘 맞을 최고의 회사(때로는 경쟁사)를 소개해 줘라!
직관과는 정반대지만, 내가 세일즈를 하며 얻은 최고의 교훈 가운데 하나다. 얻는 것도 많다. 정직할 수 있고, 상대가 뜻밖이라며 반가워하는 경우가 많고, 호감이 쌓여 소개로 돌아오는 일도 잦으며, 모두의 시간을 아껴 준다.
세일즈하며 겪는 마음고생의 상당 부분은 이 원칙을 무시하고, 누가 봐도 모두에게 손해인 거래를 어떻게든 '성사시키려' 할 때 생긴다.
예를 들어 고카드리스는 한동안 종이 서류로 결제 지시서를 내는 고객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제량의 10% 넘게 종이 방식으로 대금을 받아야 하는 기업은 우리와 맞지 않았다.
이럴 때 나는 통화를 일찍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몇 가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들어 보니 종이 결제 지원이 꼭 필요하신 것 같은데, 사실 저희는 그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희가 최선의 선택이 아닐 듯합니다. 그 부분을 상의할 만한 곳을 추천해 드리자면 {경쟁사}를 권합니다. 그쪽이 아주 잘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 단계를 제대로 마쳤다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쓰는 솔루션의 무엇이 불만인지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이 세워졌을 것이다. 이 가설은 다음 단계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3) 페인 포인트와 이상적인 솔루션/요구 사항
현재 프로세스를 파악했다면 이제 그중 무엇이 불편한지 짚어 내야 한다. 두 가지를 따로 다룰 수도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대개 섞여있다.
이 단계의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지금 [화상회의, 결제]에서 가장 바로잡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 왜 그 부분인가요? 등)
- 지금 저와 [결제, 화상회의]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데요, 오늘 이 통화에 응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 가상으로 완벽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 이 부분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시나요? (상대가 아무 생각도 떠올리지 못하면 예를 들어 줘도 좋다. 단, 정말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할 때만이다. "예를 들면 속도라든지, 유럽 국가 지원, 모바일/아이패드 지원, API 연동 같은 것들요?" 정도로 말하면 된다.)
이 질문들은 내 말투로 적었다. 그대로 읽지 말고 자기 말투에 맞게 다듬어 써라.
이 질문이 모두 먹히지 않으면 상대의 현재 프로세스를 짚으며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
"처음에는 보통 이렇게 하신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이 불편하신가요?" 내 경험상 이 방법은 썩 잘 통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사실상 떠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 새로운 정보가 나올 수 있으니 시도해 볼 만하다.
상대가 가장 중시하는 1~3가지가 무엇인지 확신이 서면 이 단계는 성공이다.
덤으로 선별도 더 정확해진다. 그 1~3가지가 우리 회사의 대표 강점이라면 금상첨화다! 그렇지 않다면 잘 맞는 고객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깔끔하고 쉬운 API 연동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고객은 고카드리스와 찰떡궁합이었다. 초창기 우리의 가장 큰 무기가 바로 잘 만든 REST API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가 정말 원하는 것이 '밀착 지원(high-touch support)' 같은 것이라면 우리와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다.
4) 우리의 솔루션
눈치챘겠지만, 지금까지 '세일즈 피치'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피치를 해야 한다면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다. 다만 이것을 '세일즈 피치'로 여기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통화가 여기까지 오면 상대가 우리와 맞는지 아닌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게다가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상대는 이미 많은 정보를 내놓았다. 그러니 대개 이쯤이면 상대도 우리 쪽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말할 '자격'을 얻은 셈이다(어떤 대화든 한쪽이 지나치게 많이 말해 비율이 한쪽으로 크게 쏠리면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나는 밀어붙이는 피치를 싫어한다. 그래서 이 대목에서는 보통 이렇게 부드럽게 말문을 연다.
"좋습니다! 필요한 내용은 다 들은 것 같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걸 들어 보니 저희와 정말 잘 맞으실 것 같습니다. 저희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가요? 미리 찾아보셨나요, 아니면 1분 정도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 이야기를 이어 갈까요?"
