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오는 그 두꺼운 봉투를 뜯다가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숫자들은 저를 그렇게 꼼꼼히 들여다보는데, 정작 "요즘 마음은 어떠십니까"라는 칸은 어디에도 없더군요.
생각해보면 재지 않는 것은 챙기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들이 자꾸 뒤로 밀리는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몇 번 웃었는지, 창밖을 얼마나 오래 바라보았는지, 누군가에게 안부를 물었는지—그런 것들엔 눈금이 없으니까요.
이번 주, 당신의 마음은 어떤 수치였을까요.
정상이었나요, 아니면 조금 이상 소견이 있었나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그저 한 번쯤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 편지가 그 칸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주도 수고하셨습니다.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전문은 여기에 놓아둡니다.
— 쉼표 JEONGSEON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