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Sherpa
안녕하세요, 비즈쿠키입니다.
오늘은 유명한 생산성 도구인 '노션'의 창립자 아이반 자오의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이야기를 옮기며 '이 사람은 실리콘벨리 창업가가 아니라 전통 공예품 장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구와 제품에 관한 그의 깊은 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제품, 프로젝트, 비즈니스에 대한 여러분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오늘의 아티클을 읽으며 나의 철학을 곱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 소개

아이반 자오(Ivan Zhao)는 중국 우루무치에서 태어나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캐나다로 이주한 그는 '컴퓨팅은 인간 지능을 증강하는 도구'라는 철학에 깊이 공감하여 누구나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위한 레고'를 만들고자 노션을 공동 창립했습니다.
요약
사람들은 당신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당장 써야 하는 보고서와 해야 할 일을 처리하기 급급하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사람들이 원하는 것 안에 숨겨야 합니다. 마치 '설탕으로 코팅한 브로콜리'처럼요. 세상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 비즈니스적 가치와 나의 가치. 그 사이에서 올바른 타협점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장인 정신'입니다.
가상 인터뷰
글에 들어가기 앞서, 오늘 글은 유튜브 'Lenny's Podcast'의 <Notion's lost years..> 영상을 사용한 가상의 인터뷰임을 밝힙니다.
Q. 반갑습니다. 아이반 자오씨. 제가 듣기론 노션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있다고요. ‘더글러스 엥겔바트’의 논문이 당신에게 매우 의미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학교 마지막 해에 친구들을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고 그들을 위한 창작 도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동안, 소프트웨어, 컴퓨팅을 위한 창작 도구의 역사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컴퓨팅의 선구자들이 실제로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더글러스 엥겔바트, 앨런 케이, 테드 넬슨. 그들에게 컴퓨팅은 개발자와 사용자 사이에 분리가 있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누구든 원한다면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만들고, 바꿀 수 있어야 했죠.
하지만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세대가 PC(개인용 컴퓨팅)를 대중화하면서, 개발자와 사용자가 분리되었습니다. 엥겔바트의 논문인 '인간 지능 증강(Augmenting Human Intellect)'을 읽었을 때, 저는 '세상에!'라고 생각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코딩하거나 디자인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일 중 가장 강력한 일입니다. 저는 컴퓨팅을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이나 지능을 증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노션과 같은 회사를 시작하고 싶었죠.

Q.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 노션을 시작했는데, 첫 3~4년을 노션의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이 잃어버린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이 시간을 헤쳐나갈 수 있었나요?
저희는 여러 버전을 시도했습니다. 첫 번째 버전은 '모두가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라는 비전을 녹여, '더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아주 쉬운 개발자 도구를 만들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몇 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자기 할 일을 완수해야 하니까요. 사람들은 자기 일을 최적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첫 버전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죠.
하지만 저희는 정말 그 도구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희가 깨달은 것은, 실제로 우리의 비전, 즉 '모두가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라는 비전을 사람들이 실제로 신경 쓰는 형태 안에 숨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도구는 무엇일까요? 바로 생산성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노션이 된 것입니다.
노션은 생산성 도구 모음으로 더 많이 알고 있지만, 노션을 더 많이 사용하다 보면 그 안에 노코드 개발 능력이 숨겨져 있고, 노션만을 이용하여 거의 모든 종류의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저희가 숨긴 진짜 의도이죠. 저희는 2년이 넘게 걸려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세상은 나와 같지 않다'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개발자나 디자이너 마인드가 아닙니다. 단지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에만 신경 쓰고, 너무나 시끄럽죠.

Q. 당신이 했던 말 중 하나가 떠오르네요. "노션의 첫 번째 버전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것에 더 가까웠다."
정말로요. 왜냐하면 성숙이란 나의 관점뿐만 아니라 외부의 관점에서도 세상을 보는 것이거든요. 그 당시의 우리는 젊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깨닫는 데 여러 해가 걸렸죠.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요. 우리는 이걸 '설탕 코팅된 브로콜리'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브로콜리를 먹고 싶어 하지 않지만, 설탕은 좋아하니, 설탕 안에 브로콜리를 숨기는 거죠.
Q. 정말 재미있는 비유이네요. 그리고 제가 들은 또 다른 이야기로는, 여러 해 동안 만든 코드를 버렸다고 들었습니다. 거의 ‘리셋’을 했다고요!
사실입니다. 실제로 무언가를 이룰 때까지 4년이 걸렸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생산성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 2년이 걸렸습니다. 그 후 그걸 만드는 데 1년이 걸렸는데, 저희가 잘못된 토대 위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모든 웹 앱이 React 위에서 실행되지만, 당시 저희는 구글의 웹 컴포넌트를 사용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1년이 지나서야 웹 컴포넌트가 너무 불안정하다는 것을 깨달은거죠. 그래서 우리는 회사를 말 그대로 ‘리셋’해야 했습니다. 만들었던 소프트웨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했을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코드 베이스를 리셋했습니다.
Q.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계속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했을까요? 바로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이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노션입니다. 소프트웨어를 위한 레고라고 할 수 있죠. 저는 레고를 가지고 자랐습니다. 제가 원했던 유일한 장난감이었고, 저는 사람들이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장난감 같은 창의성과 즐거움을 주고 싶었어요. 제 공동 창립자인 사이먼도 같은 생각이었죠.

