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기회로 새삼 깨닫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대체로 아이 같다. 어떤 점에서 나는 여름 아닌 또 다른 아이들을 기르고 있었다. 그들은 서투르고 미숙하다. 고집 있다. 아직 만들어지고 있다. 나의 손길이...아주 많이 필요하다. 하고자 하는 건 확실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른다. 나와 닮았지만 때로는 놀라우리만치 다른 모습을 보인다.
모래를 휘감은 투명을 힘껏 떼어내는 데에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젖 먹던 힘이 필요하기도 했다. 투명한 나무 껍질을 벗기듯 한참을 뜯어내자, 검은 씨앗이 잼처럼 끈적하게 딸려나온다. 파란 지구 젤리 속 딸기잼처럼 흘러나왔다. 그러고는 이내 낙엽 위에 풀썩하고 열매처럼 떨어진다. 투명은 잽싸게 그걸 받아들고 나무 사이로 숨는다.
이 친구들이 나 없는 새 무슨 짓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짐작은 된다. 씨앗이 타인과의 교감의 매개체라는 걸 깨닫긴 했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니 등나무처럼 서로를 휘감았구나. 헤어지지 않으려고... 투명은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있다. 구해주러 온 작가의 손길이 반가우면서도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이었다.
조우 : 가만히들 있어요.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