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어떤 여름을 보내고 계신가요? 저에게 이번 여름은 변화와 새로운 시작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일 하는 곳과 자는 곳이 동시에 바뀌어서, 매일 아침이면 '오늘은 어떤 새로움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적응에 에너지를 쏟다 보니 에디터의 본분에 소홀했지 뭐에요. 요즘 참 좋은 전시가 많은데.
캘린더에 저장해두고 꼭 방문하고 싶은 저의 위시리스트를 구독자님과 공유합니다. 특히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쾌적한 전시장을 거니는게 최고인거 아시죠?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마틴 파 : We Are Martin Parr》

마틴 파(Martin Parr, 1952–2025)의 사진은 터질듯한 매력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강렬한 색대비와 과감한 크롭, 무심한 표정과 자세에서 나오는 쿨함이 마치 요즘 SNS 광고 사진 같아요.
세계적인 사진가 그룹 매그넘 포토스의 작가로 활동한 마틴 파는 마트, 경기장, 휴가지 등 사람들이 쉬고 소비하는 공간에서 평범한 이웃들을 찍습니다. 낮잠을 자거나 멍 때리며 음식을 먹는 보통의 모습들이 프레임에 밀도있게 담깁니다. 어쩌면, 상업 매체 속 화려하고 멋진 자극의 원천은 그냥 자연스러운 우리의 일상일지도 모릅니다. 중독성있게 감각적인 마틴 파의 작품으로 도파민 충전하러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 들러야겠습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2026. 7. 16 - 10. 18
푸투라 서울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

푸투라 서울에는 길이 약 20m, 높이 10.8m의 거대한 '백 개의 시' 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전시 하나를 '한 편의 시'로 여기며 총 100편의 전시를 차곡차곡 쌓아가겠다는 철학이 담긴 프로젝트이죠. 그 여정의 세 번째 시로, 세계적인 무대 예술가 에스 데블린(Es Devlin)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립니다. 에스 더블린은 비욘세, 아델, 레이디 가가 등의 공연 무대부터 런던 올림픽 폐막식 등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독보적인 몰입 경험을 창조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에스 데블린의 대표 작업과 신작이 푸투라 서울의 건축 공간에 맞춰 새롭게 구성되었다고 해요. 푸투라 서울이 에스 데블린과 써 내려간 세 번째 서사가 줄 감동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푸투라 서울, 2026. 8. 20 - 2027. 1. 17
세화미술관 《게오르그 바젤리츠》

지난 4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예술가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38~2026)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늘 새롭게 감동을 주던 동시대 예술가의 작고 소식은 늘 충격과 슬픔이지만, 바젤리츠는 저에게 더욱 특별합니다. 처음 아트페어에 갔을 때 엑스레이 이미지 같은 인간의 대형 골격에서 나오는 숭고함에 이끌려 작품을 먼저 보고 작가를 알게 되었고, 이후에도 글로벌 페어에 갈 때면 '오늘은 어떤 바젤리츠를 마주할까' 라는 기대감이 있었거든요. 작가의 사후에도 작품으로 그를 계속 만날 수 있지만, 그의 예술 여정이 마침표를 찍었다는 사실 자체가 팬으로서는 큰 아쉬움입니다.
이런 아쉬움에 위로를 건네듯, 세화미술관에서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국내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총 46점을 선보이며, 60여년에 걸친 그의 예술 세계 전반을 소개합니다. 저 또한 아트페어나 갤러리가 아닌, 미술관에서 바젤리츠를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 기대가 되네요.
세화미술관, 2026. 8. 13 - 12. 27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인상주의를 넘어: 디트로이트 미술관 걸작전》

주변에서 추천을 참 많이 한 전시에요. 디트로이트 미술관이 소장한 52점의 걸작들이 지금,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르누아르, 드가, 반 고흐 등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부터, 우키요에, 상징주의, 야수파에서 파리파까지 근대미술의 흐름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귀한 기회입니다.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전시라, 저도 이 글을 쓰는 오늘 가보려고요 🤭
《인상주의를 넘어: 르누아르 · 드가 · 고흐 · 마티스 · 피카소 디트로이트 미술관 걸작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026. 5. 28 - 2026. 8. 23
연일 폭염주의 알림이 오는 요즘, 시원한 전시장에서 잠시 새로운 감각을 깨워 보는 시간은 어떨까요?
그럼, 미술관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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