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00명을 달성했습니다!

구독자 1,000명을 달성했습니다! 🚀

2024년 4월 8일, 첫 글인 <천상계 개발자들이 면접 때 준비하는 이것? 시스템 디자인 인터뷰 뽀개기>를 시작으로 약 10개월이 지났네요. 정확히 지난 주 토요일인 2025년 2월 8일, 구독자 1,000명을 달성했습니다 :)

사실 요즘같이 미디어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대에 1,000명은 어떻게 보면 작은 숫자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10개월 만에 1,000명을 달성한 게 그리 큰 성취도 아닐 수 있구요. 자랑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네요 ㅎㅎ..

처음에 이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취지는 별 것 아니었습니다

제 본업 역시 개발자이다보니 틈틈이 해외 개발 아티클을 읽으며 공부해왔는데요. 재밌는 아티클 찾는데 약간의 재능이 있어 주변에 공유해주면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하나둘씩 쌓이다보니 몇몇에만 뿌리는 게 아깝다고 생각해 뉴스레터를 런칭하게 되었어요. 바깥에 이런 좋은 공부거리들이 널려있지만 따로 노력하지 않는 한 우리한테는 여전히 접하기가 어렵거든요.

처음에는 조회수도 별로 안 나오고 구독자도 잘 안 늘었어요. 그럼에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건 1) 그냥 이 자체가 저한테 재밌었고 2)늘 하던 일이다 보니 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퍼지다보니 오늘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런데 구독자 분들께서 후원과 함께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하다, 많이 배웠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 한 가지 느끼는 바가 있었는데요.

사실 저는 비전공자입니다

공대를 나오긴 했지만(심지어 대학원까지 졸업했는데) 한 번도 코딩 수업을 들은 적이 없어요. 기껏해야 방학 때 혼자 파이썬 공부해서 백준 풀어본 정도? 제대로 개발자를 해야겠다 마음먹었던 건 비개발자로 IT 창업을 하고서 쓴맛을 맛본 뒤였어요.

그때 제가 찾아갔던 곳은 정글사관학교라는 부트캠프였습니다(지금은 크래프톤 정글만 있는데 제가 할 때는 카이스트에서 운영하던 곳이었어요). 기존 캠프들과 달리 카이스트 전산학과 전공 수업을 5개월 동안 빡세게 배우는 다소 특이한(?) 캠프였어요. 마지막에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5주짜리 프로젝트 외에는 전부 CS만 공부하거든요.

근데 이 캠프를 설립한 분이 크래프톤을 설립한 장병규 의장님이세요.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이시구요. 유명한 분이시죠. 근데 그분이 캠프 첫날에 와서 그러셨어요.

"한국에는 아직도 훌륭한 개발자가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 자기가 경험해보니 그런 개발자는 단숨에 키워지는 게 아니고 밑바닥부터 닦아야 10년쯤 지나서 만들어지더라. 그래서 이런 캠프를 만들었다."

그때는 저게 뭔말인지 잘 몰랐습니다. 근데 캠프를 수료하고, 현업에 종사하면서 조금씩 알겠더라구요. "근본이 있어야 크게 갈 수 있구나. 그런데 현업에 있으면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지?" 사실 제가 꾸준히 개발 아티클을 읽게 된 이유도 이 부분이 컸습니다. 최신 기술도 결국 근본은 똑같잖아요. 그걸 계속 보다보면 거기서 거기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 "아, 결국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거구나. 그럼 이걸 혼자만 하지 않고 더 널리 퍼트리면 이 생태계에 더 이바지할 수 있겠다."

요즘은 어떤 생각으로 계속 뉴스레터를 하냐면, pay it forward 하나입니다. 그 분이 가진 신념 덕분에 만들어진 부트캠프를 제가 다닐 수 있었고, 감사한 기회로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잖아요. 받은 게 너무 커서 그분이 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이라도 돕고 싶더라구요. 그게 지금 이 뉴스레터를 계속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가끔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매일같이 아티클을 찾고 읽지는 않거든요. 이것 외에도 여러 사이드를 진행하고 있다보니 바쁘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손 놓지 않고 계속 가져가보려고 합니다. 그래야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지 않을까요 :) 한국이라는 이 조그만 나라에, 그 안에 있는 조그만 개발자 생태계에 제가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다면 데브필이라는 뉴스레터는 충분히 제 가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며, 여러분들의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돕는 데브필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