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CT는 기존 치료로는 한계에 부딪혔던 다양한 종양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BNCT 적용이 가능한 주요 암종과, 최신 연구 동향과 적응증 확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소개합니다.
BNCT, 어디에 적용되고 있나
지난 2021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BNCT가 시판 승인을 받으며 의료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현재 BNCT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거나, 임상시험을 목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주요 적응증은 재발성 두경부암과 재발성 교모세포종, 그리고 악성 흑색종입니다.
두 적응증에 대해서, 서울아산병원의 질환백과에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재발성 두경부암
두경부암은 뇌와 안구에 발생하는 종양을 제외하고, 얼굴, 코, 목, 입안, 후두, 침샘 및 갑상선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두경부암 중 구강에 생기는 암을 구강암, 소리를 내는 기관인 후두에 생기는 암을 후두암이라고 하며, 인두에 생기는 암을 인두암이라고 합니다.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한다면 수술적 치료 또는 비수술적 치료(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재발성 교모세포종
교모세포종은 뇌 조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입니다. 이는 전체 뇌종양의 12~15% 정도를 차지합니다.
수술로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고 방사선 치료 및 항암 화학요법을 병행하여 치료합니다.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동시에 항암제를 투여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추후에 항암제만을 투여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항암요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3️⃣ 악성 흑색종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생성 세포로 구성된 피부 악성 신생물(암)을 말합니다. 멜라닌 생성 세포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발생합니다.
악성 흑색종의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 요법, 인터페론 같은 생물학적 제제 등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수술로 원발 부위를 절제합니다. 흑색종이 1mm보다 두꺼우면 종양이 전파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 국소림프절을 같이 절제할 수도 있습니다.
위 세 적응증이 BNCT 치료에 적합한 이유는 두 암의 특성에 있습니다.
🚨 나쁜 예후 & 부족한 표준치료
두경부암은 조직학적 분류에 따라 예후가 나뉩니다. 특히 편평상피세포암의 경우 60% 이상이 국소침습을 특징으로 보이는 병기 III 또는 IV로 나타납니다. 이런 국소 진행성 암은 국소 재발과 전이에대한 위험성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고, 진행된 병기에서의 5년 생존률은 50%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죠.
그러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국소 재발성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6개월에서 9개월의 여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표준요법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교모세포종은 새로 진단된 후 동시 항암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중앙 생존기간 14.6개월과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 6.9개월이라는 나쁜 예후를 보입니다. 80~9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며, 재발된 교모세포종은 뚜렷한 표준치료법이 없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재방사선 치료, 베바시주맙(bevacizumab)을 포함하는 항암치료 등이 시도되지만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질병 악화에 따른 증상을 완화하기 위함입니다.
악성 흑색종의 예후는 종양의 두께와 위치가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피부를 뚫고 전파된 종양의 경우, 20%는 림프절에 암이 전이되어 위험도가 높습니다. 말기 환자의 경우 인터페론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환자가 매우 건강한 상태여야만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데다, 반응률이 10~30%로 매우 낮습니다.
🚨 중요 인접 장기 위해성
두경부, 즉 머리와 목은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관이 모여 있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등의 중요한 신경이 많을 뿐만 아니라 생존에 필수인 호흡기관과 소화기관, 발성기관 등이 있죠. 두경부암의 치료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수술과 방사선치료는 이러한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어, 재수술이나 재방사선 치료가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교모세포종 또한 마찬가지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뇌의 손상이 발생하면 감각기능이나 운동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킵니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 겉면에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깊은 부위에 위치할 경우 치료하기 어렵고, 종양으로부터 폐, 간, 뇌와 같은 주요 장기로 퍼지는 경우 마찬가지로 기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 종양세포의 높은 BPA 섭취
BNCT에 주로 사용되는 의약품은 Boronephenylalanine으로,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렸던 의약품입니다. 이 약품은 붕소를 포함하는 페닐알라닌의 유사체로, LAT-1(L-type Aminoacide Transporter-1)이나 LAT-2 등의 발현이 증가한 종양세포에서 높은 섭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체내 분포 임상시험에서 고등급 교종, 교모세포종, 두경부암, 악성 흑색종 및 피부암 등의 대상질환에서 BPA가 선택적으로 높은 섭취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죠.
