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Alex
안녕하세요, 비즈쿠키입니다.
얼마 전, <Hackers & Painters>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Y Combinator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의 에세이집인데요. 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챕터의 일부를 발췌해서 번역해 보았습니다. "돈, 조직, 그리고 창업의 본질"에 관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중에 나온 경영 도서 열 권보다 이 에세이 한 편이 비즈니스의 본질을 더 명확히 짚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아티클이 재밌으셨다면 그의 개인 웹페이지에서 다른 에세이들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늘의 글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물 소개

폴 그레이엄은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창업가입니다. 그는 세계 최초의 SaaS 기업인 Viaweb을 창업해 야후에 매각했으며, 이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 Combinator를 설립했습니다. 이곳에서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발굴했죠. 그는 오늘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씬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Editor's Pick!
- 부를 얻는 방법에는 상속, 투기, 사기, 로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바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그 대가를 받는 방법'입니다.
- 잊지 마세요. 기업의 진짜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큼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 많은 사람이 세상의 부는 정해져 있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많이 가져가면 내 몫이 줄어든다"라고 믿는 것이죠. 이를 '파이의 오류'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를 새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인류는 역사 내내 그래왔습니다.
- 사업의 목표를 정할 때뿐만 아니라 매 순간 결정을 내릴 때도 '어려움'을 기준으로 삼으세요. 저희 비아웹(Viaweb)의 원칙 중 하나는 "계단 위로 뛰어라(Run Upstairs)"였습니다. 덩치 큰 불량배에게 쫓기는 작고 날렵한 아이를 상상해 보세요. 계단을 만났을 때 위로 갈까요, 아래로 갈까요? 저는 위로 가라고 말합니다.. 올라가는 건 나에게도 힘들지만, 그에게는 훨씬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 산업혁명의 원인에 대해 많은 분석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전제 조건은 '자신이 일군 재산을 평화롭게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이었습니다.. 혁신의 동기부여가 사라지면 기술 발전은 즉시 멈춰버립니다.
에세이
본 아티클은 폴 그레이엄의 저서 <Hackers & Painters>의 일부를 편집, 번역하였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초기 멤버로 합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수백 년 전부터 검증된 방식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 자체는 1960년대에 생겨났지만, 그 본질은 중세 시대에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위험한 무역 항해를 떠났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은 대개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하이테크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사실상 동의어처럼 쓰일 정도죠. 즉, 스타트업이란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수 정예의 모임'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원리까지 깊게 고민하지 않고도 부자가 된 사람은 많습니다. 훌륭한 투수가 되기 위해 물리학 법칙을 공부할 필요는 없는 것과 같죠. 하지만 부의 작동 원리를 이해한다면 분명 남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왜 스타트업은 꼭 작아야만 할까요? 회사가 커지면 왜 예전 같은 폭발력을 잃게 될까요? 그리고 왜 하필 기술 개발에 목을 매는 걸까요? 신약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은 넘쳐나는데, 왜 식용유나 세탁 세제를 파는 스타트업은 보이지 않는 걸까요?
창업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스타트업은 평생 일해야 할 분량을 단 몇 년으로 압축하는 과정입니다. 40년 동안 적당한 강도로 일할 것을 4년 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식으로 치환하는 것이죠. 특히 속도가 곧 경쟁력인 기술 분야에서는 이런 방식이 잘 통합니다.
수치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대 중반의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가 대기업에서 연봉 1억 원을 받는다고 칩시다. 회사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이 프로그래머는 최소 1억 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죠.
그런데 만약 이 프로그래머가 스타트업에서 직장인보다 2배 더 오래 일하고, 3배 더 집중해서 일한다면 어떨까요? 여기에 대기업 특유의 복잡한 결재 라인과 '무능한 관리자'들의 방해만 사라져도 효율은 또 2배로 뜁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직급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머리를 쓴다면 3배의 시너지가 더 생기죠.
이 모든 수치를 곱해보면, 평범한 직장 생활보다 약 36배의 생산성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즉, 군더더기 없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연봉 1억 원의 가치를 지닌 프로그래머는 연간 약 36억 원어치의 부를 충분히 창출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건 대략적인 계산일 뿐, 숫자가 정확히 36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그 배율이 최소 10배 이상이며, 때로는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구조에 있습니다.
연봉 36억 원이 너무 허무맹랑하게 들리나요? 하지만 이건 한계치까지 자신을 밀어붙였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여가 생활은커녕 건강을 해칠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붓는 상황 말입니다.