'1분 간단 소개'라고 하면, 영업 담당자가 자기 제품 이야기를 끝도 없이 늘어놓으리라는 상대의 걱정을 덜어 줄 수 있다.
이 방식이 유용한 이유는 또 있다. 이미 조사를 마치고 몇 가지만 콕 집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그저 궁금해서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 상대가 소개를 원하면 나는 회사가 하는 일을 설명한다. 그러면 '피치'는 쉬워진다.
상대가 중시하는 1~3가지를 다시 짚어 확인한 뒤, 믿을 만한 근거를 들어 우리 제품이 그 니즈를 어떻게 채워 주는지 설명하면 된다.
-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빠르고 간편한 기술 연동, 하루 안에 처리되는 결제, 그리고 프랑스 지원을 중요하게 보시는 것 같은데, 맞나요?" → 상대가 확인할 기회를 준다.
- 그다음 각 항목을 하나씩 짚어 간다.
- "XYZ를 중요하게 보신다고 하셨죠. 사실 그게 저희의 큰 강점입니다. [명확한 근거]" 예를 들면 이렇다. "개발자가 많지 않아서 기술 연동이 쉬워야 한다고 하셨죠. 저희는 기술 회사라서 연동이 아주 쉬운 REST API를 갖추고 있고, 보통 2시간이면 연동이 끝납니다. 통화가 끝나면 문서 링크를 보내 드릴 테니 한번 살펴보세요."
5) 다음 단계와 일정
이 단계를 절대 빠뜨리지 마라.
핵심은 다음 단계를 최대한 확실하게 정해 놓고 통화를 끝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대가 다른 사람들과 상의해야 한다면(대개 그렇다) 그게 정확히 누구인지, 대략 언제 이야기할지 알아 둬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시점에 후속 통화를 하자는 구두 약속을 받아 내라. "다음 주 월요일에 한 번 더 통화하실 수 있을까요?" 하는 식이다.
이 단계는 상황과 상대의 반응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쯤에서 확답을 미루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 때 통화 일정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앞으로 정확히 어떻게 진행할지는 끈질기게 물어야 한다. 상대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지 않는다면 결국 구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개는 정중하게 체면을 차리거나 에둘러 거절하려는 것뿐이다.
반대로 제 역할을 다했고 상대가 유망한 고객이라면, 이쯤에는 대개 상대가 나를 좋아하고 신뢰하며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내 편이 되어, 다음에 무엇을 할지, 절차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같은 정보를 알려 준다.
운이 좋으면 정확히 누구를 설득해야 하는지, 그 사람을 어떻게 설득하면 되는지, 그 사람과 어떻게 일정을 잡을 수 있는지 같은 내부 사정까지 귀띔해 주고, 직접 다리를 놓거나 후속 미팅을 잡아 주기도 한다. 이 후자는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로 갈수록 당연히 더 중요해진다.
6) 후속 연락
후속 연락은 무조건 당일에 하라.
핑계 대지 마라. 내일로 미루지 말고 그 자리에서 바로 끝내라.
그래야 일을 확실하게 챙기는 사람으로 보이고, 그 신호 효과는 무척 중요하다. 게다가 지연은 세일즈의 독이다. 내 쪽에서 할 일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
후속 연락은 짧고 정중해야 하며, 합의한 다음 단계를 위한 행동 요청(CTA)이 분명히 담겨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후속 통화를 하기로 했다면 이렇게 쓰면 된다. "다음 주 월요일 오후 통화가 좋다고 하셨지요. 3시 30분으로 초대장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다른 시간이 편하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끝으로, 후속 연락은 집요하게 하라.
세일즈 콜이 아무리 잘 끝나도 상대가 연락이 뜸해지는 일은 흔하다. 대개는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저 바빠서다. 15번 넘게 연락하고 나서야 성사시킨 대형 계약이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여기서는 체면을 내려놓아라. 분명한 '아니요', 분명한 '예', 아니면 "지금 XYZ를 진행 중인데 5일쯤 걸리니 다음 주에 다시 연락 주세요" 같은 분명한 답을 받아 내야 한다. 나는 보통 사흘에 한 번꼴로 연락했지만,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디테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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