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 로드 짐, 조지프 콘래드

해양 소설의 대가 / 작가 및 책 소개

2022.08.09 | 조회 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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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느의 고전 읽기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닌 고전 문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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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지프 콘래드 (Joseph Conrad 1857.12.3~1924.8.3), 어떤 작가인가요? 

 
 

"20세기 모더니즘의 선구자" 

(출판사 추천사 중)

 

 

폴란드 태생의 영국 작가로, 선원으로 지내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양 소설을 많이 창작했어요. 생동감 있는 묘사가 가득한 이국적인 모험담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보여주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가입니다. 어려서부터 항해를 시작해 세계 곳곳을 가볼 수 있었고 꽤나 거친 삶을 살았으며 영어는 선원 생활 도중 스무 살이 되어서야 배우게 되었지만 뒤늦게 배운 영어로 청년 시절 글을 쓰기 시작해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1857년 겨울 폴란드인인 부모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어요. 당시 폴란드의 독립 운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부모님은 오지로 유배를 가게 되고 열악한 생활로 병을 얻게 되어 작가가 9살 때 어머니가, 12살 때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게 됩니다. 변호사였던 외삼촌의 손에 맡겨지면서 물심양면 아낌없는 후원을 받았지만 콘래드는 학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항해와 탐험에 대한 책을 읽으며 바다에 대한 갈망을 키워갔어요. 바다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며 10대 후반에 프랑스 마르세유로 떠났고 외삼촌의 도움으로 프랑스 상선을 가지고 있는 선주와 안면을 트게 됩니다. 처음에는 승객으로 배에 탑승해 마티니크 제도에 다녀왔고, 두 번째에는 견습생으로 항해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1876년 19세에 드디어 선원으로 처음 바다에 나가지만 뱃사람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당시 상선한 배는 서인도 제도로 가는, 아마도 총포화약을 밀수입 하는 불법 거래를 위한 항해였던 걸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이후 서류 미비로 프랑스 상선에 재취업이 되지 않아 빚을 많이 진 상태로 마르세이유로 돌아왔다고 하는데 그 사이 자살시도도 한번 했다고 해요. 결국 외삼촌이 빚을 갚아주고 건강을 회복한 뒤 서류로 문제를 삼을 일이 없는 영국배에 취업해 21세 때인 1878년 4월 콘스탄티노플 행 배에 올라 다시 선원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약 두 달 뒤 영국 잉글랜드 서퍽주의 로스토프트에서 하선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아버지 덕에 어려서부터 배운 프랑스어는 유창했지만 영어는 겨우 몇 단어만 아는 상태였으며, 이때 처음 영국에 발을 딛게 되어 약 16여 년간 영국 상선에서 일하며 죽 영국에 머무르게 됩니다.

때때로 위험과 모험이 가득했으며 이국적이고 예상치 못한 풍경과 사건을 마주치는 선원 생활 속에서 20대 후반 경인 1883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배를 타며 그가 만난 사람들과 목격하고 겪은 일들은 이후 작가가 남긴 수많은 작품에 등장합니다. 29세가 된 1886년, 콘래드는 영국 시민권을 얻게 되고 같은 해에 선장 자격 시험에도 합격했어요. 이후로 선장으로 또 일등 항해사로 수차례 출항을 했는데, 1990년 선장으로 콩고강을 왕래하는 기선을 운항하며 신체적 뿐 아니라 심적으로도 크게 타격을 받아 평생 회기열과 통풍으로 고생했다고 하네요.

1894년, 작가가 37세경에 여러모로 그의 든든한 지지자였던 외삼촌이 돌아가시자 해상 생활을 정리합니다. 몇 년 전에 써둔 첫 장편 소설 <올마이어의 어리석음 Almayer’s folly> 의 원고를 런던 출판업자에게 보냈고 이듬해에 그의 첫 책으로 출간되었어요. 영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본명의 성 대신, 부르기 쉽도록 ‘콘래드’를 작가명으로 선택해 사용합니다.

출판사에서 서둘러 두 번째 작품을 쓰도록 권유해 일 년만인 1896년 두 번째 소설 <섬의 추방자 An outcast of the Ilands>를 발표합니다. 이 두 작품을 필두로 콘래드는 작가 활동을 하는 동안 일상적이지 않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추악한 사건들을 탄탄하게 그려내는 해양 소설가로서 알려졌어요. 첫 두 소설을 발표한 이후에도 꾸준히 집필을 이어나가고 결혼도 했지만 작가로서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로드 짐 Lord Jim> (1900)을 비롯, 현재까지 작가의 대표작이자 그의 작품 중 수작으로 일컬어지는 <노스트로모 Nostromo> (1904), <비밀 요원 The secret agent>(1907), <서구인의 눈으로 Under wester eyes> (1911) 등을 발표하고 나서야 작가로서 생계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인기 작가로 차츰 명성을 쌓아갔으며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면서도 펜을 놓지 않았어요. 1924년 기사 작위 수여를 제안받았으나 거절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해 8월 6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사망 후 한동안 평단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가 세월이 한참 지나 후대에 들어서야 동시대 작가들과 차별화 되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룬 그의 작품 스타일이 재조명 되어 다소 피상적이던 ‘해양 소설가’라는 평가를 넘어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의 독창적인 서술기법은 제임스 조이스와 버지니아 울프로 이어지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되며 현재까지도 가장 위대한 영문학 작가 중 한 명으로 일컬어 집니다.

