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전망과 전략 몰아보기

🧑‍💻 어제,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10년 독점 계약에 대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중요하게 보도했는데요, 한국 기사에서는 하이브 아메리카의 스쿠터 브라운 CEO의 코멘트가 빠졌습니다. (코어 팬덤에서 스쿠터 브라운의 평판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그의 평판과 무관하게, 제가 볼 땐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이 뉴스가 나온 직후, 뮤직비즈니스월드와이드에는 위버스의 최준원 CEO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이 소식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1. 하이브와 UMG의 10년 계약

UMG Strikes New Distribution Deal With HYBE, Taps Scooter Braun for...

UMG set a distribution deal with HYBE. Scooter Braun expands his duties to oversee promotional & marketing collabs between them in North ...

www.billboard.com

양사의 계약은 2017년, BTS의 일본 내 유통 권한을 UMG에 부여하는 파트너십으로 시작되었다. 2021년 말에는 기존 계약을 확장해 미국 및 기타 지역에서 BTS의 유통권을 UMG의 게펜 레코드에 이양하기로 했다. (원래 북미 유통권은 소니 뮤직의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맡고 있었음) 글로벌 걸 그룹 오디션 [드림 아카데미]를 게펜과 함께 제작한 배경.
계약 내용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서브 레이블 포함)의 유통, 북미 프로모션과 마케팅 독점권. 그리고 WEVERSE와의 협력 강화다.
방시혁 의장은 "이 정도 규모의 파트너십은 양측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동등하게 헌신할 때만 이루어집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 대로다. 이 정도 파트너십은 상호 간에 확실한 이득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면 누구에게 어떤 이득이 생길까?
일단, 하이브의 글로벌 경쟁력과 사업 확장에 큰 이득이다. 핵심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UMG를 통해 음원과 음반을 유통하고 북미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케이팝 그룹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하이브 라틴 소속 아티스트들도 대상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스쿠터 브라운의 코멘트도 중요하다. "The opportunity created here not only allows us to help our current roster, but grow opportunities for independent artists and labels globally."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와 레이블'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인디펜던트'는 빅3(UMG, 소니, WMG)에 포함되지 않은 아티스트와 레이블을 말한다. 규모는 상관없다. 그러니까 이 계약을 통해 하이브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세계적인 범위에서 하이브의 로컬 레이블 인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UMG의 입장에선 부담이 덜하고, 하이브의 입장에선 비즈니스 확장과 기업 가치 향상을 얻을 수 있다.
하이브가 한국 뿐 아니라 북미, 남미, 아시아,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인디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글로벌 음악 비즈니스는 로컬 인디펜던트를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DistroKid, TuneCore와 같은 플랫폼의 가치가 올라가고, 스포티파이 뿐 아니라 틱톡마저도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아티클에서 언급한 대로, 전세계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는 64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UMG의 입장에서도 큰 이득이다. 핵심은 위버스다.
미국 음악 시장에서 슈퍼 팬은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방법론은 케이팝 회사들이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하이브는 슈퍼 팬을 위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그게 바로 위버스다. (방법론은 노하우고, 솔루션은 제품이란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UMG의 입지를 보자. 전세계 음악 시장에서 압도적인 카탈로그를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의 비즈니스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최근 UMG는 수익성 향상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고, 스포티파이와 틱톡을 압박하며, 디저와는 아티스트 중심의 수익 배분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인공지능 음악에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업계의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워너뮤직그룹(WMG)이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로컬 인디펜던트를 지원하고 슈퍼 팬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WMG의 프로젝트가 현실적으로 UMG를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자본 시장에서는 현실성보다 상상력이 문제다. UMG의 지위가 흔들리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상상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UMG는 하이브와의 거래로 음악 산업의 지배적인 우위를 지킬 수 있다. 비교 불가능한 아티스트 카탈로그에 위버스라는 검증된 슈퍼 팬 플랫폼이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UMG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올라갈까?
그리고 사실 이거야말로 상상인데, 10년 내에 UMG와 하이브가 또 어떤 관계로 변할 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2. 위버스 최준원 대표 인터뷰 (MBW)

Weverse boss Joon Choi: ‘The potential for growth in the superfan b...

MBW speaks in depth to the leader of HYBE’s much talked about superfan platform…

www.musicbusinessworldwide.com

슈퍼 팬 비즈니스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주제로 진행한 인터뷰. UMG와의 거래 소식 직후에 뮤직비즈니스월드와이드(MBW)에 실렸다. (참고로 MBW에는 2달 전에 플레디스의 한성수 대표 인터뷰도 실렸다. 하이브의 글로벌 PR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
이 인터뷰에서 최준원 대표는 위버스를 매우 자세하게 소개한다. 인상적인 답변들.
"슈퍼 스타가 슈퍼 팬 플랫폼에 합류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흥분되는 건, 떠오르는 아티스트들이 위버스를 활용해 더 높은 스타덤에 오르는 것을 기대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슈퍼 팬을 육성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과 일본 아티스트들에게 적합한 최적의 레시피를 찾아내 궁극적으로 전 세계 팬을 극대화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공유하고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아티스트는 슈퍼 팬을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술적 결과물을 넘어 팬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모든 아티스트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음원/앨범 판매와 투어에서 수익이 주로 발생하는 미국 시장에서 위버스는 온라인 스트리밍, 굿즈 픽업, 독점 콘텐츠, VOD, 디지털 앨범과 같은 추가 기회를 포착하는 데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팬덤 비즈니스에는 기존의 권리 관계를 넘어서는 무수한 기회가 있습니다."
"팬의 입장에서 아티스트의 독립 플랫폼을 사용하면 일관성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공동 플랫폼에서 협업하는 것은 스노우 볼 효과를 기대할 있습니다. 상업적인 성과와 운영에 있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2022년 6월에 위버스 재팬을, 7월에는 위버스 아메리카를 설립하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각 지역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 개발, 인프라 설치, 현지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온라인 인프라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프라인 인프라도 중요합니다. 위버스샵의 머천트 서비스는 슈퍼 팬의 상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일본 등 주요 지역에 물류 센터, 강력한 글로벌 배송 시스템, 현지 결제 수단 지원 등 자체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답변은 아니지만, 인터뷰에는 '위버스에 소속된 120명의 아티스트 중 90%가 다른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라는 점이 강조된다. 다시 말해 위버스는 모든 아티스트에 대해 열려있다는 메시지다.
2023년 위버스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000만 명, 누적 다운로드 수 1억3,100만 건을 돌파했다. 2023년 활성 사용자들은 월 평균 4시간(246분)을 플랫폼에서 사용했다.

대체로 사람들은 위버스를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물론 맞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플랫폼은 무엇일까? 나는 D2C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그렇기에 핵심은, 팬들이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든 결국 정기 구독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게 바로 솔루션이다. 지속적이면서 불편하지 않은 결제를 위해 기술적 인프라와 UX가 중요해진다. 편안한 UX를 위해 콘텐츠가 설계되고 배치된다. 아마도 위버스는 이 문제를 계속 풀어내고 있을 것이다. 물론 팬이나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한 것들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그와 별개로 서비스의 입장에선 매일같이 온갖 문제가 발생하는 사용자 1억 명 규모의 온라인 플랫폼을 몇 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준원 대표의 경력이 엔씨소프트와 넥슨, 그리고 핑크퐁이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이 모든 기능이 가능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위버스가 유일하다. 하이브 입장에선 이런 위버스야말로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카드가 되고 있고, 이 점은 UMG와의 계약을 통해 증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