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트렌드

예비교사가 서가에서 바라본: 자기 자신의 돌봄, 아이들을 돌봄

[ep.05] 한국교원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2026.09.07 | 조회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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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픽, jamongda,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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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계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캠픽은 서울출판예비학교 마케터반에서 뭉친 2인 구성 프로젝트입니다.

출판 마케터라는 꿈 하나로 만나, '직접 시장 데이터를 파고들어 보자'는 패기로 이 뉴스레터를 만들었습니다. 환경도, 전공도, 분위기도 다른 대학들의 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를 조사해 20대 독자의 데이터를 카테고리화하고자 합니다.

로우 데이터 제공 뿐만 아니라, 20대 독자가 지금 무엇에 끌리는지, 그 흐름이 출판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또래의 시선으로'고민해본 인사이트를 제공해드리고자 합니다.

현장의 감각은 아직 선배님들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시장 조사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기대해주세요!

 

editor 수수, 자몽다 드림

첫 번째 캠퍼스 : 한국교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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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9월 첫째주 기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민음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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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수수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최근 경인교대 도서관 인기대출 목록에 오른 책,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1959년에 나온, 벌써 60년도 더 된 프랑스 소설이 왜 하필 지금, 한국의 20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다시 읽히고 있는 걸까요? 줄거리는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질문은 복잡한 것이... 이 소설의 묘한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른아홉의 실내장식가 폴. 그녀에게는 오랜 연인 로제가 있지만, 로제는 구속을 싫어하고 다른 여자들과의 하룻밤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 폴 앞에 스물다섯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청년 시몽이 나타나죠. 안정된 권태와 불확실한 설렘 사이, 폴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이야기는 단순한 삼각관계처럼 보이지만, 사강이 진짜로 그려내는 건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모호하고 불확실한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실제로 사강은 이 소설의 제목을 물음표가 아니라 말줄임표로 끝냈습니다. 시몽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그 질문 앞에서 망설이는 폴의 마음 그 자체를 담고 싶었다고 해요.

🌽  정의되지 않은 관계, 서로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끝없이 흔들리는 마음. 요즘 20대의 연애 방식과 환승연애, 모솔연애 등 요즘 숱한 연애 프로그램에 드러나는 서사들이 소설 속 감정선이 묘하게 겹칩니다. 폴과 로제의 관계는 사실상 오늘날 흔히 말하는 '느슨한 연대'에 가깝고, 거기에 등장한 시몽은 그 관계를 재정의하게 만드는 존재처럼 보입니다. 확신 없는 사랑 앞에서 방황하는 폴의 모습이, 관계에 이름 붙이기를 주저하는 요즘 세대에게 오히려 더 솔직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사강이 이 작품을 쓴 건 겨우 스물넷 때라는 사실도 눈길을 끕니다. 열아홉에 『슬픔이여 안녕』으로 이미 '천재 소녀'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녀가, 20대 초반의 나이에 서른아홉 여성의 권태와 고독을 이토록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사실 자체가 같은 20대 독자들에게는 묘한 동질감과 동시에 자극을 줍니다. '나도 지금 이 나이에 무언가를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요.

