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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규제가 우버 편?

2026.07.15 | 조회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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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와이어드(Wired)가 공공기록 청구로 입수한 문서 하나를 폭로했습니다. 우버(Uber)가 뉴저지 주에서 로비스트를 통해 법안 초안을 회람하고 있었는데요.

뉴저지에서 무인 자율주행 라이드헤일링 서비스를 굴리려는 플랫폼은 3년간 전체 운행의 85%를 인간 기사가 담당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웨이모(Waymo) 앱 같은 순수 무인 서비스는 뉴저지에서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해집니다.

규제를 화장지처럼 대해온 회사로 유명한 우버가 이제 자기한테 유리한 규제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는 국면이란 얘기고요.

첨부 이미지

테크크런치가 어제 관련해서 워싱턴 DC 상황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워싱턴 DC 시의회 의원 찰스 앨런(Charles Allen)이 지난 5월 발의한 자율주행 규제안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2012년 자율주행법을 업데이트해서 무인 상용 운행을 허용한다는 내용인데, 웨이모는 이 법안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고 우버는 정반대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버가 요구하는 건 이른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라고 부르는 형태로, 무인 로보택시가 반드시 인간 기사가 있는 라이드헤일 앱 위에서 굴러가야 한다는 규제죠. 즉 우버 앱 위에서 굴러가야 한다는 얘기고요.

두 회사가 이번 주 월요일에 DC 시의회에서 각자 자기 입장을 두고 하루짜리 청문회에 나섰습니다. 우버-웨이모는 이미 다른 방향으로 갈라섰고, 이제 규제 현장에서 정면충돌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합리화

우버 정책 부문장 하비 코레오소(Javi Correoso)가 DC 시의회에서 낸 논리가 재밌는데요.

무인 자율차 한 대가 기사 약 4명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 그러니 소비자가 사람이 모는 우버를 부를 권리가 법에 명시돼야 한다는 얘기였죠. 코레오소는 자기 편지에서 앨런 의원 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웨이모에 지역 독점 지위를 넘기는 결과가 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버 최고 제품 책임자 사친 칸살(Sachin Kansal)의 발언은 좀 더 솔직했습니다.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자기네가 L4 자율주행 제공자가 되는 경쟁에는 뛰어들지 않는다고 밝혔거든요. 대신 여러 사업자와 협력할 수 있는 트랙을 깔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즉 자기가 자율주행 기술을 못 만드는 대신, 다른 자율주행 회사들이 반드시 자기 앱을 거쳐야만 굴러갈 수 있는 구조를 규제로 못박겠다는 논리인 겁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5월에 우버 최고운영책임자 앤드루 맥도널드(Andrew MacDonald)가 발표한 정책 백서에서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버는 도시와 대립하지 않고 협력한다는 게 그 백서의 핵심 문장이었고요. 예전에는 지역 택시 규제를 불도저로 밀어붙이던 우버가 이제는 다 자란 어른이 됐다는 서사입니다. 그런데 이 성숙함의 실제 내용을 뜯어보면, 자기가 지역 시장에서 이미 자리 잡은 뒤에 새로 들어오는 경쟁자를 규제로 막는 방식이라는 게 문제고요.

아이러니

와이어드 기사에서 나온 우버 대변인 노아 에드워드슨(Noah Edwardsen)의 반응을 한번 볼까요.

자기네는 자율주행 기술 확산을 지지한다면서, 그런데 다른 AV 회사들이 낸 정책 제안들이 시니컬하게 경쟁자를 배제하고 독점을 만들려 한 시도라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고 답변한 겁니다.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짓을 다른 회사들이 한다고 비판하는 셈이죠.

이 논리가 그럴싸하게 들리는 이유가 하나 있긴 합니다. 우버가 실제로 자율주행 기술에 여러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거든요.리비안, 루시드-누로, 웨이브-스텔란티스, 와비, 조옥스, 포니.AI 등 30개 넘는 AV 회사와 파트너십을 갖고 있고, AV 랩스(AV Labs)라는 자체 부서를 만들어서 수백 대의 차량에 센서를 붙여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요. 이 데이터를 파트너 회사들과 공유한다는 명분도 있고요.

근데 이 파트너십 구조를 자세히 보면 결국 우버 앱 안에서만 자기 서비스를 팔 수 있는 회사들만 골라 파트너로 삼는 구조입니다. 자체 앱으로 손님과 직접 만나려는 웨이모 같은 회사는 파트너에서 제외되고, 그 회사가 못 크도록 규제까지 만드는 거고요.

자연스러운걸까

사실 우버가 하고있는 일은 실리콘밸리에서는 오래된 클리셰이기도 합니다.

영웅으로 죽거나, 오래 살아 악당이 되거나.

우버는 2010년대 초 지역 택시 노조와 시 정부 규제를 무너뜨리면서 큰 회사가 됐죠. 그때는 규제 자체가 낡은 이익집단이 시장 진입을 막는 도구였고, 우버가 그 벽을 뚫는 게 소비자에게도 이득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우버가 자기 자리를 지키려고 새 진입자를 막는 규제를 요구하고 있고요. 우버 수평 통합 모델과 웨이모 수직 통합 모델의 대립이 지금 그대로 규제 로비 현장으로 옮겨간 셈입니다.

하지만 짚어둘만한 것은 이번 사건이 알파벳(웨이모 모회사)이나 테슬라 같은 자체 자율주행 사업자한테는 상당히 안 좋은 뉴스라는 점입니다. 두 회사 다 자체 앱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려는 수직 통합 모델을 굴리고 있는데, 우버의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규제가 여러 주에 걸쳐 통과되기 시작하면 그 모델 자체가 미국 전역에서 막힐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이번 로비 폭로는 우버가 어떤 회사가 됐는지를 상당히 정직하게 보여준 사건 같네요. 자기 사업 모델을 지키기 위해 규제를 만드는 큰 회사의 표준적 행동이라고 봐도 될 부분이고요. 우버 로비의 성공 여부와, 여러 주 의회에서 어떤 방향의 자율주행 규제가 통과되느냐가 앞으로 몇 년간 미국 로보택시 산업의 판을 크게 좌우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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