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숴의 재즈레터 #27 | 마음의 호박

끈적이며 늘어지던 미움의 진*津이 서늘한 바람에 반들반들한 호박으로 굳어가는 계절.

2022.09.20 | 조회 2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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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를이로부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재미있는 음악레터, 그리고 요즘 여행소설.

철 지난 바닷가....
철 지난 바닷가....

가을이 돌아 왔습니다.

창 밖에 콩나무들에 콩줄기가 맺히고 떨어진 낙엽이 부는 바람에 파도소리를 내는 계절이 되었네요. (저희 집 앞에는 콩이 열리는 나무가 있어요. 저도 처음 봤는데 정말 신기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에 창을 열 때마다 마른 기침을 하며 밤새 쌓인 낙엽을 치우는 이웃들의 부지런한 빗자루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는 늘어지는 햇살이 반갑습니다. 겨우 이 주 전만 하더라도 따가운 해를 피하려 선크림을 찾았는데, 오늘 아침은 팔뚝에 닿는 햇살이 따뜻하네요.

여름에 재즈를 들을 때는 서늘한 석양 같이 하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작열하는 여름, 모든 것이 자라나는 강렬한 에너지를 발휘하는 중에 덩달아 저도 활기가 솟았었죠.

겨우 몇 주가 갔을 뿐인데, 몽글몽글 따뜻한 방에 달콤하게 퍼지는 보드라운 기분으로 재즈를 듣고 있습니다. 몸에 닿기만 해도 덥고 답답하던 스웨터가 차곡차곡 쌓인 옷장이 포근하게만 보입니다.

감기조심하세요!
감기조심하세요!

열기를 띄며 늘어질 때로 늘어졌던 여러 감정들이 찬 바람에 뽀득뽀득 굳어갑니다. 죽죽 늘어져 찐득하게 남은 앙금들이 정갈하게 굳어 똑 하고 떨어져 나올 듯 합니다. 계절이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마음속 날씨도 변하게 하는 군요.

매번 맑기만 한, 매일 흐리기만 한 날씨는 없지 않습니까. 계절을 따라 뜨거운 해가 떠오르기도,서늘한 구름이 몰려오기도, 후덥지근한 폭풍이 불기도, 또 다시 반짝 따뜻한 해가 떠오르듯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새 계절을 맞습니다.

가을엔 다람쥐!
가을엔 다람쥐!

그래서 오늘은 듣기만 해도 마음이 녹아 내리는 보드라운 재즈팝을 가지고 왔습니다.

Norah Jones의 따끈따끈한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랍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절제된 섬세한 세션이 정말 좋습니다. 이것 저것 생각을 하면서 듣기도 좋고, 또 아무 생각없이 그저 트랙을 따라 들어도 좋습니다. 콘서트 스트리밍 영상인 만큼 공연처럼 한 시간 동안 틀어 놓고 감상을 하셔도 정말 좋습니다. 하우스 스튜디오 콘서트라 공연을 어지럽히는 다른 소리가 일절 없는 것도 정말 좋습니다. 중간 중간 들리는 박수 소리가 라이브 공연의 현장감을 더합니다.

먹구름
먹구름

구독자 님의 가을이 더욱 따뜻하고 너그럽기를 바라 봅니다.

점점 어두운 구름이 몰려 온다는 소식이 유난히 많이 들리는 올해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기를….

 

그럼 같이 라이브 공연 보러 갈까요?

 

  • Norah Jones - Come Away With Me 20th Anniversary Livestream
얼만큼을 기대한 그것보다 더욱 따뜻한 라이브입니다. 너무너무 좋아요. 가을날의 스웨터처럼 포근한 재즈팝. 같이 들어요! 

 

 

사랑이 넘치는 가을날
사랑이 넘치는 가을날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성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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