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그룹 뉴비트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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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케이팝 그룹의 기획부터 탄생까지

'내일의 케이팝'을 주제로 이뤄진 1부 행사 후, 비트인터렉티브의 신인 보이그룹 뉴비트(NEWBEAT)의 쇼케이스와 함께 2부가 시작됐다. 2부는 보이 그룹 뉴비트(NEWBEAT)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소속사 ‘비트 인터렉티브’의 10년에 대한 스토리로 진행됐다.  

✅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스토리

데뷔 2일 차의 뉴비트가 먼저 타이틀곡 "Flip the Coin"을 밴드 세션으로 선보였다. 90년대 올드스쿨 비트의 "Flip the Coin"은 '부정과 유혹을 동전처럼 뒤집어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후 김영대, 김윤하 음악평론가의 진행으로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팀'과 대담이 열렸다. 리전드 필름 윤승림 감독과 장동주 감독, 칼라비카의 박비 실장 그리고 신선한 뮤비로 주목받은 이예지 감독,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김건우와 박주우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뤄진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팀은 솔직하고 자세하게 새로운 아이돌이 데뷔하는 과정을 돌아보았다.

✅ 선후배 감독의 시너지로 구성된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팀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팀은 선배 감독들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리전드 필름의 윤승림 감독과 칼라비카의 박비 실장은 에스파의 "아마겟돈"에서 이미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었다. 이후 이 인연은 리전드 필름의 장동주 감독의 소개로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팀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케이팝 뮤직비디오의 거장들은 뉴비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지는 않았다. 대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뉴비트의 콘셉트을 기획했다. 뮤직비디오 연출은 신인 감독 세 명의 몫이었다.

숏폼을 주로 작업했던 김건우 감독은 처음 맡는 롱폼 작업 제안에 부담을 느껴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윤승림 감독이 ‘어차피 다 도와준다. 포기만 안 하면 된다. 김건우 감독 뒤에 리전드 필름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편 "HICCUPS"와 "Flip the Coin" 연출을 맡은 이예지 감독은 김건우 감독과 달리 뮤직비디오 연출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전에 힙합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팝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연출은 처음이었고 동시에 두 곡을 작업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이예지 감독은 당시에 느낀 부담과 작업 완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회상했다. 

박비 실장은 뉴비트만의 차별화된 기획을 묻는 말에 ‘탈포지셔닝으로 접근해 기획했다’고 답했다. 기존 그룹과 차별화된 점을 찾아 기획하기보다는 뉴비트 자체를 놓고 콘셉트를 어떻게 도출할지에 대해 집중하는 데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뉴비트 멤버들에 대해 깊게 알아가려 노력하고, 멤버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존재들’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이 콘셉트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이들은 신체에 집중했다. 자신의의 신체에 집중해 내 몸부터 집중하는 것을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표현했다.  

윤승림, 박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뉴비트가 어린 시절 내면적인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에서 콘셉트를 풀어내고자 노력했다. 뉴비트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상상 속 동물인 ‘뉴로콘’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표현한 것이다.

윤승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뉴로콘은 유니콘과 해마가 합쳐진 새로운 생명체’라고 밝혔다. 뉴로콘의 뿔은 상처에서 자라난 것이며, 그 상처를 들여보면 빛의 원천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신인 감독의 감을 살린 '새로운' 뮤직비디오

뉴비트의 티저는 공개되면서 케이팝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 ‘감다살(감 다 살았다)’이라며 주목을 받았다. 박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승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장동주 감독과 같은 제일 핫한 디렉터들의 영향력도 있었지만, 신인 뮤직비디오 감독들의 연출이 큰 역할을 했다. 

김건우 감독과 박주우 감독이 연출을 맡은 "Jello"는 뉴비트가 처음으로 공개한 뮤직비디오다. 뉴비트의 신체 부위 콘셉트와 뉴로콘을 하나의 영상에 담고, 뉴비트를 대중들과 연결해 주는 첫 단추로 기획됐다.

뉴비트의 시작인  "Jello" 뮤직비디오는 1분 40여 초 내내 영상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사람들을 삽시간에 몰입시키는 숏폼 비디오가 계속 이어지는 듯한 영상은 높은 몰입도를 불러일으켰다. "Jello"는 숏폼 그래픽을 많이 작업한 김건우 감독의 장점을 살린 뮤직비디오이기에 가능했다. 

"HICCUPS"와 "Flip the Coin"의 연출을 맡은 이예지 감독 또한 독특한 감성을 보여줬다. 힙합을 좋아해서 주로 힙합 뮤직비디오를 작업해 왔던 이예지 감독은 케이팝이라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드스쿨 힙합의 "HICCUPS"와 "Flip the Coin"을 듣고 흥미를 느껴 제작진에 합류했다. 

이예지 감독은 두 곡의 뮤직비디오를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HICCUPS" 뮤직비디오의 포인트로는 음악이 바뀌는 딸꾹질 이펙트를 꼽았다. "HICCUPS" 음원에서 딸꾹질 사운드가 등장함과 동시에 무드가 바뀌는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고 그 부분을 비주얼적으로 살려 재밌게 풀어냈다. "Flip the Coin" 뮤직비디오의 경우, 자신의 치아를 치아 투입구에 넣어 레코드판을 돌린다는 연출을 포인트로 뽑았다. 

