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셋일 때 갈등은 사람 문제가 아니다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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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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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이 진료 끝나고 원장실에 들어와서 "선생님, ○○씨가 예약 변경을 저한테 안 알려줘서 오늘 환자 두 분 안내가 엇갈렸어요. 한두 번이 아니에요. 제가 실장인데 제 말을 안 들어요." 다음 날 그 직원이 따로 와서 "실장님이 저한테만 마감 시키고, 환자 앞에서 한숨 쉬면서 눈치 줘요. 저 이렇게는 못 다니겠어요." 남은 한 명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원장이 물었습니다. "이럴 때 저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요?"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질문의 전제부터 짚어야 합니다.

 

원장은 관찰자가 될 수 없습니다

"스탠스"라는 말에는 원장이 한 발 떨어져 있다는 가정이 들어 있습니다. 직원 셋인 병원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인사팀도, 중간관리자도, 둘을 떼어놓을 다른 부서도 없습니다. 원장이 아무 말 안 하면 그게 곧 입장으로 읽히고, 셋 중 둘이 싸우면 나머지 한 명은 이미 어느 쪽 편인지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입니다. 목표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두 사람을 친하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같이 일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겁니다.

먼저 물어야 할 것: 정말 사람 문제인가

경험상 소규모 병원에서 "성격이 안 맞는다"로 보이는 갈등의 대부분은 구조 문제였습니다. 위 사례를 다시 보면, 두 사람의 말 속에 이미 단서가 있습니다.

예약 변경을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는지 정해진 적이 있습니까. 실장이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할 권한이 있는지 원장이 말해준 적이 있습니까. 마감을 누가 하는지 순번이 있습니까. 한 사람은 "바쁘면 당연히 서로 도와야지"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내 담당부터 끝내는 게 맞지"라고 생각하는데, 원장이 우선순위를 정해준 적이 없다면 두 사람에게 배려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안 풀립니다. 여기에 한 명은 3년 차인데 급여 차이가 없거나, 원장이 한 명한테만 말을 편하게 하는 게 겹치면 갈등은 반드시 납니다.

구조가 원인이면 그건 원장이 만든 문제고, 원장이 고쳐야 할 문제입니다. 이 진단 없이 스탠스부터 고르면 순서가 틀린 겁니다. 다만 기준이 모호했다는 사실이 폭언이나 모욕까지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운영의 문제와 개인 행동의 책임은 따로 봐야 합니다.

첫 번째 할 일: 따로 만나서 같은 질문을 한다

처음부터 둘을 불러 "둘 다 잘해"라고 하는 게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먼저 따로 만나야 합니다. 화해나 사과를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자리입니다.

인사 전문가의 한마디 — 면담에서 무엇을 물을 것인가

"누가 잘못했나"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나"를 물어야 합니다. 이렇게 구체화하십시오. "가장 최근에 부딪혔던 상황을 설명해 주세요. 상대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고, 본인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어려워졌나요?"

"그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에요"는 인물평이고, "예약 변경을 전달하지 않아 환자 안내가 엇갈렸어요"는 확인 가능한 사건입니다. 이 둘을 구분해서 들으십시오. 설명이 엇갈리면 예약 기록과 직접 본 것을 확인하고, 확인 안 되는 부분은 판단을 유보하십시오. 반대로 한쪽의 잘못이 확인됐다면 "그래도 둘 다 잘못했겠지"로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폭언, 위협, 반복적인 모욕이나 배제가 제기됐다면 성격 차이로 다루지 마십시오. 이 경우는 대면 화해가 아니라 사실 확인과 당사자 보호가 먼저입니다.

두 번째 할 일: 관계가 아니라 일의 기준을 정한다

개별 면담에서 구조 원인이 나왔으면 그것부터 고칩니다. 예약 변경 전달 방식, 실장의 지시 권한 범위, 마감 순번. 이건 원장이 정하는 겁니다.

그다음 둘을 같이 앉힙니다. 이 자리는 감정을 정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업무 규칙을 정하는 자리입니다. 정할 것은 셋뿐입니다. 역할 경계, 인수인계 방식, 환자 앞에서의 태도.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러나 환자 앞에서 티 나는 것과 업무 전달이 끊기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장 입으로 말해야 합니다.

인사 전문가의 한마디 — 원장이 할 말

"서로 불편한 점은 듣겠습니다. 다만 환자 앞에서 언쟁하거나, 필요한 업무 전달을 끊거나, 상대를 깎아내리는 행동은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업무가 겹치면 제가 정한 우선순위를 따르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제게 알려주세요. 제가 정하지 않아 생긴 혼선은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문제 제기 자체를 막지 않는 것입니다. "불만은 그만 말하고 일만 해"가 되면 갈등이 사라진 게 아니라 원장 눈에서만 사라진 겁니다.