⚠️주요 적응증의 실제 치료 Case 소개
※ 주의! 논문을 통해 소개된 환자들의 실제 치료 효과를 소개드립니다.※
실제 환자 분들의 환부가 드러나는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으니, 보기 힘드신 분들은 다음 목차로 넘어가 주세요.
다원메닥스의 BNCT 기술로 치료받은 임상시험 대상자 분들의 결과는 현재 논문 출판을 준비 중에 있어, 아직 소개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재발성 두경부암
위 케이스는 일본에서 BNCT를 받은 환자로, 귀밑샘에 재발성 점상피암종(mucoepidermoid carcinoma)의 치료 전(왼쪽)과 치료 22개월 후(오른쪽) 모습입니다. 종양 크기가 현저하게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피부 궤양이 사라지고 정상 피부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결과는 BNCT가 종양 선택성이 높은 치료법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2️⃣ 재발성 교모세포종
위 케이스 또한 일본에서 BNCT를 받은 환자로, MRI 촬영 시점은 가장 위에 적혀 있습니다. 3번째 줄의 양전자단층촬영(PET/CT) 이미지는 각각 BNCT 직전, 1개월 뒤, 10개월 뒤에 찍혔는데요, BNCT 직전에 강한 조영증강이 보이는 반면, 1개월 시점부터 종양 중심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10개월에는 거의 사라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10개월 시점에 베바시주맙(Bevacizumab)을 시작했고, MRI 검사 결과 베바시주맙이 표적 주변의 부종과 조영증강을 낮추는 긍적적인 효과를 보였습니다.
3️⃣ 악성 흑색종
Yong Z, Song Z, Zhou Y, Liu T, Zhang Z, Zhao Y, Chen Y, Jin C, Chen X, Lu J, Han R, Li P, Sun X, Wang G, Shi G, Zhu S.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for malignant melanoma: first clinical case report in China. Chin J Cancer Res 2016;28(6):634-640. doi: 10.21147/j.issn.1000-9604.2016.06.10
위 케이스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사례 연구로, 발에 생긴 악성 흑색종양을 BNCT로 치료한 경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쪽 사진은 BNCT 치료를 받기 전의 사진으로, 병변이 뚜렷하고 양전자단층촬영(PET/CT)에서의 조영증강도 뚜렷합니다. 즉, 암세포가 있다는 얘기죠.
아래 사진은 BNCT 치료 후의 경과를 보여주는 사진으로, 각각 A는 치료 후 2주 뒤, B는 5주 뒤, C는 24개월 뒤의 사진입니다. E에서 보실 수 있듯이, 양전자단층촬영에서의 조영증강도 사라졌죠. 암세포가 모두 사멸되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적응증 확대 연구 🧐
그렇다면 두경부암, 교모세포종, 흑색종 외에는 어떤 적응증으로 확대될까요? 활발하게 진행되는 연구들 중, 아래의 분야들을 대표적으로 소개시켜드립니다.
☑️ 폐암
폐암은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뉩니다. 폐암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으며, 비소세포폐암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폐암 환자는 4분의 1 이하입니다. 소세포폐암은 작은 종양이 폐에 넓게 퍼져 있어 수술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하고 다수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합니다.
또한 폐는 방사선에 매우 민감한 조직이라, 일정량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방사선 폐렴 증상이 나타납니다. 더구나 폐는 호흡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움직이므로 표적화하기가 매우 어려워, 낮은 선량을 다른 각도로 여러 번 분할 조사해야합니다. 때문에 종양 세포를 표적화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지요.
국소 재발성 폐암 환자에게 BNCT를 적용한 일본 연구에 따르면,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고 6개월 추적관찰 시 해당 병변은 안정되거나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BNCT가 폐암에 대한 잠재적인 유효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간암
BNCT의 효과는 붕소 의약품의 선택적 축적에 달려 있습니다. 간암 세포에서는 아미노산 수송체의 발현이 높아, BPA의 선택적 축적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2022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방사선 저항성을 가진 간암 세포주에 BNCT를 적용하였는데, 기존의 감마선 치료보다 더 높은 DNA 이중가닥 절단을 유도하고 DNA 수리기전을 지연시키는 등 효과적인 세포 사멸을 유도했습니다. 이 연구는 BNCT가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간암 세포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죠.
☑️ 유방암
유방암에 BNCT를 적용하고자 하는 연구는 많이 시행되지는 않았으나, BNCT가 HER2 과발현 유방암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 옵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임상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바로 면역지질체(Immunoliposome)를 붕소 전달체로 사용하는 것이죠.
