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저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엔비디아 창업 후 첫 6개월의 이야기

원문: <Jensen Huang Stanford Lecture(2009)>

2025.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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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lex

 

안녕하세요, 비즈쿠키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늘 찾는 영상이 있는데요. 젠슨 황의 2009년 스탠포드대학교 강연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사업계획서를 쓰는 방법도 모른 채 창업했죠. 

 

오늘은 젠슨 황이 공유하는 엔비디아 창업 후 첫 6개월의 이야기와 그가 그때부터 믿었던 가치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물 소개

<젠슨 황, 출처: Profit>
<젠슨 황, 출처: Profit>

젠슨 황(Jensen Huang)은 엔비디아(NVIDIA) 창업자이자 현 CEO입니다. 온화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어린 시절부터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성장한 인물인데요. 

 

1963년 대만에서 태어난 그는 9세의 어린 나이에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대만계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던 미국 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학창 시절 내내 인종차별과 폭력에 시달렸고, 기숙사에서는 칼부림을 일삼는 문제아 룸메이트와 한 방을 써야했죠. 

 

15세부터는 생계를 위해 미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Denny's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은 그를 꺾지 못했습니다. 젠슨 황은 주어진 일과 학업 모두를 완벽히 해냈죠.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이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마이크로칩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 30세의 젠슨 황은 동료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엄과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그 회사가 바로 오늘날 AI 시대를 이끄는 엔비디아입니다.

 

요약

-  벤처 투자가들은 사업 계획서에 투자하지 않아요. 사업 계획서야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으니까요. 그들은 훌륭한 사람에게 투자합니다. 

 

- 저는 모든 사람에게 배웁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죠. 예를 들어, 제 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인터넷 시대의 흐름을 놓쳤을 겁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것들을요.

 

-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성공하고 싶다면 실패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상 인터뷰

Stanford Online의 <Jen-Hsun Huang: Stanford student and Entrepreneur, co-founder and CEO of NVIDIA>  강연을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편집한 글임을 밝힙니다. 

 

Q. 엔비디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당시 저는 30살이었죠. 엔비디아를 창업하고, 비디오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3D 그래픽 칩을 만들려했어요. 게임 산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거든요.

 

이 계획을 VC(벤처 캐피털)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니 "비디오 게임 시장 같은 건 없습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하려고 회사를 시작하지도 않아요"라고 답하더군요. 제 어머니는 전화로 계획을 듣고는 "차라리 취직이나 하지 그러니?"라고 하셨구요. 

 

Q. 당시 사업 경험이 있었나요?

전혀요. 사업이나 마케팅 수업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때는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퍼스웨이전(Persuasion)'이라는 맥(Mac)용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것조차 써본 적이 없었죠. 그래서 퍼스웨이전을 쓰려고 맥 컴퓨터를 한 대 사고, 투자자들에게 피칭할 사업계획서를 만들려 애썼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결국 사업 계획서 작성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완성해야 할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거든요. 만약 제가 당시 서점에서 산, 고든 벨(Gordon Bell)의 하이 테크 회사 창업법(High-Tech Ventures)라는 두꺼운 책을 다 읽었더라면, 지금쯤 저는 망했을 겁니다. 돈과 시간을 다 허비했을 테니까요. 저는 첫 3~4 챕터만 읽고 '아, 그냥 일이나 해야겠다' 싶어 바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엔비디아 초기 사무실에서 일하는 젠슨 황, 출처: NVIDIA>
<엔비디아 초기 사무실에서 일하는 젠슨 황, 출처: NVIDIA>

Q. 처음에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제 공식적인 첫 출근일은 서른 번째 생일인 2월 17일이었습니다. 창업을 했으니,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 공동 창업자 셋은 매일 한 명의 집에서 모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모여도 할 일이 없었죠. 남자 셋이 모였으니 그냥 앉아서 떠들기만 했어요. "어젯밤에 뭐 했어?", "저녁은 뭐 먹었어?"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무려 6개월이나 했어요. 하루 중 가장 큰 이벤트라곤 "점심 뭐 먹으러 갈까?"였죠. 오늘은 스테이크, 내일은 중국 음식, 이런 걸 정하는 게 엄청 중요한 일이었어요.

