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미래를 이야기하는 ‘크리에이티브 성수’의 일부로 ‘케이팝 러버스 클럽’이 진행됐다. 중소기획사 아이돌의 생존법부터 케이팝이 브랜드가 되는 과정, 케이팝 생태계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분석, 케이팝이라는 비즈니스의 진화까지. 케이팝의 오늘과 내일을 즐겁게 이야기한 기록을 정리했다. 🧑💻김민정, 최진수
1세션 | ‘힙합 걸그룹’ 영파씨는 어떻게 자기 색깔을 만들었을까?
첫 번째 세션은 비츠엔터테인먼트 신준호(Jerry Shin) 이사가 영파씨(YOUNG POSSE)의 1년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김윤하 음악평론가가 모더레이터를 맡은 토크에서 신 이사는 ‘대중의 반응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했기에 영파씨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라고 말한다.
- 어릴 때 대만에서 국제 학교를 다녔고, 대학교도 미국에서 마쳤다. 그런 경험을 살려 SM엔터테인먼트의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팀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덕분에 일찍부터 국내외를 오가며, 다각도로 케이팝이라는 장르를 알아갔다.
- SM 이후에는 직접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러다 좋은 기회로 MBC가 중국 예능을 준비하던 시점에 기획 PD로 일했다. 당시 중국에서 <프로듀스 101> 현지화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고, 우승자들의 팬덤도 탄탄했다. 하지만 아티스트들을 위한 콘텐츠, 프로듀싱 시스템은 미약했다. 거기서 착안해 해외 아티스트들의 한국 현지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제작 등을 하며 일했다. 그러다 키겐 님을 만나 함께 시작한 게 비츠엔터테인먼트다.
- 해외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한국식 때깔’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소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기에 직접 아티스트를 기획하고 육성하는 게 더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영파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음원 순위나 앨범 판매량을 목표로 잡진 않았다. 중요했던 건 ‘인정’이었다. 힙합을 하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힙합을 제대로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야 뾰족해지고, 그래야 달라지니까.
- 두 번째 EP부터 딩고 프리스타일, LE Mag. 같은 채널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영파씨가 정말 진정성 있게 힙합을 대한다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
- 지금도 1차 목표는 영파씨가 업계 종사자들의 리스펙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2세션 | 케이팝은 어떻게 브랜드가 되고, 왜 되어야 하는가
두 번째 세션은 아일릿과 피프티 피프티 2기의 아이덴티티를 맡은 최기웅 플레이크(FLAKE) 대표, 르세라핌과 캣츠아이의 브랜딩을 책임진 이두희 허스키폭스(HuskyFox) 대표가 말하는 ‘케이팝의 브랜딩’을 주제로 진행됐다. 다른 산업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케이팝이라는 업계만의 특성, 거기에 맞는 브랜딩에 대한 고민과 의견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3세션 | 인류학과 사회학이 케이팝에 관심을 두게 된 배경은?
세 번째 세션은 시카고 대학에서 인류학 전공하는 위양 박사와 사회학을 전공하는 이소윤 박사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주제로 진행됐다. 각자 다른 관점에서 케이팝, 그것도 ‘케이팝 종사자와 지망생’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케이팝 종사자들을 연구하기 위해 두 연구자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아카데미의 수강생이 되었다. 그들이 채택한 연구 방식은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특정 집단의 삶에 깊이 들어가 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파악하는 방법이었다. 6개월 과정의 실무 교육을 수강했다.
4세션 | 케이팝 아티스트가 소개하는 한식, 한국 문화
마지막 세션은 최근 런칭한 “야호 YAHO”를 기획한 음악평론가 차우진, 김청(오디너리 지니어스)과 더불어 삼양식품 불닭 BXT의 정인모 팀 리더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 정인모: 팬데믹 기간 중 넷플릭스는 한국 현지 프로덕션을 더 강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한국인 배우가 불닭을 먹는 장면이 자연스레 전 세계에 노출되었고, 한국 문화 또한 자연스레 콘텐츠에 녹아들었다. 한식은 대화하는 음식이다. 그런 점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 김청: 한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월드 50 레스토랑 어워드]를 나란히 수상한 스페인 요리사들이 한식 컨퍼런스에 방문해 앞으로 미식을 주도할 곳은 한국이라고 선언했다. 2023년, '비빔밥'은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되었다.
👻 From 스페이스오디티
행사 참가자들에게는 풀버전 비디오가 제공된다. 그 외에는 수요 조사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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