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의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인터뷰

TMI.FM의 DJ 차우진 | 말 많고 고독한 뉴스레터 대량 발행인. 주로 음악 산업과 콘텐츠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경제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합니다. 

하이브의 입장

3월 3일, CNN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독점 인터뷰가 공개되었습니다. 이 인터뷰에는 케이팝에 대한 공장형 시스템에 대한 질문과 BTS 군입대에 대한 질문들을 포함해 최근 SM 인수에 대한 입장도 담겼습니다.

개인적으로 SM을 두고 벌이는 카카오-HYBE의 인수전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일단 31일 주주총회 전까지는 결과적으로 모두 가설이 될 수밖에 없어서 결과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 두 회사의 갈등, 그리고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연결된 구조가 가리키는 것은 분명합니다. 바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콘텐츠 비즈니스의 점유율 높이기. 그런 관점으로 보자면 하이브가 SM 뿐 아니라 미국의 힙합 레이블 QC를 인수한 것 또한 매우 중요한 뉴스입니다.

저는 SM의 멀티 레이블 전략(이것은 이수만 회장과 무관한 방향성이라고 봅니다)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이브는 SM을 인수해 덩치를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겠다는 입장이고, SM은 자신들이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입장 차이랄까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또한 SM과의 시너지를 확실하게 만들겠다는 입장일 거고요.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31일에 결과가 나오겠죠.

아무튼, 이런 맥락에서 이 인터뷰는 좀 흥미롭습니다. 일단 CNN 독점이라는 것. 한국 기업이 해외 매체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상황이 낯선 이유는 제가 옛날 사람이기 때문이겠지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한국어로 인터뷰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은 정확한 의사전달의 목적이겠지만, 사실 누구에게 정확한 의사를 전달하고 싶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게 누구일까요? 일단 미국 시청자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의 시청자들, 정확하게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CNN과 같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자신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SM의 입장

그리고 인터뷰 발행 직후 SM도 자사 입장을 공개했습니다. 링크를 공유하고 본문을 함께 싣습니다. 

1. 방시혁 의장은 ‘적대적 M&A’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적대적 M&A는 대주주 혹은 과점 주주의 의사에 반해서 회사를 시장에서 매집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적대적 M&A는 (대주주 혹은 과점주주가 아닌)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회(Board of Director) 동의 없이 강행하는 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의미합니다. 또한 적대적 M&A는 통상 공개매수(Tender Offer)나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의 형태를 취하는 데, 현재 하이브가 시도하는 적대적 M&A 활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2. 방시혁 의장은 ‘K-POP 독과점’의 폐해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업계를 다 가져가려고 한다라는 부분에 대해 SM과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CD 물량을 다 합쳐도 절대적으로 독점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양 사 결합 시에는 전체 시장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는 독과점적 단일 기업 군이 탄생하게 됩니다. 단일 기업의 시장 독과점은 K-POP의 다양성과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3. 하이브의 지배구조가 건전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방시혁 의장은 “SM이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하이브가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SM의 지배구조 문제를 대부분 다 해결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는 그들이 지적한 SM 지배구조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이수만 전 총괄과 손잡고 SM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언론보도들 통해 문제가 되었던 이 전 총괄의 나무심기에 100억, 이 전 총괄이 보유한 2곳의 회사 지분인수에 700억 원을 약속했으며, 무엇보다 SM에 대한 실사 한 번 없이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적대적 M&A를 결정하였습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의안을 가결한 하이브의 이사회가 대주주에게만 충실한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SM은 하이브의 지배구조가 건전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이브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또 다시 대주주만을 위한 SM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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