스타트업은 마법이 아닙니다. 부를 만드는 근본 법칙을 거스르는 것도 아니죠. 그저 '부의 창출 곡선'의 맨 끝단에 있을 뿐입니다. 세상에는 일종의 '고통 보존 법칙'이 있습니다. 10억을 벌고 싶다면 10억만큼의 고통을 견뎌야 합니다. 평생 우체국에서 일하며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는 것과, 스타트업에서 3,4년 동안 모든 스트레스를 압축해서 겪는 것의 차이일 뿐입니다. 스타트업이 쉬운 길이었다면 아마 온 세상 사람이 다 창업했을 겁니다.
부를 얻는 방법에는 상속, 투기, 사기, 로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바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그 대가를 받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좋은 이유는 단순히 합법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는 매우 명쾌하고 정직한 논리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부와 돈은 다릅니다
부를 창조하고 싶다면 부와 돈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부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되었지만, 돈은 최근의 발명품일 뿐이죠.
부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입니다. 맛있는 음식, 편안한 집, 좋은 차, 멋진 여행 같은 것이죠. 만약 원하는 모든 것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마법 기계가 있다면 돈은 한 푼도 필요 없을 겁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남극 한복판에서는 수십억의 현금도 종이 조각에 불과합니다.
결국 핵심은 돈이 아니라 부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항상 돈에 집중할까요? 돈은 부를 옮기기 편하게 만든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조지폐를 만들 게 아니라면, 돈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어떻게 부(가치)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전문화되어 있습니다. 내가 감자를 직접 재배하지 않아도, 내가 만든 바이올린을 '돈'이라는 매개체로 바꿔서 감자를 살 수 있습니다. 돈이 거래의 효율성을 높여주지만, 동시에 '비즈니스의 본질은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꾸 가리기도 합니다. 잊지 마세요. 기업의 진짜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큼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파이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많은 사람이 세상의 부는 정해져 있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많이 가져가면 내 몫이 줄어든다"라고 믿는 것이죠. 이를 '파이의 오류'라고 합니다.
물론 가족 용돈이나 정부 예산처럼 이미 정해진 돈을 나눌 때는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이 손해를 봅니다. 하지만 세상 전체의 부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부를 새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인류는 역사 내내 그래왔습니다.
낡고 고장 난 차를 사서 정성껏 수리했다고 칩시다. 당신은 누구의 주머니를 털지도 않았지만, 세상에는 전보다 더 가치 있는 '완벽한 차' 한 대가 추가되었습니다. 당신은 부를 창조했고, 그만큼 세상은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아이들도 사실 이 원리를 압니다. 돈이 없으면 종이를 접어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죠. 다만 아이들은 만드는 기술이 부족해서 그 결과물의 가치가 낮을 뿐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숙련공들이 만든 물건은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립니다. 오늘날 이 숙련공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프로그래머입니다.
프로그래머는 컴퓨터 앞에 앉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치를 창조합니다. 훌륭한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세상에 없던 '부'가 됩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부가 누군가 나눠주는 조각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내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또한 실력 차이에 따라 창출하는 가치가 수십, 수백 배 벌어질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도 잘 알고 있죠.
직장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졸업하면 당연히 어딘가에 취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특정 건물로 출근하고,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하는 집단에 소속되는 것을 '사회인'이 되는 당연한 절차로 여깁니다.
하지만 기업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일 뿐입니다. 당신이 취직해서 받는 월급은 당신이 창출한 가치 중 일부를 받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연봉만큼의 가치를 못 만든다면 회사는 망하겠죠.
많은 사람이 '직장인'이라는 신분에 집착하지만, 본질은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입니다. 굳이 큰 회사에 소속되지 않아도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부는 따라옵니다. 다만 직장 생활을 하면 내 성과가 다른 사람들의 성과와 뒤섞여 '평균화'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부자가 되는 조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개개인의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내가 10배 더 열심히 일해도 월급을 10배 더 받기 힘든 이유죠. 내 성과가 수천 명의 동료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측정 가능성(Measurement)
2.지렛대(Leverage)
영업사원이나 펀드 매니저, 프로 운동선수가 부자가 될 확률이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은 성과가 명확히 측정되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 보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대신 그만큼 실패의 위험도 크죠. 안전한 직장에는 지렛대가 없고, 지렛대가 없으면 큰 부도 없습니다.
당신이 영화배우나 CEO가 아니더라도 이 조건을 충족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모인 작은 스타트업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규모가 작을수록 당신의 기여도는 명확히 드러나고(측정 가능성),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돌아오는 보상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지렛대).
