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Alex
예전에 팟캐스트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창업가를 초대해 사업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었습니다. 마이크 앞에서 누군가의 시작과 실패와 다시 일어선 순간들을 듣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다만 한 가지가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게스트 섭외였습니다.
평소 존경하던 창업가들에게 연락을 보내도 회신은 좀처럼 오지 않았습니다. 백 통 넘게 보내면 두세 분쯤 답을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 무렵 저는 자주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콜드메일을 잘 쓸 수 있을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의 마음을, 글 몇 줄로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비슷한 고민을 해보신 분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일을 하다 보면,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니까요.
오늘은 콜드메일을 잘 쓰는 법에 관한 글을 가져왔습니다. 글쓴이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노하우라고 합니다. 꼭 써먹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요즘 제휴나 협업 관련 문의를 많이 주십니다. 늦더라도 최대한 답을 드리려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협업 문의는 alexnote101@naver.com으로 남겨주시면 회신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픽!
- 콜드메일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자고 보내는 초대장이다.
- 이메일 초안을 잡기 전, 전체 에너지의 90%는 이 '가치 교환' 구조를 정교하게 짜는 데 써야 한다.
- 콜드메일은 내가 상대방이 진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얼마나 정확히 꿰뚫고 있는가를 시험하는 무대다. 답장은 그 깊은 이해 끝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부산물일 뿐이다.
- 설령 내가 제안한 가치의 초점이 상대방의 니즈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연락을 취하기 전 무언가를 깊이 있게 준비한 '진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에세이
본 아티클은 <The art of cold-emailing a billionaire>의 내용을 번역 및 편집한 글임을 밝힙니다.
나는 억만장자와 소위 ‘거물급 인사들’에게 평소 콜드메일(서로 만난 적 없는 관계에서 보낸 메일)을 자주 보내는 편이다.
놀랍게도 답장률이 절반을 웃돈다. 그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들도 수두룩하다.
-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전 CEO, 자산 33억 달러)
- 에릭 레프코프스키 (그루폰 전 CEO, 현 템퍼스 CEO, 자산 56억 달러)
- 다프네 콜러 (코세라 전 공동 창업자, 현 인시트로 CEO)
처음 억만장자에게 답장을 받았을 때는 얼떨떨하기만 했다. 내가 유명인사도 아니고, 대단한 자산가나 영향력 있는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답장이 이어지면서, 내가 상대에게 통하는 이메일을 쓰는 기술을 터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이 기술은 내 커리어에서 결정적인 기회들을 잡아내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우버 ATG와 와이콤비네이터(YC)를 거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하드테크 스타트업에 합류하기까지 모두 이 이메일 덕분이었다.
과거에 보낸 이메일들을 곰곰이 뜯어보니 일관되게 관통하는 4가지 원칙이 있었다.
1) 내 역량을 증명한다. (Establish competency)
2) 명확하게 요청한다. (Make my ask)
3) 투명하게 의도를 공개한다. (Be transparent with my self-interests)
4)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준다. (Show extra effort)
이 4가지 원칙을 충족하는 것이 거물들의 답장을 이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치트키다.
이메일을 잘 쓰는 건 직관만으로 터득하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이 4가지 핵심 목표를 자세히 설명하고 내가 트래비스, 에릭, 다프네에게 실제로 보냈던 이메일 전문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다.
콜드메일은 그 가치에 비해 잘 활용되지 못하는 무기다. 이 글이 많은 사람에게 자극이 되어 더 좋은 이메일을 쓰고, 나아가 더 많은 기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콜드메일의 목적
콜드메일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자고 보내는 초대장이다.
글을 쓰기 전 딱 두 가지만 자문해 보라.
- 내 입장: 나는 이 사람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 상대 입장: 상대가 기꺼이 제안을 수락할 만큼 매력적인 가치를 내가 줄 수 있는가?
잘 쓴 콜드메일은 포켓몬 카드를 맞교환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상대방이 그 제안(이를테면 리자몽과 거북왕 카드의 맞교환)에 솔깃하면 답장을 보낼 것이고,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침묵할 뿐이다.
사실 이것이 콜드메일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이다. 제안을 어떤 말로 포장하느냐보다 거래하려는 내용물의 본질이 훨씬 중요하다. 메일 제목을 무엇으로 뽑을지, 분량이 길지 짧을지, 지인을 거쳐 소개받았는지는 잔가지에 불과하다. 제안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반대로 제안이 좋다면, 문장이 조금 어설프더라도 무조건 답장이 온다.
다음은 내가 트래비스 캘러닉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배경을 설명하자면, 트래비스가 우버를 나와 벤처 펀드인 '10100'을 설립하던 시점에 나 역시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었다. 내 눈에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접점이 확실하게 보였다.
[트래비스 캘러닉에게 보낸 이메일 원문]