세 번째 할 일: 화해했는지가 아니라 행동이 달라졌는지 본다

정한 내용과 재확인 날짜를 짧게라도 적어두십시오. 일주일 뒤에 인수인계가 정상적으로 되는지, 공개적인 비난이 멈췄는지, 분담이 지켜지는지를 봅니다. 매주 이렇게 확인하고, 최종 기한은 한 달이면 충분합니다. 기록하고 확인하는 것까지가 갈등 대응입니다.

남은 한 명도 챙겨야 합니다. 그 직원을 두 사람 사이의 전달책이나 판정자로 세우지 마십시오. 둘의 갈등 때문에 일을 더 떠맡고 있지는 않은지, 편을 고르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따로 봐야 합니다.

그래도 안 바뀌면

기준을 정해주고 필요한 지원을 했는데도 한 사람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그때부터는 "두 사람의 관계 문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행동과 업무 수행 문제로 개별 관리해야 합니다. 경고하고, 기록하고, 그래도 안 되면 내보낼 각오를 미리 해두셔야 합니다.

이 각오가 없으면 앞의 과정이 전부 빈말이 되고, 직원들도 그걸 압니다. 셋 중 하나가 나가면 33%가 빠지는 거라 다들 겁내는데, 그 계산에는 지금 갈등 때문에 나가고 있는 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세 번째 직원의 이탈 위험, 환자가 데스크 분위기에서 느끼는 것, 원장이 진료 대신 여기에 쓰는 정신력. 보통은 이쪽이 더 큽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어른들끼리 알아서 하게 두라", 원장이 개입할수록 의존이 커진다는 논리는 일부 맞습니다. 다만 그건 조직에 자정 능력이 있을 때 얘기고, 세 명짜리 조직에 자정 능력은 없습니다. 반대로 "즉시 한 명 정리"도 있는데, 진단 없이 자르면 남은 직원에게 "원장은 문제 생기면 사람부터 자른다"는 신호가 되고, 구조가 원인이었다면 새 사람이 와도 똑같이 반복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첫째, 화해 주선자가 되는 것. 듣는 것과 화해시키는 것은 다릅니다. 사실 파악을 위해 듣는 건 원장의 일이지만, 원장은 둘의 고용주라 중립적 중재자가 될 수 없고, 되려고 하면 양쪽 다 "원장이 내 편 안 들어줬다"로 끝납니다.

둘째, 세 번째 직원에게 정보 캐기. 가장 흔하고 가장 나쁜 실수입니다. 그 순간 그 직원은 정보원이 되고, 둘 중 한 명이 눈치채면 갈등이 셋으로 번집니다.

셋째, 한쪽에 하소연하기. 진료 끝나고 편한 직원한테 "쟤 왜 저러냐" 한마디 하는 것. 이게 병원 안에서 안 퍼진다고 믿으면 순진한 겁니다. 위 사례의 원장이 실장에게 "○○씨 좀 그렇긴 하지"라고 한 번 받아줬다면, 그 뒤의 면담은 시작 전에 끝난 겁니다.

병원이라서 다른 것

구조가 원인이라는 것, 원장의 침묵이 입장이 된다는 것은 일반 기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병원이라서 다른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원장이 진료실에 있어서 데스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실제로 못 본다는 것. 원장이 갈등을 인지한 시점이면 이미 환자 몇 명은 느꼈다고 보셔야 합니다.

인사 전문가의 한마디 — 법적으로 알아둘 것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과 부당해고 구제신청 조항 적용에서 제외됩니다. 해고예고 의무(30일 전 통보 또는 30일분 통상임금)는 적용됩니다. 다만 정부가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 로드맵을 발표했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가 우선 적용 대상으로 잡혀 있어, 이 레터를 읽는 시점에는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조치 전에 노무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법 적용 여부와 별개로, 갈등이 일방적 괴롭힘 양상이면 원장의 관리 책임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결국 원장의 스탠스는 이것입니다

"양쪽 말을 듣겠습니다. 하지만 양쪽이 똑같이 잘못했다고 전제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정리할 운영 문제는 정리하고, 각자가 바꿔야 할 행동은 분명히 요구하겠습니다."

이 한 문장을 실장과 직원 앞에서 말할 수 있으면, 스탠스는 이미 정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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