소규모 팀 = 측정 가능성
직원 한 명 한 명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개별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대안은 있습니다. 바로 소규모 그룹 단위로 측정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창출하는 수익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단위는 결국 '회사 전체'입니다. 회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회사 전체의 성과는 곧 개개인의 기여도에 가까워집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10명뿐인 스타트업이라면, 개개인의 노력을 측정하는 오차 범위는 고작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합류하는 것은 일반적인 직장인이 상사에게 "10배 더 열심히 일할 테니 월급을 10배 더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딱 두 가지 차이가 있다면, 그 요구를 상사가 아닌 고객(상사는 결국 고객의 대리인일 뿐입니다)에게 직접 한다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야망 있는 소수의 동료와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팀 단위로 움직이게 됩니다. 작가나 배우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1인 기업'으로 성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반드시 실력이 좋아야 합니다. 당신의 성과가 결국 그들의 성과와 섞여 평균치로 계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수천 명의 노잡이가 젓는 거대한 갤리선과 같습니다. 이 배의 속도가 나지 않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노잡이 개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저어도 배의 속도가 빨라지는 게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둘째, 천 명이나 모여 있으면 그중 평균적인 노잡이는 말 그대로 '평범한 수준'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거대한 배에서 무작위로 10명을 뽑아 작은 배에 태운다면, 그들은 아마 전보다 더 빨리 노를 저을 것입니다. '당근과 채찍'이 확실하기 때문이죠. 내가 노를 저으면 배가 빨라지는 게 보이고, 내가 게으름을 피우면 동료들이 바로 눈치를 챕니다.
하지만 진짜 마법은 그 거대한 배에서 가장 뛰어난 노잡이 10명을 뽑아 한 배에 태웠을 때 일어납니다. 이들은 소규모 팀이 주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얻는 것은 물론, 각자가 상위 1%의 실력자라는 엄청난 이점을 갖게 됩니다. 평범한 천 명과 섞여 평균 취급을 받는 것보다, 실력이 비슷한 소수 정예와 함께 묶이는 것이 이들에게는 훨씬 이득입니다.
이것이 스타트업의 진정한 존재 이유입니다. 대기업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훨씬 더 큰 보상을 받길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죠. 스타트업은 대개 서로의 실력을 아는 야망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모인 집단이기에, 단순히 규모가 작은 것을 넘어 개개인의 기여도가 아주 정밀하게 측정됩니다. 스타트업은 그저 '10명의 사람'이 아니라, '당신과 닮은 10명의 능력자'가 모인 곳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스타트업의 성패가 초기 직원 10명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며, 사실 10명보다는 초기 5명이 더 결정적이라고 봅니다. 스타트업이 강한 이유는 단순히 머릿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그 소수가 엄선된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마을 공동체 같은 '작음'이 아니라, 올스타 팀 같은 '작음'이 핵심입니다.
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집단의 평균은 전체 인구의 평균에 가까워집니다. 따라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대기업에 있는 것은 손해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성과가 다른 이들의 낮은 성과에 깎여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정성을 중시하거나 돈에 관심이 없다면 예외겠지만, 돈을 벌고 싶은 실력자라면 비슷한 동료들이 있는 소규모 팀으로 가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기술 = 지렛대
스타트업은 누구에게나 '측정 가능성'과 '지렛대'가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규모가 작아서 성과 측정이 가능하고, 새로운 기술을 발명해 돈을 벌기 때문에 강력한 지렛대를 가집니다.
그렇다면 기술이란 무엇일까요? 기술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면 그 가치는 그 방식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수만큼 곱해집니다. 물고기 한 마리가 아니라 '낚싯대'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스타트업과 일반 음식점이나 미용실의 차이입니다. 달걀을 굽거나 머리를 자르는 일은 고객 한 명당 한 번의 노동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겪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면, 그 솔루션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을 돕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지렛대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부를 창출해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달걀을 아무리 빨리 구워도 부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1200년대 피렌체를 부유하게 만든 것은 고급 직물을 만드는 당시의 '하이테크' 기술이었고, 1600년대 네덜란드를 부강하게 만든 것은 극동 아시아의 바다를 지배하게 해준 조선술과 항해술이었습니다.
다행히 소규모 팀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기술의 최전선은 매우 빠르게 변합니다. 오늘의 가치 있는 기술이 몇 년 뒤면 쓰레기가 되기도 하죠. 겹겹이 쌓인 관료주의가 없는 작은 회사는 이런 환경에서 훨씬 민첩하게 움직입니다. 또한 혁신은 대개 고정관념을 깨는 데서 나오는데, 작은 회사는 관습에서 훨씬 자유롭습니다.