이번 뉴비트의 뮤직비디오도 남들이 하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팬들은 이미 여러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로 뛰어난 연출 실력을 가진 윤승림 감독과 박비 실장의 협업을 기대했을 수도 있지만, 이들은 도리어 연출에서 한 발짝 떨어져 뮤직비디오 감독들을 서포트했다. 곡에 어울리는 감독들을 직접 물색하며 섭외했고, 신인 감독을 도와주는 새로운 시도를 선택했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된 콘셉트, 신체 부위를 활용한 세계관과 신인 뮤직비디오 감독의 기용 등 뉴비트는 새로운 도전과 함께 데뷔했다. 윤승림 감독은 ‘낯섦이 불편함을 가져오지만 그러기에 신선함을 준다. 그걸 감수할 때 이전과 다른 포인트가 나온다’며 새로운 도전을 함께한 뉴비트의 소속사 비트 인터렉티브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3️⃣ 10년 버틴 케이팝 기획사의 속 얘기

크리에이티브 팀의 스토리 다음으로 뉴비트의 소속사인 비트 인터렉티브의 김혜임 대표와 오경록 제작 본부장의 토크가 이어졌다. 10년 동안 국내외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성장한 비트 인터렉티브의 스토리가 케이팝 산업에 대한 비전으로 이어진 세션이었다.

❇️ 10%의 가능성을 보고 달리는 회사

비트 인터렉티브는 김혜임 대표가 29살에 설립한 회사다. 10년 전, 김혜임 대표가 재직하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연습생들의 꿈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자신이 직접 기획사를 차린 것이 시작이었다. 당연히 모두가 무모하다고 말렸다. 그때 김혜임 대표를 응원해 준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오경록 제작 본부장이다. 그렇게 시작한 비트 인터렉티브는 지난 10년을 버텨오며 더욱 단단해졌다. 

흔히 케이팝 기획사 이름에 '엔터테인먼트'를 붙이는 것과 달리, '비트 인터렉티브'란 남다른 이름도 사람과 환경의 양방향 영향을 믿는 신념에서 비롯됐다.

환경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과 환경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김혜임 대표의 신념이자,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본을 제공한 사람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자는 낭만마저 느껴지는 이름이다.

❇️ 직원들과 함께 성장한 비트 인터렉티브의 10년

그럼에도 비트 인터렉티브는 시작부터 험난했다. 김혜임 대표가 직원 2명으로 시작했고, 매니지먼트 등 실무자 역할도 겸하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다. 오경록 본부장도 김 대표 바로 옆에서 발로 뛰면서 치열한 케이팝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10년 동안 김 대표에게 가장 큰 장벽은 자본이었다. 매달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했고,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어도 제작비 때문에 타협해야 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김 대표는 가능한 모든 시도를 해보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제 김 대표는 실무보다 지휘에 집중하고 있다. 직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주고, 같은 비전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소속감을 주는 게 지금 그의 역할이다.

특히 뉴비트를 준비한 지난 2년은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며 손을 맞춘 시기였다. 김 대표가 실무에 집중해 직원들이 일할 시간을 주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직원들이 일할 시간을 기다리는 연습을 한다고도 했다. 

❇️ 몸으로 부딪치며 만든 콘텐츠는 배신하지 않는다

 "이걸 이렇게까지 해요?"

비트 인터렉티브의 콘텐츠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뉴비트는 데뷔 전 블립(blip)을 통해 팬들로부터 월말 평가를 받았고, 미국 곳곳에서 길거리 버스킹을 하기도 했다. 얼핏 무모해보이지만, 김 대표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선배 그룹인 A.C.E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버스킹, 커버 콘텐츠를 만들며 유튜브 구독자 120만 명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 때를 계기로 김 대표는 '몸으로 부딪히는 게 최선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김혜임 대표가 미국에 간 목적도 분명했다. 연습생들에게 연습실이 아닌 실제 무대와 거리 공연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경험과 아티스트로서 역량을 키워주고 싶었다. 또한 나중에 데뷔하고 미국에 진출했을 때 이 경험이 자양분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노력 없이 생긴 인기가 아닌 현지 팬들과 긴밀하게 소통해 온 경험이 잘 자라길 바랐다. 이런 진지하고 간절한 마음과 멤버들의 노력 덕분인지, 14회의 후반부 버스킹에는 데뷔도 하지 않았던 뉴비트 멤버들을 보러 오는 팬들도 생겼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혜임 대표는 더 재밌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설계했다. 이때 리전드 필름 윤승림 감독과 칼라비카 박비 실장을 만나 크리에이티브 팀도 구성했다. 지금의 팀을 꾸리면서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비주얼 기획을 하기로 하고, 뉴비트의 데뷔 콘셉트를 진행했다. 

❇️ 케이팝의 새로운 지표 만들기

비트 인터렉티브는 ‘그것까지 굳이…’라고 할 만한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걸 통해 단 한 명의 팬이라도 만들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트 인터렉티브의 본질은 새로운 즐거움과 새로운 시도다. 뉴비트 크리에이티브 팀의 구성도 ‘리전드 필름의 윤승림 감독과 칼라비카 박비 실장이 비주얼 디렉과 영상 콘텐츠를 디렉팅하면 새로운 시도도 재밌지 않을까’하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비트 인터렉티브의 비전은 뉴비트를 통해 케이팝 산업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김혜임 대표는 아티스트만큼 케이팝 종사자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트 인터렉티브는 현재 블립과 여러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그를 통해 새로운 지표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음악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굳이 그렇게 까지 하는' 시도를 통해 케이팝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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