당시 내가 구상했던 윈윈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 내 이익: 트래비스를 엔젤 투자자로 모셔 업계의 신뢰도를 다지고 그의 멘토링을 받는다.
- 트래비스의 이익: 시장을 꿰뚫는 독창적인 통찰을 가진, 과감한 도전에 나선 우버 출신의 젊은 엔지니어를 선점한다. 이 회사가 성공하면 그의 투자사에도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된다.
이메일 초안을 잡기 전, 전체 에너지의 90%는 이 '가치 교환' 구조를 정교하게 짜는 데 써야 한다. 이메일을 보내야 할 타이밍은, 나와 상대방 모두 이 제안에 반응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다.
확실한 카드를 쥐었다면, 이제 답장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구체적인 테크닉을 적용할 차례다.
콜드메일 작성의 4가지 법칙
이메일을 쓸 때는 넣을 내용과 뺄 내용을 칼같이 도려내야 한다. 메일에 적히는 모든 문장에는 저마다의 명확한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한다. 펜을 들기 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라.
"이 사람이 내가 제안한 거래의 가치를 제대로 저울질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는 무엇인가?"
원칙 1 : 내 역량을 증명하라. (Establish competency)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은 본인의 역량이다. 매일 수천 통의 이메일(대부분 사기성이 짙거나 영양가 없는 스팸 메일)을 받는 거물들의 시선을 단 1~2문장만으로 사로잡고, 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게 만들려면 무엇을 내세워야 하겠는가?
다음 두 도입부를 비교해 보라.
- 안녕하세요, 저는 조라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앤디입니다. 와이콤비네이터(YC)가 투자한 창업가이자, 이전에는 우버 ATG에서 자율주행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는가?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첫 번째 문장은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한다. 반면 두 번째 문장은 'YC'와 '우버'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통해 실력을 직관적으로 증명하며, 거물들이 평소 곁에 두는 인재들의 프로필과 결을 같이한다.
역량을 보여주는 방법은 다양하다.
- 소속 네트워크: (예: 하버드 대학, 우버, 와이콤비네이터 등)
- 수행하기 어려운 성과: (예: 30일 만에 독자적으로 로켓을 만들었습니다)
- 영향력 있는 인적 네트워크: (예: 일론 머스크가 당신과 논의해 보라고 했습니다)
가장 좋은 역량 신호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해내기 힘든 독보적인 성과다. 첫 문장에서는 군더더기를 싹 빼고 최소한의 단어로 자신의 전문성을 강렬하게 각인시켜야 한다.
원칙 2 : 명확하게 요청하라 (Make an ask)
내 능력을 보여줬다면, 그다음은 바라는 점을 똑바로 요구할 차례다. 제대로 된 요청에는 다음 두 가지가 선명하게 담겨야 한다.
- 요청 사항: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예: 투자 유치, 채용 기회, 팟캐스트 출연 등)
- 가치 제안: 이것이 상대의 삶이나 비즈니스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주는가?
상대방이 내 제안에서 확실한 메리트를 발견할 때만 답장을 보낸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그러니 그들이 지금 무엇에 목말라 있는지 알아내는 데 아낌없이 공을 들여야 한다. 내가 상대에게 정말로 거부할 수 없는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지독하리만치 냉정해져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메일의 핵심이 '설득'에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콜드메일은 실상 내가 상대방이 진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얼마나 정확히 꿰뚫고 있는가를 시험하는 무대다. 답장은 그 깊은 이해 끝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부산물일 뿐이다.
내가 메일을 보내기 전, 그 사람의 블로그 글을 샅샅이 읽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파헤치며, 인터뷰 영상을 모조리 찾아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모든 수고는 '이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촉을 세우기 위한 밑작업이다.
- 그들은 현재 어떤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는가?
- 그들이 가슴 깊이 관심을 두는 사회적 명분이나 의제는 무엇인가?
- 그들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력은 무엇인가?
- 그들이 해결하려고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 그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을 돕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의 답을 백 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메일을 쓰기 전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그들이 원하는 바를 높은 확률로 맞히는 것이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코세라(Coursera)의 창업자인 다프네 콜러의 경우, 그녀가 바이오 스타트업인 인시트로(Insitro)를 막 창업하던 시점이었기에, 나는 그녀의 새 회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온몸을 던질 준비가 된 초기 멤버로서 나를 포지셔닝해 메일을 보냈다.
[다프네 콜러에게 보낸 이메일 원문]


억만장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성취를 갈망하는 특성을 갖고있다. 게다가 본인들의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그들이 무엇에 목말라하는지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을 도울 틈새를 찾아내고, 이메일에서 그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라.
유명 엔젤 투자자 엘라드 길(Elad Gil)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자신의 웹사이트에 아예 대놓고 정확히 적어두었다.