대기업도 기술을 개발할 수는 있지만 속도가 느립니다. 게다가 거대한 규모 탓에 파격적인 노력을 기울인 직원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기도 어렵죠. 그래서 대기업은 마이크로프로세서, 발전소, 항공기처럼 막대한 자본이 진입 장벽이 되는 분야에서만 겨우 경쟁력을 유지합니다. 심지어 그런 분야조차 부품이나 아이디어는 스타트업에 크게 의존하곤 합니다.
바이오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어려운 기술 문제를 푼다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언뜻 기술과 상관없어 보이는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라는 체계를 설계해 전 세계 어디든 복제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맥도날드의 운영 규칙은 거의 소프트웨어 코드처럼 정밀합니다. 한 번 작성해서 어디서든 실행하는(Write once, run everywhere) 식이죠. 월마트의 샘 월튼 역시 단순히 유통업을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매장 시스템을 설계해서 부자가 된 것입니다.
사업의 목표를 정할 때뿐만 아니라 매 순간 결정을 내릴 때도 '어려움'을 기준으로 삼으세요. 저희 비아웹(Viaweb)의 원칙 중 하나는 "계단 위로 뛰어라(Run Upstairs)"였습니다. 덩치 큰 불량배에게 쫓기는 작고 날렵한 아이를 상상해 보세요. 계단을 만났을 때 위로 갈까요, 아래로 갈까요? 저는 위로 가라고 말합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건 덩치 큰 사람도 충분히 빨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 때는 그 덩치가 큰 장애물이 됩니다. 올라가는 건 나에게도 힘들지만, 그에게는 훨씬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실제 비즈니스에서도 저희는 일부러 어려운 문제만 골라서 해결했습니다. 가치가 비슷한 두 기능이 있다면 무조건 더 구현하기 어려운 쪽을 택했습니다. 그게 더 가치 있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따라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덩치 크고 느린 경쟁자들이 우리를 따라 험난한 지형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을 즐겼습니다. 게릴라군이 정규군이 따라올 수 없는 험준한 산악 지형을 선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려운 기술 문제와 온종일 씨름하고 나면 진이 다 빠졌지만, 저는 오히려 기뻤습니다. 우리에게 이토록 어렵다면 경쟁자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요.
이것은 단순히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요령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본질 그 자체입니다. 벤처 투자자들은 이를 '진입 장벽'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이 아이디어를 들고 투자를 받으러 가면, 그들은 가장 먼저 물을 것입니다. "남들이 이걸 따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렵습니까?" 즉, 뒤쫓아오는 추격자들과의 사이에 얼마나 큰 장애물을 만들어 두었느냐는 것이죠.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대기업이 자본과 브랜드로 여러분의 시장을 순식간에 빼앗아 갈 것입니다. 벌판에서 정규군을 마주친 게릴라 꼴이 되는 것이죠.
특허로 장벽을 세울 수도 있지만, 특허는 생각보다 무력할 때가 많습니다. 경쟁자들은 우회로를 찾거나, 아예 특허를 무시하고 소송을 걸어보라고 배짱을 부리기도 합니다. 대기업에 소송은 일상이며, 그들은 소송전을 아주 길게, 돈을 써가며 끄는 법을 잘 압니다. 텔레비전을 발명한 필로 판스워스(Philo Farnsworth)를 아시나요? 아마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작 돈을 번 건 RCA라는 대기업이었고, 판스워스는 평생을 특허 소송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최고의 수비는 공격입니다. 경쟁자가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어려운 기술을 개발한다면 다른 방어 수단은 필요 없습니다. 시작부터 어려운 문제를 고르고, 매 선택의 기로에서 더 어려운 길을 택하십시오.