  읽기 부담이 적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고전 중 적은 분량에 속하는 소설이죠. 민음사 세문전 기준 160쪽입니다. 짧게 읽고 깊게 곱씹을 수 있다는 점이 바쁜 일상 속 20대에게 매력적인 지점입니다. 게다가 이 소설은 폴이 결국 누구를 선택하는지 명확히 결론짓지 않습니다. 취업, 진로, 관계 등 무엇 하나 확실한 답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에게 정답 없이 끝나는 이야기는 오히려 위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걸 완벽히 결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조용한 응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은근히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OOO을 좋아하세요...?"라는 제목 형식 자체가 어느새 SNS나 커뮤니티에서 소소한 밈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아시나요? ㅎㅎ. 원작을 몰라도 이 어투 자체는 한 번쯤 접해봤을 만큼 익숙해진 셈인데, 그 익숙함이 오히려 "이 문장이 어디서 나온 거지?"하는 호기심으로 이어지면서 원작 소설로 유입되는 독자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놀이와 가면: 가면과 현기증』, 로제 카이와, 문예출판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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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와 인간: 가면과 현기증』 도서가 한국교원대학에서 인기 도서에 선정된 이유는 놀이가 이 대학의 교육적 관심과 맞닿아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교대 소속 곽영근 연구자는 「도덕교육에서의 호모루덴스」에서 로제 카이와의 놀이론을 주요 논의 대상으로 삼고, 놀이를 단순한 수업 보조 활동이 아닌 인간의 행위와 문화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설명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놀이를 경쟁·우연·모의·현기증 등 여러 양상으로 바라보며, 도덕교육에서 놀이가 수단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업 자체와 연결될 수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해당 도서에서 특히 눈여겨볼 개념은 ‘모의’에 해당하는 미미크리(mimicry)였습니다. 미미크리는 다른 존재가 되어보는 가장과 가면의 놀이의 뜻입니다. 아이가 역할놀이를 하며 의사, 선생님, 부모, 영웅이 되어보는 순간처럼, 놀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다른 관점과 정체성을 시험하는 경험입니다. 제목의 ‘가면’은 그래서 장식적인 표현이 아니라, 놀이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역할 전환과 상상, 자기 탐색의 통로를 가리키는 핵심어로 읽을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따라서 도서의 높은 대출 순위는 한국교대 학생들이 놀이 중심 교육을 현장에 적용하기 전에 놀이의 의미를 먼저 이해하려는 수요와 연결해 해석하는 의미로 확인할 있었습니다. 한국교원대가 교육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라는 , 유아교육과가 교육적 전문성을 갖춘 교사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 그리고 학부생·대학원생이 참여하는 교육고전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놀이와 인간』은 놀이 활동을 찾는 책이 아니라 놀이하는 아동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 이론서로 선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몽다입니다 🍊 오늘은 선생님 특집입니다. 제가 서울출판학교에 들어오기 직전에, 서울 명신초등학교에서 책놀이 늘봄강사를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도서를 찾는 것에 큰 힘을 들였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아동문학 작가 황선미 선생님의 말씀을 정말 좋아했어요. 아이들을 마주할 때는 무릎을 꿇고, 같은 위치에서 눈을 바라봐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일직선으로. 이 말이 아이들에게 다가갈 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므로 한국교대의 인기도서를 찾아보았을 때, 『놀이와 인간』 도서가 눈에 잘 드러났던 것 같았습니다. 놀이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역할 전환과 상상, 자기 탐색의 통로를 가리키는 핵심 키워드라는 점이 해당 도서의 큰 매력이라고 봤습니다. 해당 도서의 타켓층은 과연 선생님만이 될까요? 저는 아이를 교육하기 앞선 상태의 집단에게도 해당 도서는 타켓층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도서를 마케팅할 수 있다면, 맘카페에 입소문을 자연스레 퍼트리는 장치를 떠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캠퍼스 : 서울교육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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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7월 넷째주 기준 

『장미와 나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반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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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미와 나이프』는 2025년 반타에서 출간된 추리 단편집으로, 2010년 국내에 『탐정 클럽』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작품의 개정판입니다. 사회의 상류층을 대상으로 사건을 조사하는 회원제 조사기관 ‘탐정 클럽’이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사건은 가족과 부부, 재산과 신뢰처럼 가까운 관계에서 시작되며,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인물들 사이에 숨겨진 의심과 배신, 죄의식이 드러납니다. 

  서울교대 인기도서 차트에서 이 책이 눈에 띄는 이유는 예비교사라는 신분과 무관하게, 독자로서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을 충족하기 위함이라고 파악했습니다. 서울교대 학생들은 수업과 과제, 임용시험 준비, 교직 진로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안고 생활합니다. 매일 교육과 아동, 교사로서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모든 독서가 공부와 연결될 필요는 없습니다. 『장미와 나이프』처럼 사건의 단서를 따라가고 범인과 진실을 추리하는 책은 잠시 현실의 고민을 내려놓고 이야기 안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대중적 작가에 대한 신뢰, 기존 『탐정 클럽』의 개정판이라는 화제성,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접근성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 보았습니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학생도 편씩 나누어 읽을 있고,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분명한 몰입과 독서의 쾌감을 얻을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교대 도서관 인기도서 차트에서 『장미와 나이프』는 예비교사들이 교육 관련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긴장을 풀고 자신만의 취향을 회복하기 위해 소설을 찾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이라는 무거운 의미보다, 잠시 교사의 미래가 아닌 명의 독자로 돌아가게 해주는 책이라는 설명이 해당 도서에는 어울린다고 이해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서울교대 인기도서는 8월 인기도서가 아닌 7월 인기도서로 선정했습니다. 개강 시즌에 맞춰서 서울교대 학우들이 '개정 초등학교 지도서'를 대출하는 경향이 생겨 여름방학인 7월의 기준으로 도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이후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다시 찾으면서 『장미와 나이프』가 서울교대 인기도서에 오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작가의 부고라는 사건이 기존 독자에게는 추모의 마음으로, 새로운 독자에게는 대표작을 찾아 읽어보려는 관심으로 이어졌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장미와 나이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추리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자 과거 『탐정 클럽』으로 출간되었던 책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개정판이라, 작가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려는 독자들에게 적절한 선택지가 되었다고 느꼈어요.