원칙 3 : 투명하게 의도를 공개하라. (Be transparent with my self-interests)
세 번째 원칙은 사람들이 잘 쓰지 않지만 굉장히 잘 먹히는 전략으로, 내 개인적인 목적과 사익을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 내 이익 (Self-interest): 나는 왜 그의 도움이 필요한가? 이 거래가 나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가?
내가 믿는 가설은 이렇다. 영향력 있는 이들은 실력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내재적 동기가 확실한 사람과 손을 잡고 싶어 한다. 이런 성향이야말로 성공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특성들을 이메일 한 장으로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신뢰를 주려면 내 속셈을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내재적 동기를 증명하려면 이 거래가 나의 장기적인 야망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설명하면 된다.
다음은 내가 최근 어느 창업자에게 일자리를 달라고 보내며 적은 메일의 일부다. 이 직무가 나의 장기적인 커리어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떻게 설명했는지 유심히 보라.
[채용 요청 이메일 발췌]

원칙 4 :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줘라. (Show extra effort)
네 번째 마지막 목표는 이메일이라는 텍스트 그 이상의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메일만 달랑 보내는 수준을 넘어, 내가 이 사람과 일하는 것에 얼마나 진심인지 어떻게 눈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나는 최근 '낫 보링(Not Boring)'의 창업자인 팩키 매코믹에게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같이 만들자는 제안을 담은 메일을 보냈다. 이때 메일 본문만 보낸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아이디어를 얼마나 고민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전략적으로 '낫 보링' 브랜드에 어떤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지 분석한 별도의 블로그 기획 글('낫 보링이 컴퍼니 빌딩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을 직접 작성해서 함께 링크로 첨부했다.
[팩키 매코믹에게 보낸 이메일 원문]


비록 이 아이디어가 당시 '낫 보링'이 걷던 방향과 맞지 않아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팩키는 친절하게도 내게 통화를 제안했고 전화를 통해 내 아이디어를 함께 진지하게 논의해 주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설령 내가 제안한 가치의 초점이 상대방의 니즈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연락을 취하기 전 무언가를 깊이 있게 준비한 '진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그 노고를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고마워한다. 남다른 노력은 내가 단순히 무언가를 뜯어내려는 사람(Taker)이 아니라, 먼저 가치를 주려는 사람(Giver)이라는 확실한 증거다. 아이디어를 말로만 툭 던지는 게 아니라, 그걸 눈앞에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아까운 시간을 먼저 기꺼이 쏟아부을 만큼 진정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원칙을 나만의 방식으로 녹여내라
솔직히 말해, 거물들에게 무조건 답장을 받아낼 수 있는 만능 치트키 같은 이메일 양식은 없다. 하지만 내가 콜드메일을 보낼 때마다 확실하게 작동했던 나침반은 분명히 존재한다.
- 역량 (Competency): 나를 만만한 상대가 아닌, 대등한 파트너로 바라보게 만든다.
- 요청 (Ask): 내가 제안하는 거래 속에 숨은 확실한 상호 이익(Win-Win)을 전달한다.
- 투명한 이익 (Transparent self-interest):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며, 뚜렷한 동기를 가졌음을 증명한다.
- 노력 (Effort): 받기 전에 먼저 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진심을 보여준다.
이 글은 이메일 작성을 위한 딱딱한 매뉴얼을 읊어주려는 게 아니다. 내가 콜드메일을 쓸 때마다 끊임없이 되새기는 일련의 원칙과 태도, 고민들을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이 원칙들을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상대방이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매력적인 카드를 설계하고, 당당하게 이메일을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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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비즈쿠키는 늘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아티클을 제공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 아티클마다 독자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가 참 궁금해요.
독자분들의 짧은 한 마디를 보면서 에디터들은 일주일 동안 뿌듯해 한답니다.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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