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성장, 기술과 자금만큼 중요한 것은 이것?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건강한 실행만이 우리가 나아갈 길을 튼튼하게 만듭니다.

2024.07.31 | 조회 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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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피칭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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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VC 네트워킹 모임에 참여했을 때의 일입니다.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에 주로 스타트업의 리더를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다고 제 일을 소개하자, 늘 듣던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그럼 어떤 걸 코칭하시는 거예요?”

평소의 저였다면 BM, 고객, 시장, IR과 같은 이야기를 했겠지만 그날의 저는 다른 대답을 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팀에 대한 고민을 코칭하는 경우가 가장 많아요.” 라고요.

뒤돌아보면, 요즘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리더가 어떤 어젠다를 들고 오든 그 이면에는 사람이 자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개편으로 고민하던 리더의 이야기 끝에는 공동창업자와의 갈등이 있었고, 아이디어가 몇 주 간 진척이 없던 극초기 창업팀 뒤에는 (벌써 나오기 시작한) 지분 이야기로 골머리를 썩는 리더가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업(業)은 무엇일까요?

잠재 고객을 발견하고, 그들의 문제를 충분한 크기의 시장 안에서 정의하며 이를 위한 기술력을 갖춘 뒤에 빠르게 지표를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의 일이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고민은 하찮아 보이기 쉽습니다. 말 그대로 이럴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팔겠다싶은 거죠.

하지만 늘 내 주변에서 왱왱대는 날파리처럼, 잘 닦이지 않은 안경처럼 사람, , 관계에 대한 이슈는 해결하지 않으면 리더의 에너지를 살살 잡아먹고 나아가 비즈니스의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때문에 비즈니스 코치들은 스타트업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엿보기 위해 팀에 대해 묻습니다. 팀의 구성은 물론 초기 팀이 서로 만나게 된 계기, 팀원들이 어떤 기술력을 가졌는지, 잠재력은 어디까지인지, 투자를 받으면 어떤 팀원부터 갖추어 나가고 싶은지 묻고 또 확인합니다.

내담자의 현재의 심리상태를 알기 위해 함께 과거를 돌아봐야 하듯, 스타트업이라는 나무가 심어진 토양이 건강한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팀, 그리고 관계를 돌아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리더 중 나만 이런 작은 걸로 고민하는 걸까?’ ‘다른 팀은 스케일업을 고민하는데 나는 개발자와의 갈등을 고민하는 게 맞을까?’ 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이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건강한 실행만이 우리가 나아갈 길을 튼튼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고민을 하고 계신 겁니다.

진지한 고민은 충분히 하고 있고, 이제 건강한 실행만이 남았을 텐데요.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 것중 가장 첫번째는 단연 피드백의 기술입니다.

킴 스콧이 쓴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피드백의 네 가지 유형에 대해 소개합니다. '파괴적 공감', '고의적 거짓', '불쾌한 공격' 그리고 '완전한 솔직함'입니다.

구성원이 다소 아쉬운 피칭을 했을 때 여러분은 다음 중 어떤 피드백을 하는 리더인가요?

다음을 읽어보며 본인의 스타일이 어떤 건지 확인해 봅시다.

1.   "짧은 시간에 정말 열심히 준비하신 것 같아요. 발표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니었어요." (파괴적 공감)

2.   "발표 잘 들었습니다. , 특별히 언급할 만한 것은 없네요. 수고하셨어요." (고의적 거짓)

3.   "뭐죠? 준비 얼마나 하셨어요? 00님은 지금 여기에 있는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신 거예요." (불쾌한 공격)

1번의 예시에 공감하는 리더들이 가장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적하고 싶은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 관계를 위해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이죠. 이정도면 알아듣겠지, 하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파괴적 공감이라는 뉘앙스에서 알 수 있듯이 무턱대고 관계를 위한 공감만 하는 것은 우리 조직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고쳐야 할 부분을 알지 못한 채 실수를 반복하는 팀원을 양산하는 결과만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2번과 3번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드백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번 고의적 거짓은 이야기하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둘러대는 회피에 불과합니다. 3번의 불쾌한 공격은 솔직하게 이야기했으니 알아듣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팀원의 감정의 골만 패이게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관계를 쥐고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솔직하기만 한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모범답안, ‘완전한 솔직함에 대해 살펴 볼까요.

4.   "프레젠테이션 구조는 잘 잡혔지만, 핵심 가치 제안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첫 1분 안에 우리 제품의 차별점을 강조해 주세요. 그래도 지난번보다 발표 스킬은 발전한 것 같아 기쁩니다.”

이는 높은 수준의 도전과 배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고, 동시에 상대방의 노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완전한 솔직함'이 가장 효과적인 피드백 방식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집단의 조화를 중시하고 나와 상대방의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직접적인 피드백은 때로는 공격과 같이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성장과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문화적 장벽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관계의 계좌입니다. 즉 평소에 관계 계좌에 얼마를 쌓아두었는지에 따라 완전하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좌우됩니다.

관계 계좌란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의 축적을 의미합니다. 평소에 구성원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그들의 성장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온 리더라면 어려운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도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겠죠.

자신의 관계 계좌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볼 수 있습니다:

  1. 최근 한 달 동안 팀원들과 업무 외적인 대화를 얼마나 자주 나누었나요
  2. 팀원들의 개인적인 목표나 고민을 알고 있나요
  3. 어려운 상황에서 팀원들이 나에게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편인가요
  4. 팀원들의 성과를 진심으로 칭찬하고 축하한 적이 얼마나 자주 있나요
  5. 팀원들과의 1:1 미팅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나요?

위의 질문에서 3개 이상 긍정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리더라면 완전하게 솔직한피드백의 유용성에 대해 먼저 팀원들과 미리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스타트업에게 기술력의 확보, 시장 확보, 고객 확보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한 조직문화의 확보입니다.

Ps. 만약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한 두번째 기술이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메일 주세요. 😊

한정현 gemma.han.kr@gmail.com | 코어피칭연구회 비즈니스 코치

비즈니스의 창의성을 연구하는 인사이더박스(Inside the BX) 대표이자 코어피칭연구회 정회원. 틀 안에서 생각하기 (Thinking inside the box)의 관점에서 초기 스타트업이 가진 자원과 기회, 잠재력을 재료로 비즈니스 모델과 IR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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