세계 유수 영화제의 상을 휩쓸었던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은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 Heart of Darkness’를 원작으로 했으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보타주 Sabotage’ 역시 ‘비밀 요원 The Secret agent’이 원작입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작품들이 영화화 되었습니다.

 
 

 

 

2. 어떤 책인가요?

 

"콘래드의 모든 작품 중 최고이다."

- 버지니아 울프- 

 

콘래드의 수많은 작품 중 수작으로 꼽히는 대표작 중 하나로 바다에 대한 갈망으로 선원이 된 순수한 청년, 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목사 집안의 심성 곧은 아들이었지만 넓고 푸르른 바다에 매료된 그가 선원이 되기를 희망하자 가족은 기꺼이 그를 지원해 주었고 지나치게 순조로운 몇 년 간의 과정을 거쳐 일등항해사가 됩니다. 그리고 갑자기 들이닥친 커다란 운명의 시험. 배는 조난 위기에 빠지고 짐이 그 결정적인 순간에 취한 행동은 평생 동안 그를 쫓아다닙니다. 그는 남보다 더 비겁했을까요, 겁이 많았을까요, 단지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운명에 순응한 것 뿐일까요. 어떻게 판단하든지 간에 짐은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해 세상에서 자꾸만 멀어져 갑니다. 간절히 자신의 명예를, 존엄을 되찾기를 바라던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오고 자신이 속했던 사회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고립된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과거의 상처는 결국 그의 발목을 잡고야 맙니다.

흔히 접할 수 없는 항해라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흥미 진진하고, 그의 작품을 모더니즘의 시초라고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인 독특한 서사 형식이 재미를 더합니다. 화자가 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며, 내용은 크게 둘로 나누어져 1,2부는 전혀 다른 배경 속에서 거의 장르가 바뀌다시피 전개돼요. 1부는 베일에 쌓인 짐의 과거를 하나씩 끄집어내며 불행한 사건을 중심으로 한 청년의 고뇌와 갈등에 좀 더 집중한다면 2부는 완전히 고립된 오지에서 살아가는 짐의 새로운 삶을 보여주는 모험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무쌍한 이야기 아래 인간 내면 본질에 대한 진지하고 섬세한 묘사가 담겨있습니다.

 


 

* 작가와 작품 설명은 책에 수록된 안내와 아래 링크들을 참고했습니다.

  •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Joseph-Conrad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50362&cid=40942&categoryId=34424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78335&cid=44546&categoryId=44546
  •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barcode=9788932912660
  • http://www.openbooks.co.kr/html/open/newView.html?no=1837
  • http://www.yes24.com/24/AuthorFile/Author/329699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121368

 

 

3. 이 책의 매력

1965년에 이미 영화화 되어 나왔을 만큼 극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에요. 저 역시 누군가가 이 책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즉각적으로 ‘재미있다’고 대답하겠지만, 앞서 언급한 것 처럼 흥미 이면의 좀 더 진지한 요소들이야 말로 이 책을 권할만한 중요한 이유입니다. 주인공 짐의 삶을 따라가며 그의 고뇌와 성취, 기쁨과 좌절 속에서 삶의 태도에 대한 묵직한 질문들을 마주하며 각자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독서를 즐기게 된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4. 분량과 난이도

저는 두 권으로 나누어진 민음사 판본으로 읽었고 총 분량은 대략 600페이지 정도로 꽤 긴 장편소설이었어요. 때때로 긴 문장으로 장면이나 인물 내면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해 전반적으로 무난한 난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장에 담긴 속뜻과 주인공의 결정이나 심리에 대해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게 되는 순간들이 많아서 페이지를 넘기는 데에는 꽤 시간이 걸렸어요. 

 

때가 되자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그는 좋은 배의 1등 항해사가 되었다. 하지만 바다에서의 어려운 사건들이 가하는 시련들은 아직 겪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사건들을 겪어야만 한 인간으로서의 내면적 가치와 기질적 특성 및 사람됨 따위가 백일 하게 밝혀질 것이고, 선원의 저항력이 지닌 성격이라든지 그가 외면적으로 내세우는 것들의 은밀한 진실이 다른 사람들에게뿐만 아니라 선원 자신에게까지 드러나게 되는데도 말이다.

조지프 콘래드, 로드 짐 (민음사, 1권, p.26)

 

 

좀 더 긴 독후감은 다음주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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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한결같은 빛을 발하는 고전 문학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어요.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작가의 작품, 너무 유명해서  마치 읽은 것 같지만 사실 들춰본 적도 없는 책, 어릴 때 아동용 요약본만 읽었던 책들, 그런 고전들 위주로 읽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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