몇 가지 주의할 점
스타트업은 모기와 같습니다. 곰은 공격을 받아도 버티고 게는 단단한 껍데기로 방어하지만, 모기는 오직 '한 방의 침을 꽂는 것'에만 모든 설계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방어에는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죠. 모기라는 종은 개체 수가 많아서 살아남지만, 죽어가는 개별 모기에게는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은 모기처럼 '대박 아니면 쪽박(All-or-nothing)'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습니다. 저희 비아웹도 몇 번이나 망할 뻔했습니다. 성공 궤도는 사인 곡선처럼 널뛰었죠. 다행히 고점일 때 야후에 매각되었지만, 정말 아슬아슬했습니다. 매각 협상을 위해 캘리포니아에 갔을 때도, 저희는 투자를 철회하려는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 회의실을 빌려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회사가 당장 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극단적인 도박을 저희가 원했던 건 아닙니다. 저희 팀원들은 모두 위험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로또 같은 운 요소 없이 그냥 열심히 일한 만큼만 확실히 보상받는 길이 있었다면 기꺼이 그 길을 택했을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100억을 벌 확률 20%가 더 가치 있다고 해도, 저희는 10억을 벌 확률 100%를 훨씬 선호했을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즈니스 세계에 그런 중간 지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근사한 방법은 초기 단계에 회사를 매각해서 미래의 큰 대박(과 위험)을 포기하고 확실한 보상을 챙기는 것입니다. 저희도 그 기회가 있었지만 멍청하게도 놓쳤고, 그 뒤로는 회사를 팔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로 1년을 보냈습니다. 누군가 비아웹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바로 회사를 사라고 제안할 정도였죠. 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초기에 저희를 샀다면 완전 대박이었겠지만, 대기업들은 그런 모험을 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을 인수할 정도의 대기업은 보수적이며, 인수 담당자들도 대개 리스크를 피하려는 경영대학원 출신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싸고 위험한 초기 기업보다는, 비싸더라도 안전한 검증된 기업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오히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 파는 것이 더 쉽습니다.
부와 권력
부를 일구는 것만이 부자가 되는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에 부는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뺏는 것이었습니다. 금광, 노예, 토지, 가축이 주된 부였고, 이를 얻는 방법은 상속, 혼인, 정복, 혹은 몰수뿐이었죠. 그러니 과거에 부자가 나쁜 평판을 얻었던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첫째는 법치주의입니다. 예전에는 돈을 모아봤자 권력자가 나타나 뺏어가면 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세 유럽의 도시들에 상인과 제조업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이들이 힘을 합쳐 봉건 영주에게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죠. 역사상 처음으로 '불량배(권력자)'들이 '너드(창조자)'들의 점심값(재산)을 뺏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 안전장치는 두 번째 변화인 산업화를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산업혁명의 원인에 대해 많은 분석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전제 조건은 '자신이 일군 재산을 평화롭게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소련이나 1960년대 노동당 집권 하의 영국처럼 부의 축적을 막았던 나라들을 보십시오. 혁신의 동기부여가 사라지면 기술 발전은 즉시 멈춰버립니다.
스타트업의 경제적 본질은 "나는 더 빨리 일하고 싶다"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50년 동안 천천히 벌 돈을 몇 년 안에 끝내겠다는 것이죠. 이를 막는 정부는 국민에게 "천천히 일하라"고 명령하는 것과 같습니다. 50년에 걸쳐 30억을 버는 건 허용하면서, 2년 동안 죽어라 일해서 30억을 버는 건 안 된다고 하는 것이죠. 이건 우리가 탈출하고자 했던 대기업 상사의 논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천천히 일하는 환경에서는 기술 혁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술 개발은 에디슨의 말처럼 99%의 땀이 필요한 아주 고된 작업입니다. 부라는 확실한 보상이 없다면 아무도 그 고생을 자처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투기나 로켓 같은 멋진 프로젝트에는 열정만으로 뛰어들 엔지니어가 있겠지만, 전구나 반도체 같은 일상의 기술을 혁신하는 건 결국 부를 꿈꾸는 기업가들의 몫입니다.
스타트업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나타난 반짝 유행이 아닙니다. 부를 창조해 성공한 모든 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레시피를 사용했습니다. 소규모 팀을 통한 '측정 가능성',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통한 '지렛대'입니다. 이 공식은 1200년대 피렌체에서도, 오늘날의 산타클라라에서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유럽이 왜 그토록 강대해졌는지에 대한 답도 보입니다. 지리적 이점이나 인종적 우월함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유럽은 '돈을 번 사람이 그 돈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이 규칙이 세워지자, 부자가 되고 싶은 이들이 남의 것을 훔치는 대신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생겨난 기술력은 경제적 부를 넘어 군사적 강대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텔스기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 건 소련의 수학자였지만, 컴퓨터 산업이 없었던 소련은 이를 실제로 구현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냉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정치인이나 군인 같은 지배층이 기업가들을 짓밟게 두지 마십시오. 개인을 부자로 만드는 공식은 국가를 강하게 만드는 공식과 같습니다. 너드들이 자기 점심값을 지키게 해주세요. 그러면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기술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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