  해당 도서의 주 타깃층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 독자와 추리소설 독자였겠지만, 작가의 별세를 계기로 서울교대라는 새로운 독자층까지 확산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비 출판 마케터로서 이번 사례를 통해 책의 판매와 독서는 책 자체의 매력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애와 사회적 사건, 독자들의 기억이 함께 작용하며 새로운 독자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코나투스: 습관성 자기계발 시대, 삶의 주도권을 지켜내는 일생이론』, 유영만, 행성B,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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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만의 『코나투스』는 ‘습관성 자기계발 시대, 삶의 주도권을 지켜내는 일생이론’이라는 부제를 단 자기계발·철학 교양서입니다. 도서 제목인 ‘코나투스’는 스피노자의 개념에서 가져온 말로, 스스로 존재를 지속하고 자신을 확장하려는 내면의 힘과 욕망을 의미합니다. 책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타인의 성공법을 따라 하고, 평균과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기존의 자기계발 방식을 비판합니다. 대신 각자의 경험·생각·언어를 세 가지 도구로 삼아 자기만의 성장 방식, 즉 ‘일생이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서울교대 학우들에게 해당 도서가 의미 있게 읽힐 수 있는 지점은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정답’을 찾기 위해서라 파악했습니다. 서울교육대학교는 유능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것을 교육목적으로 삼고, 교과를 가르치는 능력뿐 아니라 교직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과 지속적인 연구 자세를 교육목표로 제시합니다. 예비교사들은 임용시험, 수업 능력, 생활지도, 교직 적성처럼 여러 기준을 동시에 마주하며 자신을 평가하게 됩니다. 『코나투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남들이 제시한 성공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내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해왔는지, 어떤 언어로 교육관을 설명할 것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외에도 해당 도서는 취업과 성과를 위한 단기 전략보다 장기적인 교직 정체성과 자기 주도성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맞습니다. 특히 서울교대 도서관이 인기도서뿐 아니라 독서후기·독서클럽·다독상 독서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나투스』는 읽고 끝나는 자기계발서보다 자신의 진로와 교육관을 말로 정리하게 하는 토론형 독서로 기능할 있습니다. 출판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책의 타깃은 많이 노력해야 한다 메시지에 지친 예비교사들입니다. 이들에게 『코나투스』는 최고의 나를 만들라는 책이 아니라, 남의 기준에 의해 소진되지 않고 나만의 교사로 성장할 권리를 되찾는 책으로 다가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파악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 마지막 도서인, '코나투스'를 소개하기 전에 약간의 여담을 하려고 합니다. 제가 한창 대학교 실기를 준비할 때, 서울교대 바로 앞에 있는 학원을 다녔는데요. 그 당시 학원 건물에서 바라보는 운동장이 참 커다랗게 느껴졌어요. 인조 잔디로 되어 있는 운동장, 계절이 계속 바뀌어도 색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잔디를 바라보면서 비로소 멈춰 있구나 생각했어요. 곧 서른이 되어가는데 열아홉의  여름을 잊혀지지가 않네요. 비록 서울교대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대학은 아니었지만, 꽤 애정이 가는 학교였어요. 

  그 당시 캠퍼스에 있던 서울교대 학우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예비 교사에 대한 설렘을 품기도 하고, 두려움도 가지지 않았을까요. 해당 도서가 인기 도서에 배치되어 있을 때 그 당시의 학우들의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당 도서의 주 타겟층은 예비 교사가 아닐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건 확산독자층으로 바라보기 적절한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예비 출판 마케터로서 성장을 할 때 의외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 캠퍼스 : 경인교육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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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9월 첫째주 기준

『수족관』, 유래혁, 포스터샵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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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교대 인기 대출 도서에 오른 유래혁 작가의 장편소설 『수족관』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도 나눌만한 이야기가 많죠! 사실 이 책은 2024년 1월에 이미 출간됐던 작품입니다. 그런데 출간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SNS를 타고 역주행하면서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오른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보육 시설에서 자라난 류이치와, 먼저 그곳을 도망쳐 나온 아카리. 소설은 일본을 배경으로 이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뿌리 깊은 과거가 만들어낸 '수족관' 같은 갇힌 삶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숨을 훔쳐가면서도 언젠가 오키나와의 너른 바다에 닿는 꿈을 나눕니다. 서로를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진짜 자유에 가닿을 수 있을지를 묻는 이야기죠.

🌽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이 책이 '역주행'했다는 서사 그 자체입니다. 출간 당시엔 조용히 지나갔던 소설이 뒤늦게 SNS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되면서, "다들 읽는다는데 나만 안 읽었나" 하는 궁금증을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교보문고 측도 SNS를 통한 20대 여성 독자들의 입소문이 흥행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구매자 중 20대 여성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교대는 대표적인 여초 대학인데, 그 영향도 있겠죠?