또한 선량 분석을 통해 BNCT가 국소 재발성 유방암에 대해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BNCT는 유방암의 잠재적인 치료요법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임상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 전이암
또한, BNCT는 뼈 전이나 림프절 전이의 치료법으로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인간 유방암 세포주를 이용해 뼈 전이에 대한 BNCT의 유효성을 평가했고 BNCT가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좌측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BNCT를 적용하였고 효과적으로 종양 성장을 억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이, 전이 암에 대해서는 다양한 임상연구와 전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잠재적인 치료 옵션으로서 BNCT는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BNCT Library
이번 회차에서 다룬 임상시험에 대한 논문을 여기에 모아모아 드립니다! 링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
(1) 치료 사례
- 재발성 두경부암: Kato I, Ono K, Sakurai Y, Ohmae M, Maruhashi A, Imahori Y, Kirihata M, Nakazawa M, Yura Y. Effectiveness of BNCT for recurrent head and neck malignancies. Appl Radiat Isot. 2004 Nov;61(5):1069-73. doi: 10.1016/j.apradiso.2004.05.059.
- 재발성 교모세포종: Miyatake, SI., Kawabata, S., Hiramatsu, R. et al.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with bevacizumab may prolong the survival of recurrent malignant glioma patients: four cases. Radiat Oncol9, 6 (2014). https://doi.org/10.1186/1748-717X-9-6.
- 흑색종: Yong Z, Song Z, Zhou Y, et al.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for malignant melanoma: first clinical case report in China. Chin J Cancer Res. 2016;28(6):634-640. doi:10.21147/j.issn.1000-9604.2016.06.10 doi: 10.21147/j.issn.1000-9604.2016.06.10.
(2) 적응증 확대 연구
- 폐암: Suzuki, M., Suzuki, O., Sakurai, Y. et al. Reirradiation for locally recurrent lung cancer in the chest wall with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BNCT). Int Canc Conf J1, 235–238 (2012). https://doi.org/10.1007/s13691-012-0048-8.
- 간암: Huang CY, Lai ZY, Hsu TJ, Chou FI, Liu HM, Chuang YJ.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Eliminates Radioresistant Liver Cancer Cells by Targeting DNA Damage and Repair Responses. J Hepatocell Carcinoma. 2022 Dec 29;9:1385-1401. doi: 10.2147/JHC.S383959. Erratum in: J Hepatocell Carcinoma. 2023 Jul 26;10:1207-1208. doi: 10.2147/JHC.S430407
- 유방암: Gadan MA, González SJ, Batalla M, Olivera MS, Policastro L, Sztejnberg ML. Application of BNCT to the treatment of HER2+ breast cancer recurrences: Research and developments in Argentina. Appl Radiat Isot. 2015 Oct;104:155-9. doi: 10.1016/j.apradiso.2015.07.006.
- 전이암 유방암 세포주 연구: Andoh T., Fujimoto T., Satani R., Suzuki M., Wada K., Sudo T., Sakurai Y., Tanaka H., Takata T., Ichikawa H. Preclinical study of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for bone metastasis using human breast cancer cell lines. Appl. Radiat. Isot. 2020;165:109257. doi: 10.1016/j.apradiso.2020.109257.
- 전이암- 전이 유방암 사례연구: Takuya F., Yoko M., Shinichi H., Atsushi O., Atsushi H., Ikuo F., Yoshinori S., Hiroki T., Tatsuya I., Shunsuke Y., Toshiko S., Minoru S.,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BNCT) for left axillary lymph node metastasis of recurrent breast cancer, Applied Radiation and Isotopes, Volume 219, 2025, https://doi.org/10.1016/j.apradiso.2025.111715.
📌 5월 다원메닥스 활동
- 5월 9일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춘계학술대회 런천 진행"
대한방사선종양학회의 춘계학술대회에 참여하여 BNCT에 대하여 전문가 앞에서 런천을 진행하는 값진 자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금번 춘계학술대회는 대만방사선종양학회(TASTRO)와 재미 한인방사선종양학회(KASTRO) 회원 분들이 함께 하는 자리가 되어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 주시고 참여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마무리하며
BNCT는 더 이상 희귀한 치료법이 아닌, 다양한 암종에 도전장을 내미는 정밀의학의 실현 도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질환이 BNCT의 새로운 무대가 될지, 그 가능성을 함께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