 

나중에는 아침에 올 때 냉장고에 도넛을 넣어두는 게 한동안 중요한 일이었어요. 그렇게 몇 달을 셋이서 보냈죠. 좀 한심하게 들리겠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그때 저는 '회사를 어떻게 시작하는가', '어떻게 투자를 받아야 하는가', '법인 설립은 어떻게 하는가' 같은 내용을 책으로 찾아보며 배우고 있었죠.

 

Q. 투자는 어떻게 받으신건가요?

회사가 투자를 받으려면, 꼭 기억해야 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벤처 투자가들은 사업 계획서에 투자하지 않아요. 사업 계획서야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저는 못 썼지만요. 

 

그들은 훌륭한 사람에게 투자합니다. 그러니 중요한 건 그들이 당신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거죠. 당신의 평판과 이력이 매우 중요해요.

 

저는 스탠포드 동문이자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 오라클에 합병된 미국의 IT회사)의 창업자인 앤디 벡톨샤임과 많은 작업을 했습니다.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냈고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사업 계획서를 잘 못 쓰더라도, 당신의 평판이 당신을 말해줄 겁니다. 

 

두 번째는 투자를 받을 만큼 충분히 큰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벤처 투자가들의 성공률은 낮은 편이라, 만약 시장 규모가 2,000만 달러에 불과한데 1,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면 적절한 수익률로 돈을 회수하기 어렵겠죠. 하지만 시장이 2,000억 달러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시장 규모가 중요한거죠. 

 

세 번째는 시장에 없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당신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훌륭한 사람들이 필요해요. 그래서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Q. 초기에는 어떤 일에 가장 집중했나요?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생존이 가장 중요하며, 반드시 현금을 확보해야합니다. 

 

CEO라면 반드시 돈을 벌고(Making Money), 돈을 절약하고(Saving Money), 아니면 돈을 투자받아야(Raising Money) 합니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고 있다면, 당장 이것들에 집중하세요. 

 

초기에는 저도 늘 투자 유치에 매달렸습니다. 이번 라운드 자금 조달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다음 라운드를 준비해야 했으니까요. 늘 돈을 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간에 일주일이라도 숨 돌릴 틈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투자를 받았습니다.

 

스타트업이란 늘 파산 직전에 놓여 있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스타트업의 본질입니다.

 

Q.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고자 했나요?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많은 회사가 혁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가 없다면, 근본적으로 혁신을 장려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엔지니어,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모든 직원들이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도록 장려합니다. 이를 위해서 다음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위험을 감수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은 스킬의 영역이죠. 직원들에게 실패하되, 빠르고 저렴하게 실패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접근법이 잘못되었고 어떤 것이 더 나은지 서로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난 뒤, 신속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용기의 영역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성공하고 싶다면 실패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험에는 탐색이 필요합니다. 탐색은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에 대한 내성이 없다면 절대 실험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험하지 않으면 혁신할 수 없고, 혁신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엔비디아 팀, 출처: NVIDIA>
<엔비디아 팀, 출처: NVIDIA>

 

Q. CEO에게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입니다. 

 

불확실성이라는 건,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에 "글쎄요,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걸 몹시 싫어하죠. 그저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 자원은 얼마나 들여서,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만 알려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저기 분명히 기회가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정확히 뭔지,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 드네요. 일단 뛰어들어서 해답을 찾아내고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봅시다."

 

크게 성공한 모든 CEO들은 이 불확실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불확실성에 대해 매우 익숙합니다.

 

Q. 멘토가 있나요?

저는 모든 사람에게 배우려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죠. 예를 들어, 제 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인터넷 시대의 흐름을 놓쳤을 겁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것들을요. 

 

우리는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누구에게서나 기꺼이 배우려고 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회사를 세울 때 반드시 알아야하는 것은 그것이 어렵고, 고통스러우며, 종종 극도로 두려운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열정이 없다면, 회사 설립 과정과 자신이 하려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과정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만약 회사를 세우기로 결심한다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회사를 만들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회사를 팔아서 큰돈을 벌기 위해 만드는 것인가요? 회사를 상장시키기 위해 만드는 것인가요?

 

이유가 무엇이든,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그저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엔비디아의 일원으로서, 팀의 일원으로서, 저에게 영감을 주는 가치 있는 일의 일부가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이제 16년 동안 이 일에 몸담아 왔으며, CEO이자 창업자로서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가능하다면 80살까지도 CEO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하는 젠슨 황, 출처: Analytics India Magazine>
<인터뷰하는 젠슨 황, 출처: Analytics India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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