Q. 정말 노션에 어울리는 비유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고군분투하거나 오랫동안 방황하고 있는 창업가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을까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세상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하게 타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품 비즈니스는 뭘까요? 사용자를 늘리고, 매출을 늘려야겠죠. 저는 사실상 스포츠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경기장이고, 승리를 위해 스코어 카드를 최적화해야 하죠. 그 반대편에, 나의 가치를 위해 만들고 싶은 뭔가가 있겠죠. 본인만의 취향, 미학, 그리고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곤 세상이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을 더 많이 갖길 원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에너지입니다. 저는 사실 아주 최근에야 그것들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저의 가치를 위해 제작하는 것에서 더 지속적인 성취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만 너무 몰두하면 사용자를 늘릴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 저는 그저 예술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죠. 그냥 나만의 연구 프로젝트를 하는 겁니다. 반대로 비즈니스에 너무 치중하면 그저 상품을 만드는 것이 되겠죠.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과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 사이를 왔다가 갔다 해야 합니다.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저 자신에게도 진정성 있고, 우연히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것을 창조했다는 겁니다. 노션의 암흑기, 그 잃어버린 세월 동안 제가 꾸준히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죠.

두 번째로, 확실히 리셋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용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한 자기 계발 식 위로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핵심을 발견하고 리셋을 한다면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더 빠르게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한다면, 걱정한 것보다 훨씬 빨리 이전에 만들었던 모든 것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까 제가 말씀드린 컴퓨팅 선구자들이 만든 ‘스몰토크’는 노션에 큰 영향을 준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정말 작은 코드 베이스였죠. 그리고 스몰 토크는 또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인 리스프(Lisp)에 영향받았는데, 아마 코드 몇백 줄에 불과할 겁니다. 이처럼 핵심은 정말 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이 작은 핵심만 발견한다면, 훨씬 많은 가치와 가능성이 열릴 겁니다. 그러면 리셋해도 이전에 했던 모든 것을 따라잡을 수 있죠.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리셋이 그토록 강력한 이유가 바로 이 핵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지수 함수 측면에서 생각하는 데 능숙하지 않죠. 우리는 선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 리셋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면, 새로운 성장곡선은 선형이 아닌 지수 함수를 그릴 것입니다.

Q. 스티브 잡스의 인용구가 있습니다. "문제는 훌륭한 아이디어와 훌륭한 제품 사이에 엄청난 양의 장인 정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여기서 핵심 단어는 장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 우리의 회사 철학은 '장인 정신과 가치(crafts and values)'라고 불립니다. 장인 정신은 나만의 기술이고, 나만의 취향입니다. 가치는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장인 정신은 나의 가치를 어떤 기술적 노하우에 적용하고, 더 영리한 타협을 하여 새롭고 유용한 것을 만들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제 아내는 종종 저를 ‘나무 캐비닛 제작자’라고 부릅니다. 노션을 제작하는 저의 사고방식에 대한 좋은 비유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내가 이 나무 캐비닛을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고, 더 유용하고, 손에 쥐었을 때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는 거죠.
저는 저만의 미적 감각과 기술적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계속 타협해야 하죠. 저에게 장인 정신이란 이런 것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것, 비즈니스를 하는 것, 회사를 운영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Q. 오늘 대화에서 ‘타협’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의사결정에서 ‘타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네, 저는 제품 제작자와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매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반드시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요? 본질적으로 시장이나 나의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 포기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제품을 제작하는 장인 정신입니다.
그리고 시장은 항상 매우 역동적이죠. 특히 지금은 AI 때문에 더욱요. 시장을 위한 최적화 함수가 변하기 때문에, 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새로운 타협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품 제작자, 비즈니스 제작자의 임무는 모든 여러 분야의 최적점을 찾고, 존재할 권리가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오랜 시간 동안 존재할 수 있는 무언가를요.
제품을 제작한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안착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하죠. 사람들이 실제로 이해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틀을 잡고 포장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저희가 저희의 비전을 생산성 프로그램에 숨긴 것처럼요. 이게 바로 마케팅과 포지셔닝이라는 부분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진입할 최적점을 찾는 거죠.
Q. 좋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도구와 인간의 잠재력, 그리고 인간과 우리가 세상에서 사는 방식 사이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도구는 우리의 확장입니다. 그래서 저흰 사무실 방 이름을 시대를 초월한 도구들의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우리가 도구를 제작하고, 세상에 내보이면, 그것들은 다시 돌아와 우리를 확장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인용구 중 하나는 마샬 맥루한의 "우리는 우리의 도구를 만든다. 그런 다음, 우리의 도구가 우리를 만든다"입니다.
제품을 만들거나 비즈니스를 하는 데 너무 철학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세상에 내보인 것이 돌아와 저를 해치거나 확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인간 본성의 좋은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모두를 키울 수 있죠. 저에게 레고는 창의성입니다. 동시에 아름다움입니다. 저는 소프트웨어에 이 두 가지가 모두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동시에, 저는 이 두 가지 가치 모두 늘릴 가치가 있는 인간 본성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노션이 사용자들을 자신의 더 나은 모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내가 세상을 보고 싶은 방식과 너무나 일치하는 제품을 만들고, 실제로 작동하고, 성장하고, 세상의 일부가 되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커피숍 옆을 걸어갈 때 사람들이 노션을 사용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절대 질리지 않는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 중 하나입니다.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아닌데도 노션 템플릿, 노션 앱을 판매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보는 것은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이게 바로 핵심입니다. 이분들이 전문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라는 것이죠.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제작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노션을 통해 자신만의 도구를 만들고, 그걸로 삶을 가꿔가고 있죠. 정말 멋진 일입니다. 제 생각엔 이것이 제작자로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성취감을 주는 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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