  여기에 더해, 여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감성도 한몫했습니다. 청량한 느낌의 표지와 오키나와라는 이국적이면서도 어딘가 위로가 되는 배경은 무더운 계절, 휴가지에서 읽기 좋은 '힐링 소설'로 소비되기 좋은 조건을 갖췄습니다. SNS에 인증샷을 올리기에도 부담 없는 예쁜 표지라는 점 역시, 인스타그램이나 X(구 트위터), 스레드 같은 플랫폼에서 빠르게 퍼지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일본의 햇살이 떠오르는 "관념적 여름"은 사실 계절감이 중요한 한국 독자들에게, 치트키 같은 주제 아닐까요.

  내용적으로도 20대의 정서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습니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설정에서 드러나는 결핍과 상처, 그리고 그 결핍을 안은 채로도 누군가와 진짜 자유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관계와 자립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의 보편적인 불안과 맞닿아 있습니다. 화려한 서사보다는 절절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감정을 건드리는 방식 역시,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는 소설들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합니다. 짧고 인상적인 문장 한두 줄이 캡처되어 퍼지기 좋은 구조라는 점도,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짧은 문장에 익숙한 세대의 소비 방식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마침 방학 시즌과 겹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시간 여유가 생긴 대학생들이 서점을 찾았고, 이미 SNS에서 화제가 된 책을 직접 구매해 인증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한 번 더 탄력을 받은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

 『읽기의 위기: AI의 시대, 누가 읽고 쓰는가?』, 크리스토프 엥게만, 헤이북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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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소설이 아니라 인문 교양서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독일의 미디어 학자 크리스토프 엥게만이 쓴 『읽기의 위기』인데요, 경인교대에서 인기 대출도서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비 교사들이 모인 학교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이유가 조금씩 보이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한탄을 담은 책이 아닙니다. 저자는 우리가 읽지 않게 된 게 아니라, 읽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짚습니다. 유튜브와 메신저, SNS, 그리고 AI 기반 언어모델이 확산하면서 사람들은 긴 글을 직접 읽기보다 듣거나, AI가 자동으로 요약해준 정보를 소비하는 쪽으로 옮겨갔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를 '플랫폼 구술성'의 시대라 부르며, 문자 중심 문화가 다시 음성·영상 중심 문화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독자층과 책의 문제의식이 정확히 겹친다는 점입니다. 경인교대는 미래의 초등 교사를 길러내는 곳이고, 이 책이 던지는 질문 — AI 시대에 누가 읽고 쓰는가, 다음 세대에게 읽기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은 예비 교사들에게는 먼 얘기가 아니라 곧 자신의 교실에서 마주할 현실입니다. 'AI네이티브' 시대의 학생들 앞에 서야하는 순간에는 이 책이 이론서이자 실전 참고서처럼 읽힐 것 같아요.

  동시에 이 책은 독자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대학생들 스스로도 과제나 자료 조사를 할 때 AI 요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자신의 독서 습관을 정면으로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합니다. 저자는 오히려 AI가 대신 읽어주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 더 희소하고 중요해진다고 강조하는데, 이는 '나는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되돌려줍니다.

  최근 출판·독서 담론 자체가 이 주제로 뜨거워진 것도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서울국제도서전 입장권이 매진될 만큼 텍스트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진 동시에, 서점과 출판사는 줄줄이 어려움을 겪는 모순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읽기를 주제로 한 대형 컨퍼런스가 유료임에도 조기 매진되는 등, '읽기'라는 화두 자체가 사회적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는 흐름 속에서 이 책 역시 자연스럽게 대학가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216쪽이라는 부담 없는 분량과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진 구성도 한몫했을 겁니다. 두꺼운 이론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날카롭게 짚어주는 책이라, 전공 수업이나 스터디, 임용고시 준비 과정에서도 화제로 삼기 좋은 책입니다.

『읽기의 위기』는 단순한 트렌드서가 아니라, 예비 교사들이 마주할 다음 세대의 교실과, 지금 자신의 독서 습관을 동시에 비추는 책입니다. AI가 대신 읽어주는 시대, 우리는 어떤 독자로 남고 싶은지 — 이 책을 덮고 나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캠픽 뉴스레터의 ep.05 선생님 특집 호였습니다.


다음 발행일은 9월 14일이며, 
2주 주기로 발행할 계획입니다.

다음 회차는 충성 군인 특입니다!

앞으로, 모든 대학 환경을 놓치지 않고

면밀히 대출 데이터를 분석해 보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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