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자연스러움을 거부하세요." 아마존 CEO의 마지막 주주서한

원문: <2020 Letter to Shareholders> by Jeff Bezos

2025.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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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lex

 

안녕하세요, 비즈쿠키입니다.

 

요즘 세상이 참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믿었던 가치들이 사실은 얼마나 연약한지 여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평화, 민주주의, 그리고 합리성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가치들은 기나긴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너무나 부자연스러운 예외에 가까운 것이겠죠. 그러하기에 이것들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유난한 노력이 필요한 듯합니다.

 

이번 글은, 제가 기울이는 아주 작은 노력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죠스의 "부자연스러움"에 대한 글을 가져왔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물 소개


<제프 베죠스, 출처: CNN>
<제프 베죠스, 출처: CNN>

제프 베죠스(Jeff Bezos)는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의 창업자이자 전 CEO 입니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교 재학 시절 물리학을 전공하며 이론 물리학자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자신이 며칠간 고민하던 수학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것을 보고, 재능에 한계를 느껴 컴퓨터 과학으로 전공을 바꾸었죠.

 

대학 졸업 후 베죠스는 금융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성과를 인정받아, 불과 서른 살의 젊은 나이에 헤지펀드 D. E. Shaw & Co.의 부사장까지 승진했습니다. 

 

하지만 베죠스는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인터넷 기술의 잠재력을 포착했고, 결국 회사를 나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창업했습니다. 그리고 아마존을 세계 최대의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죠. 

 

현재 베죠스는 아마존의 CEO직에서 물러나, 자신이 창립한 우주 탐사 기업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에서 인류의 우주 개척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도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요약


생명과 민주주의는 부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이를 유지하려하는 유난한 노력이 없으면,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연스러운 상태인 죽음과 폭정에 다다를 것입니다.

 

에세이


이 편지는 아마존 CEO로서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저의 마지막 주주 서한입니다. 떠나기 전, 저는 여러분께 반드시 전달하고 싶은 한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디 모든 아마존 직원들이 이를 마음 깊이 새겨주기를 바랍니다.

다음은 리처드 도킨스(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의 저서 『눈먼 시계공(Blind Watchmaker)』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생명체가 가진 기본적인 속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리처드 도킨스, 출처: Max Raskin>
<리처드 도킨스, 출처: Max Raskin>

"죽음을 막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일입니다. 스스로 내버려 두면—즉, 죽음에 이르면—몸은 환경과의 평형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자연스러운 경향을 보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온도, 산성도, 수분량, 전기적 위치 에너지와 같은 수치를 측정해 보면, 이 값들이 주변 환경의 해당 수치와 뚜렷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은 보통 주변보다 따뜻하며, 추운 곳에서는 이 온도 차이를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애써야 합니다. 우리가 숨을 거두면 이 활동이 멈추고, 온도 차이는 사라지기 시작하며, 결국 우리는 주변과 같은 온도가 됩니다. 모든 동물이 주변 온도와의 평형을 피하려고 그토록 힘쓰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생명체는 이와 비슷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가령, 건조한 지역에서 동물과 식물은 세포 속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물이 건조한 외부로 빠져나가려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이 노력에 실패하면 생명체는 죽습니다. 더 넓게 보면, 살아있는 것들이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결국 주변 환경과 섞여버려 자율적인 존재로서 소멸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죽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 구절은 생물학적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멋진 은유이며 아마존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저는 나아가 이것이 모든 기업, 모든 기관, 그리고 우리 개개인의 삶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어떤 방식으로 여러분을 끌어당겨 '보통'으로 만들려고 합니까? 자신의 고유함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까? 여러분을 특별하게 만드는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살아있게 하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요?

저는 금슬 좋은 부부를 알고 있는데, 그들이 늘 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남편은 가끔 아내를 보며 괜히 힘든 척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그냥 좀 평범해지면 안 될까?" 둘은 함께 웃지만, 속마음 깊은 곳에서는 남편이 아내의 독특한 매력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조금 더 평범하다면 많은 일이 더 수월해지고, 덜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라는 점 역시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합니다. 민주주의는 평범한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폭정이 역사적으로 자연스러운 규범이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독특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속적인 노력을 멈춘다면, 우리는 순식간에 폭정이라는 평형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독특함, 즉 창의성이 가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라"라는 가르침을 받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진정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그 독특함을 지키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지를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여러분이 남들과 똑같아지기를 원하며, 수많은 방식으로 여러분을 끌어당깁니다.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자신의 독창성을 유지하는 데는 대가가 따르지만,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되어라"는 말의 동화 같은 해석은, 여러분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순간 모든 고통이 끝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해석은 현실과 거리가 멉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지만, 쉽거나 공짜일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그 일에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합니다.

<책상 위에 올라서고 세상을 다르게 보자, 출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책상 위에 올라서고 세상을 다르게 보자, 출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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