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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로이터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 최고 AI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공개된 모델뿐 아니라 아직 나오지 않은 모델까지 포함하는 논의였고요. 지난 한 달간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Z.ai 같은 자국 AI 회사들과 이 문제를 놓고 회의를 여러 번 열었다는 게 로이터 취재 내용입니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만약 실현된다면 그동안 다뤄온 오픈소스 대 클로즈드 AI 판 자체가 뒤집히는 사건이 될 수 있고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제한다는 건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 5월 중국 최고인민법원 저널에 실린 법률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내용에서 힌트가 나옵니다. 세 단계로 나누는 방식이 논의됐거든요. 기본 오픈소스 툴은 신고만 하면 되고, 더 고급 기술은 보안 심사를 받고, 가장 민감한 프론티어 모델은 공개를 아예 금지하거나 국내 사용으로만 제한하는 안이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그 안이 실제 정책으로 옮겨가는 중인 걸로 보이고요.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 어떤 곳이냐면, 알리바바의 Qwen, 바이트댄스의 도우바오(Doubao), 그리고 신생 스타트업 Z.ai의 GLM-5.2 등입니다. 특히 Z.ai의 GLM-5.2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화제였는데, 미국 프론티어 모델과 근접한 성능을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거든요. 딥시크의 R1이 작년에 열어준 흐름을 이 회사들이 뒤이어 따라왔고, 그 결과 지금 전 세계 개발자들 상당수가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을 저비용 대안으로 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앤트로픽
이 결정 배경을 이해하려면 지난 몇 달간 앤트로픽과 중국 AI 회사들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봐야 합니다. 지난주 클로드 코드에 이상한 코드가 심어져 있는 게 개발자에 의해 발견됐거든요. 사용자의 타임존이나 네트워크 주소를 읽어서 중국에 있거나 중국 AI 랩과 연결돼 있는지 판별하는 코드였습니다. 앤트로픽 엔지니어가 X에서 이걸 확인해줬는데, 지난 3월에 추가한 거고 디스틸레이션(증류라고 하죠, 큰 모델의 출력으로 작은 모델 성능을 뽑아내는 기법)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죠.
알리바바가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지난주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사내 클로드 코드 사용을 금지하고, 직원들한테 업무 컴퓨터에서 클로드를 삭제하라고 지시했거든요. 그 며칠 전엔 앤트로픽이 미국 정부에 편지를 보내 알리바바가 자기 회사 모델을 뻔뻔하게 디스틸하려 한다고 고발한 사실도 알려졌고요.
사실 이 갈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앤트로픽이 지난 2월에 낸 보고서에서 딥시크, 문샷(Moonshot), 미니맥스(MiniMax)가 약 24,000개의 가짜 계정으로 클로드와 1,600만 건의 대화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었죠. 중국 AI 모델들이 미국 최고 모델들 대비 벤치마크상 평균 7개월 정도 뒤처져 있는데, 그 격차를 좁히려고 미국 모델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쓴다는 게 앤트로픽의 시각이고요.
트럼프 정부에서 앤트로픽의 페이블 5와 미토스 5를 외국인 접근 금지로 묶었던 결정을 지금 중국에서 미러링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미국이 자국 최고 AI 모델을 중국이 못 쓰게 막고, 중국은 자국 최고 AI 모델을 미국이 못 쓰게 막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고요.
호재?
아이러니한 건 이 결정이 실현되면 가장 이득을 보는 회사가 오픈AI, 앤트로픽, 미스트랄 같은 미국, 유럽 클로즈드 소스 AI 랩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이 회사들이 가장 두려워한 게 뭐였냐면,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이 비슷한 성능을 훨씬 낮은 가격에 뿌리면서 자기들 프리미엄 마진을 갉아먹는 상황이었거든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코워크에 딥시크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힌 것도 그 압력 떄문이었고요.
그 압력이 사라지면 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픈AI가 385억 달러 손실 보고 있는거나, 2027년으로 밀린 IPO 상장 일정이 밀린거나, 앤트로픽의 IPO 준비 같은 결정들이 다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과의 가격 경쟁을 전제로 짜여진 계획인데, 그 전제가 무너지면 이 회사들 재무 상태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는 거고요.
알리바바 자체 상황도 이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가 알리바바가 AI 사업에서 매출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거든요. 이유는 뻔합니다. 알리바바가 만든 AI 모델 458개가 지금 이 순간에도 허깅페이스(HuggingFace, AI 모델 공유 플랫폼)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거든요. 오픈AI의 GPT-5.6이나 앤트로픽의 페이블 5는 그렇게 못 하고요. 즉 알리바바 스스로가 오픈웨이트 전략을 고집하면서 수익화에 실패하는 중이고, 정부의 이번 결정은 알리바바 사업 모델 전환에도 명분을 줄 수 있는 카드가 됩니다.
미국은 좋다
이 결정이 실현되면 반사이익을 볼 회사가 한 곳 더 있습니다. 리플렉션 AI(Reflection AI)입니다.
한번 다뤘습니다만, 딥마인드, 구글, 오픈AI 출신들이 만든 미국 스타트업이고, 미국이 만든 오픈웨이트 프론티어 모델을 내놓겠다고 200억 달러 밸류 근처에서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었죠. 아직 공개된 모델은 없는 상태고요.
만약 중국이 실제로 자국 최고 모델의 해외 접근을 닫는 시점에 리플렉션 AI가 강력한 미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을 공개한다면 나름 기회가 상당히 크게 열릴 겁니다. 미국 정부/방위/금융 같은 규제 산업 고객들이 지금까지는 딥시크나 알리바바 큐원을 MS 애저(Azure) 안에서 자체 호스팅하는 방식으로 오픈웨이트를 굴려왔는데, 그 옵션이 사라지면 미국산 대안 수요가 순식간에 몰릴 수 있으니까요. 리플렉션 AI가 아직 모델을 못 낸 상태라는 게 걱정이지만, 반대로 지금이 그 회사한테 결정적인 타이밍이 될 수도 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반년 동안 벌어진 AI 시장의 큰 변수 중 하나였던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의 가격 파괴 압력이 조만간 사라질 수도 있는 국면인 것 같네요. 이번 달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과 AI 회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프론티어 모델 가격이나 마진에 관한 힌트가 나올 겁니다.
어쩌면 메타 클라우드 진출 같은 결정도 결국 이 큰 흐름 안에서 다시 해석해봐야 할 순간이 오고 있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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